마에스트로 금난새 열정과 도전

마에스트로 금난새 열정과 도전10점
금난새 지음, 이진영.신승철 구성/생각의나무

금난새 선생님의 공연을 본적은 없지만,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을 통해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완전히 그의 팬이 되었다. 수원시립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이 책을 따로 구입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고 무거운 이 책은 많은 사진을 담고 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시절과 그리 다르지 않은, 오히려 부드러운 인상이 더 좋은 느낌을 주는 그의 모습은 아마도 음악의 힘이 아닐까?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한 평생에 걸친 그의 노력과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 뿐만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목표와 꿈을 향해 도전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였던 KBS 교향악단을 박차고 나와, 수원시립교향악단, 유라시안 오케스트라, 경기도립교향악단으로 자리를 옮기며 자신의 맡은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 올렸던 그의 행보를 눈여겨 보는 것만으로도 그가 언제나 꿈을 꾸고 노력하며 생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음악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사회인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강한 추진력, 단원들을 이끌어온 친화력과 배려심 등등 책을 읽는 내내 배울점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침체되어 있는 수원시립교향악단에 활력을 불어 넣어 전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지방교향악단으로 만든 일화나, 유라시안 오케스트라를 설립해 자생력을 갖춘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킨 이야기는 상당히 인상적이였다.

또 한명의 훌륭한 인생 선배를 만난 느낌! 금난새 선생님의 공연이 있다면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

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

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8점
전지한 지음/에듀박스(주)

피아노를 배우고 연습한다는게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잘알고 있는 나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제목이 자극적이여서 서점을 둘러보던 중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일주일 안에 피아노를 죽이게 칠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책을 슬렁슬렁 넘겨보면 참 독특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앞부분은 소설! 뒷부분은 피아노 교본!

대략의 흐름을 소개하자면, 체르니 30번 책을 들고 있는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 주인공은 일주일 안에 피아노를 죽이게 치게 해주겠다며 다가간다. 그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피아노를 가르쳐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주인공은 그녀를 위해 정성스럽게 피아노 교본을 쓰게 된다. 그녀를 위해 작곡한 곡을 포함하여…

소설 자체도 참 재미있다. 피아노에 대한 저자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소설에 녹아 있는 듯 하다. 어린시절 피아노를 배워봤다면 누구나 공감할법한 이야기들이 재치있게 그려진다. 연애에는 젬병인 주인공이 마음속의 그녀를 위해 정성스럽게 피아노 교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읽고 나니, 그 뒤에 실려 있는 피아노 교본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꼼꼼히 정성스럽게 읽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그녀를 위해 쓴 피아노 교본은 코드 반주를 설명한다. 앙증맞은 건반 그림과 함께 그녀를 위한 그의 천절한 설명이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동영상까지 제공하고 있어 개인의 충분한 노력이 뒷받침 된다면 일주일 안에 죽이게 까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코드를 활용한 가요 연주가 가능할 것 같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지만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 도전해 보셔도 괜찮을 듯!

랑랑

랑랑8점
랑랑 외 지음, 김한청 옮김/다른

피아노 음악에 관심이 많은 회사 분이 랑랑의 카네기홀 공연 DVD를 빌려 주셔서 랑랑이라는 피아니스트를 처음 알게 되었다. 중국의상을 입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진정으로 음악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피아니스트 중에 가장 강렬한 느낌으로…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고 피아노를 배우는 입장에서 음악가는 늘 경외와 존경, 그리고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때문에 최근에도 지휘자 금난새 선생님의 책을 읽고 있고, 용재 오닐의 책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

겉으로만 보이는 화려함과 달리 랑랑이 피아니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국 선양에서 태어난 랑랑은 북경,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경제적인 문제로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야 했을 정도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났으나 엄격한 아버지의 지도 아래 그가 쏟았던 피땀어린 노력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천재적인 재능도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빛을 발하지 못하는데, 평범한 나는 재능이 없다고 아쉬워만 하고 있으니 부끄러운 노릇이다.

책을 읽어 보면 랑랑이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책을 본 이후에는 랑랑의 DVD를 볼때면 그가 연주하면서 느끼는 행복과 황홀감을 상상해보곤 한다. 그 느낌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언젠가는 그의 공연을 직접 보고 듣고 싶다.

신이 내린 손가락

신이 준 손가락 상세보기

우갑선 지음 | 미래인 펴냄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의 엄마가 처음으로 쓴 자전적 에세이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이희아. 어느덧 스물세 살 꽃처녀가 된 그녀는 이제 음악을 전공하는 꿈 많은 대학생이자…

여자친구와 영화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잠시 들렀던 서점에서 처음 발견해 서문을 읽었고, 다음날  원준이를 만나기 위해 교보문고에서 기다리다가 다시 생각나서 찾아 읽게 되었다. 결국 책에 담긴 이야기에  대한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구입하고 말았다.

어려운 곡을 연주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네개의 손가락으로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완성하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을 그녀의 열정이 손에 잡히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남들과 다른 외모를 부끄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감사하는 희아님의 밝고 명량한 성격에 감동했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진 것에 감사하기 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피아노를 배움에 있어 선천적인 능력을 탓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아야겠다. 중요한 것은 열정과 노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그녀가 가르쳐주었으니까…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상세보기

얀 마텔 지음 | 작가정신 펴냄
표제작인 <헬싱키 로카마티오에서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와 20세기 역사에서의 희망과 절망의 순간을 병치시키고, 에서는 한 사형수의 죽음이라는상황을 다양하게 변주한다. …

<파이 이야기>로 인기작가가 된 얀 마텔의 첫번째 작품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을 포함하여 1편의 중편소설과 3편의 단편소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여자친구가 얀 마텔의 작품을 좋아해서, 이 책 뿐만 아니라 <셀프>라는 작품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요즘에는 <셀프>를 빌려 읽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책의 서문에 해당하는 작가노트를 소설의 일부로 활용하여 이야기의 진실 여부를 독자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 <파이 이야기>의 독특한 구성만큼이나, 그의 초창기 작품도 평이하지 않은 구성을 뽐내고 있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4개의 작품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미국 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 J.랭킨 일병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 때>,
<죽는 방식>,
<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 : 왕국이 올 때까지 견고할 거울들>,
모두 독특한 제목 만큼이나 독특한 형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후배의 삶을 20세기 역사에 비춰본다거나, 사형수의 죽음이라는 동일한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반복되는 편지의 형태로 보여주는 식으로 지금까지는 접해볼 수 없었던 형식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으나, 이 책으로 인해 소설에게 가졌던 편협한 마음을 거두게 되었다. 소설이라는 장르로도 충분히 인생의 지혜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언어의 아름다움을, 작가의 독창성을 충분히 담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한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소설이 있다면 언제든 도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