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행복한 프로그래밍>,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등으로 이미 유명한 임백준님이 쓴 소설책이다. 그가 쓴 책은 거의 읽어보았는데, 프로그래머의 가치와 프로그래머로서 느낄 수 있는 보람과 즐거움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면에서 소설의 형태로 쓰여진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br /><br />뉴욕을 배경으로 금융분야의 트레이더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국인 프로그래머 영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함께 일하는 동료, 고객 등등 프로그래머로서 만나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br /><br />소설책임에도 불구하고 소스코드가 등장하고 전산 용어들이 난무해서, 이 바닥에서 굴러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심히 공감히 갈만한 이야기들이 흥미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교훈을 선사한다.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에 나오는 프로그래머에게 주옥같은 지혜를 소설로 읽는 기분이랄까? <br /><br />이 책을 읽으면서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해 할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머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보람을 찾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좀더 나은 방법을 찾아, 아름다운 코드를 작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그 결과가 경험으로 쌓였을때, 언젠가 나도 누군가가 부러워할만한 내공을 지닌 원숙한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겠지...<br />
[카테고리:] 독서
삼국지
<br />두달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장장 10권의 대장정을 오늘 마쳤다. 장정일이라는 작가에 대하여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가 쓴 삼국지를 선택하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다.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을 순 없지 않은가?)<br /><br />삼국지를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어서, 훈련 가기 전까지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볼 요량으로 한권 한권 구입하며 읽기를 시작했는데, 한동안 안하던 삼국지 게임에 잠시 빠지게 할 정도로 삼국지의 역사와 인물은 흥미롭고 재밌었다. <br /><br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국내에서 출간된 기존의 삼국지는 원전번역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중국 중심의 역사관을 그대로 따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장정일은 방대한 자료를 다양한 측면에서 공부하여 새로운 역사의식을 가지고 소설 삼국지를 쓰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때문에 딱딱한 역사라기 보다는 한편의 장편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빠른 전개와 쉬운 문체 또한 읽는 맛을 더해 주었다. <br /><br />유비, 손권, 조조 사후에 사마씨가 위나라의 정권을 찬탈하고 천하통일을 이루기까지의 이야기는 처음 접하는 부분이라 더 흥미로웠다. 권력을 지키거나 혹은 찬탈하는 과정에서 죽어간 무수한 사람들의 영혼을 바라보면서 권력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br /><br />수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삼국지의 주인공들이 보여 주었던 기지와 무지는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딛힐 고비고비에서 큰 교훈이 될 것 같다. <br />
그대를 사랑합니다
<br />주말에 집에 내려와서 만화책으로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읽었다. 솔직히 기대한만큼 연극과 또 다른 감동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 한편으로는 책으로 먼저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br /><br />내용도 연극과 책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연극으로 보여줄 수 없는 부분이 만화로 표현된 부분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입모양을 보고 사람의 말을 알아든는 것과 같은 장면)<br /><br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노인들의 사랑이야기로부터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았을 때 더 알찬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삶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후회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br />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인상적인 제목에 끌려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평생을 의사로 살아온 저자의 경험으로부터 죽음의 의미를 고찰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심장질환에서부터 시작하여, 늙음, 알츠하이머 질환, 살인, 사고, 자살, 안락사, 에이즈, 암 등 죽음으로 이르는 다양한 경로를 소개하며, 자신의 가족과 환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나치게 자세한 의학적인 설명은 안그래도 딱딱한 책을 더 따분하게 만들기도 하였으나, 에필로그에 이르러서야 왜 저자가 일반인들에게 불필요해 보이는 상세한 의학지식을 묘사해 두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의미있는 죽음이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고통이 없는 편안한 죽음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의사로 평생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죽음을 관찰해온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러한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저자는 고통이 없는 편안한 죽음보다 더 의미있는 죽음을 맞이 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함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스스로 생의 마지막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하고, 의사의 직업적인 의욕 때문에 의미 없는 삶을 이어가며 고통받는 환자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저자는 개개인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의학지식을 총동원하여 죽음에 이르는 여러가지 경우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죽음의 의미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유한한 삶을 인정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야겠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가 없도록 많이 웃고, 많이 즐기고,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야겠지…
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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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TV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을 본적이 있었다. 그리고 몇 일전 샤프심 사러 잠깐 들른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외국인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는데, 첫번째 장에 적힌 성경의 한 구절이 가슴에 와닿아 그 자리에서 바로 구입하게 되었다.
요한 1서 3장 18절
이틀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참 재밌게 읽었다. 눈시울을 붉히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도 많았으며, 주책없이 쿡쿡거리면서 읽기도 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사람, “내 영혼은 한국인”이라는 제목이 전혀 무리 없이 들린다.
그의 조상은 한국의 선교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파견된 선교사였다.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 역시 한국에서 태어났다. 전라도 순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인요한은 후에 대전외국인학교에서 서양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인간관계와 사고방식을 접하면서 혼란을 느낄 정도로 완벽한(?) 한국사람이었다.
한국과 자신의 고향인 순천,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사랑이 잘 나타난다. 그리고 한국의 선교, 의료활동을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온전히 바친 조상들의 이야기와 삶의 과정에서 마주친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의 결핵퇴치를 위해 일평생 헌신하신 어머니의 뜻을 따라 의사가 되는 과정,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겪으며 불의에 분노하고 슬퍼했던 기억, 한국형 엠뷸런스를 개발해 보급하고, 북한을 위한 의료사업에 힘썼던 이야기 등등 하나님의 뜻을 따라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기 위해 노력한 그의 삶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사람이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운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