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 하지 않는다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황대권 지음/열림원

교보문고 분당점을 방황하다 첫 표지에 남겨진 제목과 구절에 흠뻑빠져 구입하게 된 아름다운 책.

사랑의 빛은 남이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랄 때가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할 때 나오는 빛입니다.
민들레가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야생초가 만발한 들판이 아름다운 이유도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온갖
꽃과 풀들이 서로 어울려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인간의 삶에 정답이 있을 수 있겠는지 모르겠으나 만약 정답이 있다면 나는 그 정답에 가까운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그 정답은 사회적인 성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인격을 갖추어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가식없는 자연스러운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따뜻한 배려가 되는 그런 사람. 언제나 누구에게나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내가 지금껏 만나본 사람 중에 그러한 모습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아가씨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한마디 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두 명 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요?”

안타깝게도 지금의 나는 그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나를 내세우기 좋아하고 배려심도 부족하다. 늘 지나고 나서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할때면 부족한 나를 발견하고 우울해 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이 책과 같은 좋은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통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서두는 저자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묻어난다. 여기서 <야생초 편지>에서 놓친 소중한 구절을 하나 찾게 되었다.

평화란 남이 내 뜻대로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

모든 인간사의 슬픔과 갈등과 분노는 “남을 내뜻대로 하려고 할 때”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너무나 소중한 구절이라 살며 생각하며 두고두고 음미하게 될 것 같다.

책의 후반부를 달릴 수록 물신주의, 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대안 제시가 주를 이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정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나로서는 인자하기 어려웠던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 그리고 태생적인 한계에 대해 고찰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생태주의 적인 관점에서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주장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전원주택에서 자연을 벗삼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자주 오버랩 되었다.

욕심을 버리고 바람에 갈대가 흔들리고, 강물이 유유히 흐르듯 부침없이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싶다.

가시고기

가시고기
조창인 지음/밝은세상

책을 읽는 내내 예전에 읽었던 책인지 처음 읽는 책인지  알 수 없었지만  처음이든 아니든  이 소설에 담긴 이야기는 감동적이였다. “아버지”는 참 쓸쓸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도 아무내색도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아버지.

이 소설은 아내가 다른 남자와의 결혼으로 자신을 떠나간 상황에서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고 간암으로 죽어간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신의 예정된 죽음 때문에 아내에게 보낼 아들과의 정을 때기 위해 냉정하게 아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속마음을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항상 스스로의 감정을 어찌하지 못해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성숙하지 못한 나의 태도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소설에서 보았던 아낌 없이 모든 것을 주는 아버지의 사랑을 먼 훈날 내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독재자 리더쉽

독재자 리더십
김성진 지음/황소자리

이 책은 리콴유, 덩샤오핑, 박정희, 케말파샤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독재자였지만 그래도 배워야 할(?) 강력한 리더쉽을 그리고 있다. 박정희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인물들의 행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해 뭐라 평하기 어려웠으나 한홍구님의 대한민국 시리즈를 통해 박정희의 어두운 측면과 그로 인해 고통받은 소수의 이야기를 절절히 느꼈던 나로서는 읽는내내 저자의 관점에 반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시대에 맞는 리더쉽이 따로 있다며 민주주의를 기만한 독재자를 정당화 하려 들지만 숭고한 인권은  시간을 초월해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설득력이 없다. “나만 안당한다면 괜찮다”는 생각이 전체를 부유하게 만들면 된다는 경제논리에 편승하는 것을 우리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몸을 태워가며 부당한 근로조건에 정면으로 부딛혔던 전태일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독재의 그늘이 “나와는 상관 없는” 그들에게는 그저  뉴스꺼리였겠지만. 소리없이 사라져 불구가 되어 돌아오거나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넋은 누가 기억해 줄까? 전체의 행복(?)을 담보로 일부의 인권을 희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덩샤오핑의 이야기는 이미 다른 책을 통해 많이 접했기에 별다른 것은 없었지만, 리콴유와 케말파샤의 이야기는 각각 싱가포르와 터키의 근대사를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저개발 국가의 혼란한 사회에서 독재자의 강력한 리더쉽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끊이질 안았다. 결국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좀 더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균형을 잃지 않고 고민을 이어나가 봄 직한 주제 인 것 같다. 경제, 문화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 할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민주주의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나라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바라보며 강력한 리더쉽으로 소수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독재자를 그리워하지만 나는 이 혼란스러움이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때로는 대립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토론 문화에 있다. 그리고 공정한 룰!

마법에 걸린 나라

마법에 걸린 나라
조기숙 지음/지식공작소

순일이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로서 작금의 낮은 지지율과 국민들의 험학한 평가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유를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일했던 조기숙 교수가 냉철한 논리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이다.

무릇 정치라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 자기 자신을 내어 놓는 희생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믿고 있으며 그 결과가 조금씩 나타날 수록 노통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참모로서 대통령을 보필한 조기숙 홍보수석의 글에서 대통령의 진정성과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물론 낮은 지지율의 1차적 책임을 대통령과 청와대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문제는 그의 스타일에 있다는 것에 공감이 갔다. 한국의 정서적이고 관행적인 것을 때로는 가식적으로 여겨 무시하고 합리와 이성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려는 그의 스타일이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수구보수세력이 사회 권력의 대부분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권만을 가지고 진보를 이루어 낸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맡붙어도 이기기 힘든 판국에 “조중동” 수구 언론은 사실을 왜곡하는 치졸한 수를 통해 수구보수 세력을 비호하고 정부를 비난하는데다가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를 부정하니 국민들은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의 철학에 따라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성향을 띌 수 있고 절대선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 정치는 공익을 위한 일인만큼 특정 계층이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익을 전제하에 활동하는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지는 정당들이 정책을 가지고 공정한 룰 위에서 서로 경쟁할 때 국민은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공익에 이로운 것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렇지가 못하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도 조금 희망적인 것은 아직은 미약하지만 블로그 등의 열린 소통의 장을 통해 정보가 투명하게 흘러감으로써 차츰 수구언론의 저질기사가 힘을 못쓰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진보언론과 보수언론이 동등하게 맞서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한다.  

김병기의 펀드투자는 과학이다

김병기의 펀드투자는 과학이다
김병기 지음/다산북스

한참을 썼는데 태그 쓰다가 실수로 글이 다 날라가는 통에 핵심만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

1. 펀드 투자에 대한 상식은 모네타를 전전하며 얻은 지식 혹은 다른 재테크 서적에서 얻은 지식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2. 다른 책에 비해 펀드를 평가하는 방법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펀드평가회사(모닝스타, 제로인)의 자료를 해석하는 방법이나 펀드운용계획서를 분석하는 방법등이 잘 설명되어 있다.

3. 저자가 주로 말하고 싶은 것은 “펀드라고 다 같은 펀드가 아니며”, “끊임없이 자신이 소유한 펀드에 관심을 가지고 분석해야한다”는 것이다.

4. 가장 인상깊었던 개념은 “포트폴리오 리벨런싱”이다. “쌀때 사고 비쌀때 판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실천하는 방법으로써 분산해서 투자한 여러 펀드간의 평가금액 비율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면  이를 맞추기 위해 가격이 상승한 펀드를 팔아 하락한 펀드를 사서 비율을 다시 애초의 배분비율에 맞추는 전략이다. 꽤나 설득력 있는 전략인 것 같아 후에 나도 활용해 볼 생각이다.

5. 결론은 펀드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