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력

책력
안상헌 지음/북포스

혜민아빠님의 블로그에서 발견한 후 기억하고 있다가 읽게 되었다. 최근 <독서의 기술>과 함께 이 책을 구입한 것을 보면, 회사생활에 휩쓸려 책을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환경 탓에 책을 읽어야 하는 당위성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는 타인에게는 우습고(?) 나에게는 애처롭다. 노력이라는 것은 부족함을 인지했을 때 시작되는 법. 몇해 전 청춘사업에 실패하고 나서 나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라”는 길아라 교수님의 가르침을 되네이며 실패의 원인을 나의 부족함에서 찾기로 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므로써 나의 부족함을 조금씩 매워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면 사회적인 성공에 필요한 지식이나 통창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점점 책을 읽어나갈 수록 내가 배우는 것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인격적으로 미숙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부끄러움을 느끼곤 한다. 한번의 배움으로 행동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끊임 없이 읽고 반성하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내면화 되어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로 강조하는 내용도 내가 책을 읽으면서 얻었던 이로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끊임 없이 읽고 생각하고 배우는 과정이 사람의 삶을 가치롭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저자가 책을 대하는 자세는 본받을만하다. 저자의 마음가짐에 대비하여 나는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은 아닌지, 의무감에 책을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여전히 책을 읽는 것은 게임을 즐기거나 TV를 보는 것에 비해 부담스러운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도 책이 주는 유익함과 즐거움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도 손에서 책을 놓치 않을 것 같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나는 계속해서 읽을 것이다.

백만불짜리 열정

백만불짜리 열정
이채욱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Passion이라는 빨간색의 선명한 글자가 박혀있는 이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도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항상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책을 워낙 많이 읽은 까닭에 그저 그런책이 아닐까 의심이 되어 구입하기를 머뭇거렸다.

학창시절 시험공부 할때를 떠올려보면 한번 공부하고 난 후에 머리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몇 번을 반복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되어 읽었던 책의 레이아웃까지 머리에 그려지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책을 읽고 배움을 얻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책에서 접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얻는 교훈에는 공통점이 많다. 이 책 역시 내가 다른 책에서 배웠던 여러가지 인생의 교훈들을 들려 주었다. 배움이 반복될 수록 자연스럽게 체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점에서 (성공의 기준에 대해서는 언제나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성공한 리더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미래의 리더가 되고 싶다면 더더욱.

책의 제목은 “백만불짜리 열정”이지만 열정 그 자체보다는 성공한 리더로서 리더를 꿈꾸며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법, 사람들의 마음을 터치하는 방법 등을 읽으며 사회생활을 먼저한 멘토의 따뜻한 충고를 듣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저자의 리더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언젠가 나 역시 리더의 자리에 서게 되면 다시 꺼내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전략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전략
티머시 빅 지음, 김기준 옮김/비즈니스북스

11살의 나이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던 워렌 버핏은 40년 동안 연평균 25퍼센트라는 전무후무한 수익률을 올려 현재 44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워렌 버핏의 단순하고 명료한 투자 원칙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것을 이해하는데 베타계수, 옵션 가격결정 모형등의 복잡한 원리는 필요하지 않았다. 다음의 몇 문장으로 그의 투자 원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항상 문제는 실천이 아닐까?

나는 주식투자에 관해서는 두 가지만 제대로 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의 시장가격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주가는 결국 기업의 가치를 따라가게 되어있다는 것이 워렌 버핏이 주장하는 가치투자의 기본 전제다. 하지만 여기에는 변수가 존재하는데 바로 시장을 형성하는 투자자들의 비논리적인 움직임이다. 워렌버핏은 그 틈을 이용해 단기적인 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투기꾼이 되는 것이고, 미래의 수익이 꾸준히 보장되면서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현명한 투자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그다지 복잡할 것 없는 워렌 버핏의 투자 원칙과 그 효용성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주가가 적정수준인지를 판단하는 방법등이 수치를 포함한 상세한 예를 통해 잘 설명되어 있다.

기억에 남는 교훈 중에 하나는 투자 심리를 타석에 선 타자의 입장에 견주어 설명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했던 워렌버핏의 신념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한데, 야구에서 타자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인지 아닌지 헤깔릴 때 공을 흘려보내는 것이 볼을 스윙해서 아웃당하는 것보다 낫다. 단지 스트라이크가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다.

주식투자의 경우 헤깔리는 공은 얼마든지 흘려보낼 수 있다(아웃이 없으므로). 확실히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때려야 손해를 보지 않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성급한 마음에 확실하지 않은 주식을 매입하고 손해를 입는다.  

요즈음 거침없는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을 바라보며 나는 이 교훈을 떠올린다. 2분기 조정을 기다리고 있는 나로서는 마치 지금의 주가 상승이 무수히 많은 스트라이크성 공을 흘려보낸 것 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는 2분기가 지나간 후에야 알 수 있는 일. 실제로 조정이 다가온다면 나는 적어도 안타를 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아웃을당한 것은 아닐테니 다음 기회를 봐야겠지.

자기설득파워

자기설득파워
백지연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나이스 포스>를 선물 받으면서 덤으로 따라온 책이긴 하지만 몇 만원을 주고 샀더라도 아깝지 않았을만큼 나에게 소중한 것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이런시절의 나 역시 성공을 꿈꿨다. 왠지 모르겠지만 꼭 큰 일을 해서 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만약 내가 평범한 삶을 생각했다면 지금쯤 선생님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에는 선생님 되는게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지만.)

꿈은 이루지 못하는게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라 했다. 나이가 들면서 꿈은 점차 작아지고 생각없이 살다보면 지겨운 일상 너머의 주말을 기다리는 무기력한 삶을 살기 마련이다. 어떤 계기기를 통해 잠깐 에너지를 분출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나는 살면서 수없이 반복해왔다.

항상 궁금했다.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열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열정의 근원은 무엇일까? 저자가 가졌던 의문도 이와 동일했다.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소개하는 책은 굉장히 많다. 책의 의도대로 나는 순간의 열정을 느낄 수 있지만 금방 시들고 만다. 반면에 이 책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설득하여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중도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끊임 없이 가져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 주었다는 점에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자기설득기제(SPM)이라는 개념을 통해 열정을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거창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예를 들어 단적으로 말하면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될 때 스스로를 설득해서 해야 할일을 선택하게 만드는 힘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끊임없이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와 같은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초심을 지켜나갔으면 한다.

학문의 즐거움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김영사

해외유학후 대학교수를 꿈꾸던 꿈많던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책이다. 대학원 시절 다시 읽고 싶어서 집을 샅샅히 뒤졌으나 찾지 못했던 것을 올해 이사간 집에 한달만에 찾아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고 분당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읽기 위해 가져왔다.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드상을 받은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이 책을 통해서 삶과 학문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삶을 전한다. 이 책이 평범한 나에게 더 와닿았던 것은 스스로가 평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할 각오를 통해 끝까지 해내는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태도가 감명 깊었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불가능은 없다고 믿고 싶었던 시절에 그의 이야기는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학문에 대한 저자의 성찰은 언제나 삶의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학문 자체에 대한 것 보다도 더 큰 삶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과 억측을 구분하며 사실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 을 수 있었고,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깊이 생각하라는 소심의 마음은 창조 혹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연구자가 가져야할 중요한 덕목임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읽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배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사람은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하여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지혜를 얻기 위하여 배운다고 하였다. 살아 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이 지혜임을 깨닫는다면 하루하루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싶다.

다음의 한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배워야 할 것은 끝까지 해내는 그의 끈기라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에 부딛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두세 배의 시간을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 것이 보통 두뇌를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