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배려
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

영어회화 수업에서 J. J. 라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해주셨다. 그저 흔한 베스트셀러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무심코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이 흥미롭기도 했거니와 적잖은 감동을 전해주기도 했다. 한국분이 쓴 이야기라서 그런지 더 마음에 잘 와닿은 것 같다.

중학교 시절 PC통신으로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있었다. (같은 중학교 동창이기도 했던) 그 친구에게 허심탄회하게 나의 단점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의 대답은 내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것 같다는 것이였다. 그때 나는 부끄럽게도 배려라는 단어에 대해서 처음 생각하게되었다. 솔직히 이전의 나의 언어와 행동을 생각해보면 나밖에 몰랐다. 직언을 해준 그 친구에게 지금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최소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할테고, 더욱 바람직한 것은 나를 둘러싼 그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으며 그 속에서 모두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양적인(?) 성공을 위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온 주인공의 직장생활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행복하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소개하고 있다.

영어회화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배려’라는 단어를 영어로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어설픈 영어로 설명하기가 수월하지 않아서 최대한 간단하게 이야기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대답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Being concerned about other people first rather than myself.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김영사

이 책을 사서 읽은 건은 아주 오래전 일이다. 그 당시에 나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강렬한 그 어떤 느낌을 가질 수가 없었는데, 얼마전에 읽었던 “3인행”이라는 책에서 소개되었던 안철수의 인생관에 대한 짧막한 글을 읽으면서 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그리하여 집에 있던 이 책을 연구실로 가지고와 다시 읽게 되었다.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은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도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더 의미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는 것과 자기 기준에 부끄럽지 않도록 실천하는 것“이라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단순한 이야기가 나에게는 왜 그리 크게 다가와서 뇌리를 떠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책을 통해 사람을 통해 나름 바람직한 삶의 가치관을 세우려고 노력하였으나 정작 스스로 그 것을 얼마나 지키고 살아왔는가에 생각이 미치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끊임없이 갈구하다보면 언젠가 그러한 가치관이 내재화 되어 스스로의 엄정한 기준에 따라 살아가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곤 하지만, 실은 아직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리라.

정직과 성실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그가 꿈꾸는 것은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였다. 작년에 “기업가 정신”이라는 수업을 들을 때 공부했던 비전기업들이 가지는 핵심가치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어 반가웠다. “Built to Last”라는 책에 따르면 100년 이상 장수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있는 기업들은 그들의 존재가치를 이야기 할 수 있는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다. 안철수 연구소의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다.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우리의 존재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한다. …

양적인 성공보다 질적인 성공을 그리고 조화로운 삶의 가치를 배워나가는 요즘이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두번째 이야기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2
박경철 지음/리더스북

이번 주말 서울에 다녀오면서 읽었던 책. 토요일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대전행 새마을 열차에서 대부분을 읽고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비로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첫번째 이야기는 주로 저자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반면에 두번째 이야기는 이야기를 나열했다기 보다는 어떤 경험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삶의 교훈을 초점으로 책이 엮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술을 펼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저자가 느꼈던 혼란을 털어놓기도 하고, 나병환자를 대하는 자신의 솔직한 느낌과 부끄러웠던 기억을 있는 그대로 책에 옮겨놓았다. 책의 표지에 써있는 “죽도록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알아가며” 라는 말이 정말로 어울리는 삶의 이야기와 그의 생각이 담겨있다. 특히 나는 평생에 걸쳐 모진 시련을 겪고도 남을 돕는 일에서 삶의 행복을 느끼는 한 할머니의 이야기가 가장 감동적이였다.  

정작 행복하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픔과 시련을 겪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그러한 일들이 반드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혹은 나 자신이 언젠가 사고를 당하거나 큰병에 걸려 병상에 눕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요근래 읽는 책들에서 주는 교훈은 한결같다. 바로 여기 지금에 살아라!

이번 이야기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쓴 기록이 많다.
그래서 때로는 이야기들이 느슨하거나 다소 감정적으로 흐를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정말 내 삶의 일부인 그들의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첫번째 이야기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리더스북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이후 두번째 접하게 되는 시골의사의 책. 이미 세번째 접할 예정인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두번째 이야기” 역시 이미 이 책에 놓여있다.

경북안동에서 개인병원을 하면서 일어난 여러 애피소드들로 부터 ‘이웃’과 ‘나눔’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어쩔때는 다소 끔찍하고 처참한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기도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바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때로는 흐믓하여 웃게 만들고, 때로는 너무 마음이 아파 혹은 감동적이여서 울게 만드는 35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그녀의 미니스커트” 이야기는 정말 많은 생각을 낳게 했다.

의사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하루하루 힘들게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 있는 많은 의사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제야 진우 씨는 문둥이의 아들이라는, 아내는 문둥이의 며느리라는, 아이들은 문둥이의 손자라는 굴레에서 해방되었다. 나는 진우 씨를 보면서 인생을 배웠다.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삶에 당당하게 맞선 용기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인륜이 무너진 시대에 정말 사람답게 살고자 노력한 사람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에 당당하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세상을 향해 이렇게 소리친 것이다. “그래, 나는 문둥이 아들이다! 이 진짜 문둥이들아!”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아름드리미디어

책을 읽다보면 어떤 책은 너무나 느낌이 좋아서 좋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될 것 같다. 은정이가 선물해준 이 책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실제로 읽으려는 시도도 해보았으나, 책 읽는데 관심이 없었던 이전에는 몇 장 읽다가 그냥 흔한 꾸며낸 이야기라는 생각에 흥미를 못느꼈었는데, 이 책을 다시 접했을 때는 이 책이 저자의 어린시절의 추억을 그려놓은 자전적 성장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표지에 보면 삶의 철학을 바꿔주는 작은 고전이라고 적혀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정말 그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꼬마 인디언 “작은 나무”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생각하고 느끼고 배웠던 것들이 책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자연과 동물과의 아름다운 교감등 배울 것들이 너무나 많이 담겨있는 책이다.

건조하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물질문명 사회에 살고 있는 나를 포함한 우리들에게 정말 제목대로 영혼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선사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는 기회를 주었다.

어제는 랩세미나 발표후 몸이 안좋아서 일찍 기숙사에 들어가서 이 책을 끝까지 읽었는데, 연구실에서 이 책을 읽었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 아직은 순수한(?) 감성이 내게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은정이가 나에게 추천해준 것 처럼 누구에게든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할머니는 어디서나 쉽게 죽은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하셨다. 여자를 봐도 더러운 것만 찾아내는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쁜 것만 찾아내는 사람, 나무를 봐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고 목재와 돈덩어리로만 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이었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 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 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