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부자들

한국의 젊은 부자들
박용석 지음/토네이도

부모로 부터 부를 물려받았거나, 고성장의 특혜를 받아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자산 20억 이상의 부를 일구어낸 젊은 부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재테크에 관한 한국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2005년 일년동안 유동성 현금자산 20억 이상인 30,40대 젊은 부자 176명을 심층 취재 하여 그 성공 노하우를 정리해놓은 책이다.

내가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서 아주 명쾌하고 즉각적인 해답을 제시해주었다. 저축의 중요성과 복리에 의한 재산증식의 효과를 통해 하루라도 일찍 재태크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게 하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젊은 부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힘으로 부를 일구어낸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대학교 시절 내내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종자돈 4000만원으로 시작하여 몇십억 자산의 소유자가 된 경우가 있다.

다만 비윤리적인 행위까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정당화하여 표현하는 것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돈에 대한 개념이 나처럼 무지했던 사람이 한번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어린 나이에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반드시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물려받은 것이 없는, 뛰어난 사업수완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 큰돈을 벌려면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끼고, 모으고,안전한 투자를 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죠. 늘 원칙은 간단합니다. 중요한 건 실천입니다.

경제학 콘서트


제목이 관심을 끌었는지, 내가 이 책을 사고 읽기 전에 두 사람에게 빌려줬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경제에 대해서 내가 너무나 무지했기 때문이며, 읽고 난 후의 생각은 어느정도 그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독해력의 부재인지 집중력의 부재인지는 몰라도 번역책 특유의 난해함이 읽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계속 달아다는 정신을 다 잡으며 무언가 배우기 위해 다소의 의무감을 지니고 읽었다. 때론 흥미로운 부분도 만날 수 있었지만 …

시장 경제의 배경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그 저변에 놓여있는 간단한 논리를 모르고 살아왔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개념부터 최근 연구된 결과까지 알기 쉽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여러가지 현상과 가격차별화를 통한 스타벅스의 판매전략등이다. 집중이 잘 안되서 제대로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제의 기본적인 현상에 대해서 궁금해질때면 다시 펼쳐 볼만한 책인 것 같다.

연금술사

오래 전에 사두고는 몇 페이지 읽어보고 재미 없어서 덮어두었던 책이다. 읽을 책이 별로 없어서 책을 펴게 되었는데 많은 생각과 질문을 남기고 책을 덮게 되었다.

양치기인 산티아고가 꿈을 통해, 그리고 그에게 주어지는 표지를 따라서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리고 있다. 쉽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삶의 교훈을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비유적인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전달하려는 여느 책들 중에 가장 잘 쓰여진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이런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의미를 찾아 한없이 해매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생각이 부족한지 확실히 의미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꿈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꿈을 지켜가는 것에 대한 지혜를 잘 알려주는 것 같다. 생각하게 하는 여러 교훈을 주는 구절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 남기고 싶은 구절은 왕이 산티아고에게 해주었던 이 말 …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홍합

제 3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으로 한창훈의 작품이다. 우연히 읽게 되었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서 한겨레문학상을 알게 되었고, 딱히 읽고 싶은 문학작품이 없다면, 한겨례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인 한창훈은 대학시절, 휴학하고 휴학하고 양식채취선과 오징어잡이배를 타기도 했으며, 공사판 잡부에 포장마차 사장 노릇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이 그의 소설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었고, 홍합이라는 소설역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설은 여수근처의 홍합공장을 무대로, 홍합공장에서 일하는 억센 여인내들의 삶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전라도가 배경인 소설인지라, 조정래의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을 읽을 때와 같이 한번의 눈길로 이해하기 힘든 대화체가 많이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정겹고 구수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은 홍합공장에서 일하는 여인네들과 여러 곳을 전전하다 홍합공장의 운전기사로 눌러 앉게 된 문기사를 중심으로 구구절절 삶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소설에서 받은 느낌을 생생히 전달하기에는 나의 글이 너무나 짧기에 책 뒷표지에 실린 전문가의 평을 소개할까 한다. 인상 깊은 구절과 함께 … 오랫동안 문학작품과 거리를 두었던 나에게, 우리의 글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였다.

한창훈의 소설을 읽는 맛은 냉동식품이나 방부처리된 포장식품만 먹다가 싱싱한 자연산 푸성귀를 먹는 맛과 같다고나 할까. 도시적인 감수성을 여유있게 비껴가면서도 재미가 여간 아니다.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이야기를 이렇게 정면으로, 능청스럽고도 건강하게 그릴 수 있다는 건 그의 작가적 역량도 역량이지만 남다른 체험의 소산일 듯싶다. -박완서(소설가)

공장이되 홍합공장이며, 노동자이되 중년여인들이며, 삶의 현장이되 건강미 넘치는 곳, 우리를 즐겁게 하는 장소로서의 작품이다. -김윤식(문학평론가)

이 작품은 변화의 물결에 노출된 농어촌의 삶을 그 밑바닥에서 건강하게 떠받치고 있는 토착적 생명력을 옹글게 포착해낸 문체가 돋보인다. 이러한 능력은 노동의 고통과 남성적 폭력을 웃음의 미학으로 극복해가는 아낙네들의 생활의 지혜를 그려내는 대목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황광수(문학평론가)

밤바다는 아름다웠다. 말리 돌산대교 불빛은 수면을 타고 바로 눈 앞까지 미끄러져 와 있다. 저 작은 불빛은 어둠을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모두 그 컴컴한 어둠 속에 묻히고 나서야 제 삶을 시작하고 있었다. 항만에 묶여 있는 크고 작은 배들은 하루동안의 노동을 끝낸 놈이나 여러 날째 마냥 쉬고 있는 놈이나 사이좋게 옆구리를 대고 잔물결에 출렁거리고 있다.

씁쓸한 초콜릿


독일의 대표적인 청소년문학 작가 미리암 프레슬러의 초기 작품으로, 지독한 열등감에 빠져 있던 소녀의 자아찾기를 그려낸 성장 소설이다. 추천목록에 있는 책이였고, 리뷰가 좋아서 구입했는데 내용이 동화처럼 쉽고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주인공인 에바는 매우 뚱뚱한 소녀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 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로 부터 소외당하고 상처받는 일을 피하려고 스스로 먼저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미헬이라는 남자친구와 프란치스카란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열등감에 빠진 한 소녀의 심리가 너무나 섬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열등감을 벗어나가면서 자신을 찾아 행복해지는 과정은 읽는 동안 나를 즐겁게 했다.

솔직히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나 역시 어렸을 때 부터 매우 뚱뚱했고, 그래서 늘 자신 없었고 열등감을 가지고 지냈다. 처음으로 여자를 좋아했을 때도, 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에 고백한번 못해봤던 나였으니까! 그런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지금도 여자 앞에서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

언젠가 비곗살이 햇살에 녹아 역겹고 악취 나는 기름투성이 액체가 되어 배수구로 흘러가 사라져버린다면 에바만이, 또 다른 에바만이, 발랄하고 쾌활한 진짜 에바만이 남게 될 것이다. 오직 행복한 에바만이.

에바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뚱뚱한 가슴과 뚱뚱한 배, 뚱뚱한 다리를 가진 뚱뚱한 소녀가 보였다. 하지만 정말로 그 소녀는 못생겨 보이지 않았다. 약간 눈에 띄긴 하지만, 그렇긴 하지만 못생기진 않았다. 에바는 뚱뚱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뚱뚱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람도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었다. 대체 아름답다는 건 무엇일까? 패션잡지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생긴 여자들만이 아름다운 것일까? 다리가 긴, 날씬한, 매력적인, 가느다란, 우아한…… 이런 낱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옛 거장들의 그림 속에 나오는 통통하고, 풍만하고, 살진 여인들을 생각하자 에바는 웃음이 나왔다. 에바는 웃었다. 거울 속의 소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그때 그 일이 일어났다. 지방은 녹아내리지 않았다. 에바가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녹아내린 지방이 악취를 풍기며 배수구로 흘러들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에바는 갑자기, 자신이 원했던 에바가 되어 있었다. 에바는 웃었다.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열등감에서 벗어난 에바가 자기 자신을 찾는 마지막이 감동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