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안철수 교수님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인 안철수 교수님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셨다길래 챙겨 보았습니다. 제 나름대로 정립한 인생의 가치관은 그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무릎팍도사를 시청하면서 많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우주의
절대적 가치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안철수 교수님의 저서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그의 가치관을 가장 잘 드러내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에서 몇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해나감에 있어 ‘이익’과 ‘결과’ 보다는 ‘의미’와 ‘과정’에 가치를 두는 것. 저는 이 것이 그의 핵심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무릎팍도사에서 인상적이였던 이야기를 몇가지 정리해 보자면…
가장 어려운 길이 최선의 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녀가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하려면?… 
부모가 함께 책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사회적인 성공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의사, 백신 개발자, 기업가, 학생, 교수로 직업을 바꾸며 살아온 비효율적인 삶에 대하여…
자기에게 맞는 분야를 찾기 위해 쓰는 시간은 정말로 값진 시간…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기에게 기회를 주는 것…
마지막으로 그가 남겼던 말이 제게 크게 와닿았던 것은 최근 몇 주 동안 저에게 일어난 일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5년째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컴파일러팀의 일원으로 일한지는 3년째입니다. 비슷한 일을 반복하다보니 일에 대한 의욕이 예전같지 않아서 고민하던 시점에 회사에서 사내공모를 하는 것을 보고 과감히 응시하였고, 합격하여 인수인계 후 8월초에 팀이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접함으로써 일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되는 장점도 있겠지만, 현재 팀에서의 안정된 기반을 버리고 바닥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딜 가서도 잘 해낼 수 있고,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려고 합니다. 새로운 분야,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가슴에 안고 스스로에게 위기이자 기회를 부여하기로 하였습니다. 
석사과정 ‘기업가 정신’이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수업의 절반은 기업가를 초청해서 이루어졌는데요, 언젠가 교수님께서 초빙하고 싶은 사람을 이야기 해보라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를 이야기 했습니다. 워낙 그 당시 바쁘셔서, 성사되지 않아 큰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년만 일찍 교수로 부임하셨더라면… 분명 그의 강의를 들었을 것 같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오늘 서거하셨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저는 이상주의자입니다. 그래서 더욱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합니다. 원칙과 소신을 지키고 살아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생을 통해 보여주었기에 그를 동경하였습니다. 때문의 그의 서거소식에 침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더군요.
설사 손해를 보고 사회에서 낙오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이익과 손해의 잣대가 아닌 옳고 그름의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소신껏 살아가겠습니다. 

삼년차 슬럼프

2007년 2월에 입사하여 올해로 회사생활 삼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이유로 요즘은 슬럼프를 겪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도 제품을 릴리즈 하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회로부터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저희 회사의 특성이기도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업종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빠듯한 일정에 시달리다 보면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 개발을 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딛힙니다. 요구사항을 명확히 파악한 후, 최적의 설계로 최적의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실과 적절히 타협하여, 적당한 선에서 작업을 마무리 하고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한다면… 그 후에 터져나올 문제에 대한 감당은… 누구의 몫일까요?
그리고 대학원 시절을 포함하여 5년째 같은 분야에서 비슷한 일을 반복하다보니 일 자체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새로운 일을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네요. 
성실히 하루하루 일을 해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일을 한다는 것… 개인적으로 참 맥빠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일요일에 회사에 나와 종일 발표 준비하면서 잠깐 짬을 내어 넋두리를 남겨보았습니다. 
이 슬럼프를 가장 효과적으로 탈출하는 길은, 대학원 준비할때 그랬던 것 처럼,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가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삼성전자, 출·퇴근 자율근무제 도입

여자친구가 속해 있는 부서에서 몇 일전부터 자율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원하는 시간에 퇴근하되 근무시간(8시간)만 준수하면 되는거죠.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해서 6시에 출근했다면 3시에 퇴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회의나 업무상의 이유로 다른 사람들과 일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출퇴근 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문제를 일단 제쳐두고, 제가 자율근무제 하에서 근무한다면 6시에 출근하고 3시에 퇴근하고 싶습니다. 3시에 퇴근한다면… 피아노 학원에 가서 문 닫을때까지 연습하고 레슨받고, 저녁시간 이후에는 독서, 자기개발, 운동 등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처지에 꿈같은 이야기죠.
저희 회사는 제가 입사했을때부터 거의 (암묵적인) 자율근무제였습니다. 7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있고 12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문제 삼지 않지만 분위기상 업무시간은 신경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늘 저의 하루를 보아도 7시 10분에 출근해서 9시 30분에 퇴근했습니다.) 물론 연구소 특성상 굉장히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졸리면 잠깐 잠을 청해도 되고, 운동을 다녀와도 되고, 산책을 다녀와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장 일단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선호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이 어디에 더 맞느냐…
그러나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린다면 지금과 같은 생활을 지속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집중해서 일하고 되도록 많은 시간을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입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는 습성이 오히려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근무시간으로 눈치보지 말고 성과를 당당히 내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제태크 전략수정

그동안 유지해왔던 공격적인 제태크 전략을 이제 조금은 수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자산의 90% 이상을 펀드 및 직투에 올인 한 것에 비하면 손실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지만 2, 3년 후의 세계경제를 낙관하기에는 현재의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라도 내가 살 집이 있고 결혼을 한 상황이라면 아마도 지금까지 유지해온 공격적인 성향을 버리지 않고 뚝심있게 멀리 보고 달렸을테지만, 몇 년안에 스스로의 능력으로 결혼하고 싶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조금은 아쉽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적금 상품에 눈을 돌려, 토마토 저축은행에서 자유적립식적금(이율 7.5%) 계좌를 신설하고 돈을 넣었다. 이자야 얼마 안되겠지만 마음편히 차곡차곡 돈을 모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듯 하다. 앞으로 매달 저축액의 일정 부분은 적금에 넣을 생각이다. 남은 돈은 현금 보유 전략으로 가야 할 듯. 그리고 언젠가 적절한 타이밍에 우량주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