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하라.
선이 작다고 그것을 아니 행하지 말고, 악이 작다고 그것을 행하지 말라.
즐기되 빠지지 말라.
몸과 마음을 다하여 힘써라.
한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지, 천하가 한 사람을 받드는 것이 아니다.
몇년전만해도 해가 넘어가는 순간을 카운트다운하며 기념했었는데, 요즘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 순간을 지나쳐 버리곤 한다. 2007년을 보내고 2008년을 맞이하는 순간에 나는 사이버강좌의 토론과 과제를 마무리 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동안 못했던 mp3 파일의 태그를 정리하며 임동혁이 연주한 쇼팽 발라드 1번을 듣고 있었다.
특별히 그 순간에 의미를 두고 싶지 않은 까닭은 지금의 삶이 나에겐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그 연속성을 깨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 했다는 것을 핑계로 매일 해야 할 다짐들을 글로 정리해 보려 한다. 삶의 조건에 대한 만족과 삶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별개의 문제니까.
2008년에는 평범한 나라는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 물신주의가 팽배한 사회 분위기에 물들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아야겠고 옳은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삶이 바람직한 삶인지를 항상 고민하며 살겠다.
무엇보다도 올해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나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까지 내가 보이는 선의의 그 무엇은 그 것이 바람직한 가치라는 이성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것일뿐.
서울지역 7개 대학신문이 대선을 맞아 지난달 7개 대학(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학생 20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사회 의식 조사 결과 서울대생 응답자의 40.5%가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밝혔다.
…
서울대생은 대선후보 지지도에서도 40.2%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다음으로는 문국현 12.3%, 권영길 8.3%, 정동영 8.0% 순이었다. 정당지지도 역시 한나라당 41.2%, 민주노동당 14.0%, 대통합민주신당 6.6%, 창조한국당 4.3% 순이었다.
KAIST 학생들도 비슷한 지지성향을 보일까? 서울대의 결과가 나에겐 너무 아이러니하다. 역시나 답답한 정세에 지쳐서 무응답이 많았기 때문은 아닐까?
국비를 지원받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한민국 국민 평균이하의 도덕성을 가진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동안 피곤했는지 일요일인 오늘은 11시 40분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회사에서 사주는 점심을 먹기에는 너무 늦어서 포기하고 출근(?)하는 길에 김밥과 컵라면을 사들고 연구실로 향했다. 일요일에 회사를 간다하면 다들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일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러 가는 것이다. 대학원 시절에도 연구실에서 주말을 보냈던 것 처럼.
김밥과 컵라면을 먹으면서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 선택하게 된 것은, 이명박 후보가 출현한 MBC 100분 토론이였다. 이미 블로그 스피어에서는 MB의 토론방법이라는 동영상이 나돌고 있어 그의 황당한 토론 스타일을 내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민논객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을 보니, 초지일관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대답이 이어질 수록 황당해 하는 시민 논객의 표정, 난감해 하는 손석희 진행자의 입장 등이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그려내고 있었다. 제한된 토론 시간만이 그의 편이였다.
어떤 대학원생 시민논객이 교육문제에 대한 질문을 했고, 그는 나름 열심히 대답했으나, 이어지는 시민논객의 첫 마디는,
“실례지만 답변이 안된 것 같아서요 …”
4년만에 찾아온 연애를 생각보다 짧게 끝내고 다시 홀로 남겨졌다. 누군가 만나면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만큼 이제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그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여전히 나는 나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해주지 못한 그녀에게 미안하고, 성급했던 나에게 미안하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항상 떠올리면서도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았던 말 …
평화란 남이 내 뜻대로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