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이 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다가, 여기서 추천한 책 크라잉넛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함께 읽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머릿속에서 이 고민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지금의 삶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겠지.

여러 생각들로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내 꿈은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었는데, 왜 지금 나는 중간 관리자를 하면서 비개발 업무에 괴로워 하고 있을까?’

‘근무지가 마곡으로 바뀌면 어떻하지? 매일 100km를 운전해야 하나? 이직해야 하나? 지금 내 실력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

자유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필요하면 회사를 옮길 수 있는 자유.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자유부터 누리자. 그리고 점점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투자를 하자. 공부를 하고, 주식을 사자.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활동하면서,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

지금 돈을 벌면서 하는 일도, 과정으로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전세집 찾기

부끄럽게도 마흔이 되도록 집을 알아보고 매매, 전세 계약을 맺어본 경험이 없다. 믿고 보증금을 맡길 수 있는 LH와 10년 공공임대 계약을 맺은 것이 부동산과 관련된 내 경험의 전부다.

최근에는 어머니께서 거주하실 전세집을 알아보고 있다. 부동산을 방문하고, 집을 구경하고, 계약을 추진했다가 취소하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치 크로머를 만난 후 처음으로 세상의 어두운 단면을 보게 된 싱클레어가 된 기분이었다. 부모님이 구축한 밝은 세상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나약했던 싱클레어처럼, 나 역시 크로머를 만나게 된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좋은 사람들로 둘러쌓여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약한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내 안에 나만의 데미안이 존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도 데미안이 되어 줄 수 있기를 …

자유시간

한 시간 이상 이어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길어야 4시간. 주말 아침 7시~9시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며 전공책이나 투자책을 읽는 시간이다.

오늘은 아이가 6시 반에 일어나서 스타벅스에 가지 못했다. 그렇게 나의 소중한 자유시간 2시간이 사라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한다는 것.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일수록 더 힘들지 않을까.

아이가 어렸을 때 충분히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적어도 나는 그런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육아휴직 기간을 포함해서, 휴직 전에도 후에도 가용한 모든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아이가 어릴 때 사진을 보면 그때로 잠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언젠가 아이는 부모의 품을 떠난다. 자유시간은 그때 충분히 누리면 된다.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

성장에 초점 맞추기

최근에 후배들에게 성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업무기회를 성장에 활용하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너무나 당연한 원리를 10년 전에 나는 왜 몰랐을까? 후배들은 나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항상 나의 초점은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데 있었다. 덕분에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적인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큰 아쉬움이 남는다. 심하게 말하면 남 좋은일만 했다.

육아휴직 1년의 공백도 영향이 있겠지만, 2017년부터 지금까지 파트리더 역할을 하면서 나 자신을 너무 돌보지 않아서 이제는 파트원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

앞으로의 여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역할을 맡든 철저히 개인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그렇게 해야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