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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운악산 자연휴양림
아무런 기대없이 신청했는데 덜컥 당첨되어서 지난 주말에는 포천 운악산 자연휴양림에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자연휴양림은 성수기에는 추첨제, 비성수기에는 매달 1일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의정부 오뎅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먹고 포천으로 향하던 도중에 차량의 외기온도센서 고장으로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급히 쉐보레 포천정비사업소에 들르면서 예정보다 2시간 30분을 지체하였습니다.
덕분에 일정이 꼬여 홈플러스 포천송우점에서 장을 보고 배상면주가 산사원에 들렀다가 운악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예약한 방(노루귀)에 짐을 풀고 바로 저녁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미 많은 가족들이 나와서 즐거운 식사시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준비된 화로를 킹스포드차콜로 채우고 토치로 불을 피웠습니다. 캠핑은 아니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BBQ를 준비하는 과정은 역시 즐거웠습니다.
산사원에서 사온 막걸리와 소고기와, 언젠가부터 BBQ의 단골메뉴가 된 호일야채구이 그리고 자반고등어구이까지 여자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BBQ를 즐기고 있는데 운동화에 벌레가 붙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암컷 사슴벌레 같은데 이녀석 덕분에 자연속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고 들어와서 빔프로젝터로 영화 “레옹”을 보았습니다.
자연휴양림은 이번에 처음 이용해 봤는데 에어컨도 없고 수건도 드라이기도 없지만 적당한 가격에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정보다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지만 너무너무 더운 날씨라 등산이나 산책하기가 어려웠는데,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다시 기회가 허락된다면 여유있게 등산도 하고 자연도 충분히 만끽하고 싶습니다.
배상면주가 산사원
운악산 자연휴양림에 가는 길에 배상면주가 산사원에 들렀습니다.
건물안으로 들어서니 “술”이라는 글자가 우리를 반겨 줍니다.
2층에는 술에 대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배상면주가라는 기업이 단순히 “술”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문화”를 보존하고 전달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니 배상면주가에서 생산한 주류를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입장료로 2,000원을 지불해야 했는데, 산사춘 미니어쳐 한병과 함께 시음에 사용할 수 있는 잔이 제공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복분자음”이라는 술이 참 맛있더군요. 운전을 해야해서 아주 조금씩밖에 맛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실내 구경을 마치고 정원을 둘러 보았습니다.
사람 키 많큼 높다란 술독들이 돌고 돌아 작은 미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내내 술이 익어가는 시큼한 냄세가 코를 자극하더군요.
포천에 여행갈일 있으시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하고 싶은 장소입니다. 특히 술을 사랑하시는 분에게는 더욱!
양평 수종사
수종사는 양평 운길산에 있는 작은 사찰입니다.
이 절이 조금은 특별한 이유는 남한강과 북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고,
500년 수령의 큰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종사의 정취를 몇 장의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서울의 지척에 있다고 해서 결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찰은 아닙니다.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가는 길이 매우 험하고 그만큼 걸어 올라가기엔 더더욱 만만치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종사에 도착하여 두 한강과 땅과 하늘이 만나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고생길을 금세 잊게 됩니다.
수종사 입구에는 처음처럼이라는 국수집이 있습니다. 잔치국수에 곡주 한 잔을 곁들이면 그렇게 맛이 좋을수가 없는데 이번에 갔을때는 문을 열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고 수종사를 찾은 이유의 절반은 “처음처럼”에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엔 꼭 한번 “처음처럼”의 뜨끈한 잔치국수를 맛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