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9주차 달리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가까스로 주간 마일리지 60km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일주일 내내 비 예보가 있었고, 화요일 저녁 회식에서 과음을 했고 귀가가 늦었다.

운이 좋아서 달리는 시간에는 비가 오지 않는 날이 많았는데, 수요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고 비도 오지 않았는데 피로감 때문에 달리러 나갈 수 없었고, 목요일 아침에는 알람을 안 켠 것인지, 나도 모르게 끄고 잔 것인지 모르겠으나 늦게 일어나서 달리지 못했다.

목요일 밤에 조금 일찍 퇴근해서 아파트 헬스장 트레드밀을 5km 달렸는데 역시 힘들었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1분마다 속도를 0.3km/h 씩 올려 12km/h까지 달렸고, 이후에는 9km/h로 낮춰 5km를 채웠다. 가민 포러너 970 구입 후 첫 트레드밀 러닝이었는데 오차가 커서 보정을 해주었다.

금요일 아침에도 트레드밀을 달릴 생각을 하고 일어났는데, 비가 오지 않아서 밖에서 10km를 달릴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에는 비가와서 트레드밀을 9km/h 속도로 6km를 달렸다. 한 번의 보정으로 가민 포러너 970은 정확한 거리를 측정해주었다. 오차는 20~30m 수준이었다.

그렇게 주간 마일리지 41km를 확보한 상태에서 맞이한 일요일에는 원천저수지 6회전을 달렸다. 남산에 가서 달렸으면 좋았겠지만 최근엔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다.

전날 자정 넘어 잠에 든 까닭에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1회전을 뛸때부터 힘들어서 ‘오늘은 3회전만 뛸까?’ 자신과 타협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힘든 구간을 견디고 또 견뎌서 ‘자동주행모드’에 진입했을 때, 순간 페이스는 530을 기록하고 있었고 힘들다는 생각은 머리속에서 희미하게만 남아 있었다.

원천저수지 입구에 생수페트병을 두고 한 바퀴 돌때마다 조금씩 마셨는데, 5바퀴를 다 돌았을 때 생수페트병이 사라져 급수를 할 수 없었다. 공원을 청소하시는 분들이 치우신 것 같다. 이 날은 9시부터 달렸는데, 조금 더 일찍 출발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음 주에는 아침 기준으로 비 예보가 없고 기온은 24~26도 정도로 달리기에 좋을 것 같다. 주간 마일리지 60km를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2025년 28주차 달리기

일요일에 특근을 하면서 하루를 덜 달려서 이번주 러닝 거리는 51km에 그쳤다. 본업이 우선이고 다음주를 위한 체력도 안배해야하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화요일 아침 러닝은 정말 힘들었다. 일요일에 남산에 다녀온 후 하루 쉬고 회복런이었는데, 덥고 습하고 미세먼지도 안좋아 하늘까지 노랬다. 7분 페이스로 달리는 게 힘들 정도였다.

수요일 아침 러닝부터는 급수를 하기로 했다. 호수공원 입구에 생수 페트병을 두고 한바퀴 돌때마다 조금씩 마셨다. 호수공원 가는길 오는길 페트병을 들고 뛰는 게 조금 불편하긴 해도, 급수를 하니까 한결 좋은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일요일 특근을 앞두고 여유가 없어서 토요일 아침에는 남산에 가지 못하고 광교호수공원 원천저수지 6회전을 뛰었다. 7시 반부터 달렸는데, 9시가 넘었을 땐 해가 쨍쨍하고 인적도 드물었다.

17km 넘게 달렸을 때 러너스 하이 같은 것이 왔다. 해가 쨍쨍한 공원을 혼자 잘도 달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을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희열’이 내 안으로 밀려왔다.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긍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음주에는 내내 비소식이 있다. 지금까지는 용케도 트레드밀을 탈 일이 없었는데, 다음 주에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다시 주간 마일리지 60km를 채워야 하는데, 화요일엔 회식도 있어서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 같다.

2025년 27주차 달리기

7월의 첫 번째 주에는 60km 러닝에 성공했다. 수면시간은 늘 부족하고 이른 아침에도 날씨는 덥고 습해서 쉽지 않은 여정이었으나 그만큼 성취감이 크다.

평일 10km 러닝 코스도 상승 고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변화를 주었다. 원천저수지의 언덕을 2번 오르는 코스로, 달리는 방향에 따라 상승 고도는 82m 또는 88m가 된다.

일요일에는 계획했던대로 오랜만에 남산에 가서 북측순환로 3회전을 달렸다. 온도가 27~28도여서 6월에 21~22도에 기록했던 평균 페이스 550은 머리속에서 지우기로 했다.

페이스를 의식하지 않고 되는대로 달렸는데 평균 페이스 549를 기록할 수 있어서 기뻤다. 힘겹게 언덕을 오를 때는 그만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여전했지만, 전반적으로 전보다 편안하게 북측순환로 3회전을 소화할 수 있었다.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민 데이터 기준으로는 열 적응 100%를 기록했다. 오늘의 달리기를 통해서 여름에도 잘 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땀으로 옷이 다 젖긴 했지만, 더워서 못 달리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대로 기량껏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오전 7시가 안 된 시간, 국립극장에 도착했을 때 수 많은 러너들이 남산을 향하고 있었다. 주로가 혼잡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북측순환로의 넓고 긴 주로는 수백명의 러너를 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수 많은 러너들과 ‘동질감’을 느끼며 달릴 수 있었다. 이 더운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뛰어 오르고 있는 이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서 달리고 있다는 말인가? 저마다의 진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되뇌었다. “Suffering is optional.”

시각장애 러너와 가이드 러너가 서로의 손목을 ‘끈’으로 연결한 채 함께 달리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유튜브에서 보았던, 8년 동안 함께 달리고 있는 선지원님과 장지원님도 그 중 한 쌍이었는데, 페이스가 비슷해서 3km 정도를 함께 달리며 마음 속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31917361664148

달리기를 마치고 국립극장으로 내려왔을 때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몸을 식혀 주었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 비중이 부족해서 다음 주 평일에는 더 천천히 달려야겠다.

가민 워치 페이스 – Falcon X

포러너 970 구입 후 기본 탑재된 워치 페이스만 사용하다가 최근에 Falcon X로 바꿨다.

무료 워치 페이스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구성요소를 변경할 수 있다.

나는 하단 심박 그래프 위에 주간 러닝 거리를 넣었다.

시계를 볼 때마다 주간 마일리지 목표 60km를 생각하게 해준다.

250704 이런저런 생각들

수학학원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근처 카페에 와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50분.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아내와 대화를 많이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나누면서 공감을 얻고 조금 다른 시각에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아이 태어난 후 모든 대화의 중심은 아이여서, 아내와 생각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재명 대통령님이 기자회견에서 하루가 30시간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늘 해왔던 생각이다. 회사가 멀어지면서 더 절실하게 와닿는 이야기다.

가족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고, 회사일도 잘 하고 싶고, 달리기도 양껏 하고 싶다. 하루가 30시간이고, 늘어난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체력도 더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5시 반에 일어나 10km를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보통 9시가 지나있다. 차를 주차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 ‘이게 맞나?’. 아이가 샤워하는 동안 영어 공부를 하고, 머리 말려주고 나면 바로 잘 시간이다.

10km를 달릴 때 1시간, 출퇴근 운전 2시간 30분. 하루에 3시간 30분이나 혼자 있는데도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정돈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흘러간다고 느껴서인 것 같다. 세상을 멈추어 놓고 개인 정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 큰 대기업의 업무 특성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무엇하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평가받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학창시절이 오히려 좋았구나 싶기도 하다. 그때는 시험 보는 게 그렇게 싫었었는데 … 마라톤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가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게 요즘 가장 큰 행복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운 것이 내 삶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을 최근에 들어서 더 자주한다.

회사 일이 골치 아프고 출퇴근길이 고달파도,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와 즐거워 보이는 아내와 아이를 보면 행복감이 밀려온다.

가족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삶이다. 더 바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