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경제학을 공부하는가?

2015년 2학기부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으로 편입하여 경제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경제학 공부에 대한 열정이 처음과 같지 않을 때 처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시작하는 지금의 동기를 여기에 남겨볼까 합니다.

왜 경제학이냐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먼저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보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 중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정신적 소비 활동은 그 순간에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달리기, 걷기를 제외한 운동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해야하고 노년의 시기에는 즐기기 어렵습니다. 평생 즐길 수 있는 것 중 큰 비용이 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보람이 큰 것이 공부라고 생각했고 이를 취미로 삼기로 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해야하는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에게 공부는 새로운 기회를 선물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다음 두 권의 책이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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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전산학) 이외의 여러 분야 중 경제학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어떤 경제적 현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원리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었습니다. 이는 경제주간지를 구독하고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투자자로 성공하여 살아있는 전설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짐 로저스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세계경제의 메가트랜드에 주목하라를 읽게 되었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와 다른 견해를 거침없이 주장하고, 자신이 주장한바대로 투자 포지션을 가져가 큰 수익을 얻는 모습에 매료 되었습니다. 그의 통찰력이 부러웠고 투자자로서 그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기본기를 체계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 같아서 경제학 공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여유자금을 지혜롭게 운영하는데 경제학적 지식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학기(2학년 2학기)에는 경제학과의 다음 과목들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 기초거시경제론
  • 수량경제분석입문
  • 경제사상과이론
  • 증권시장과금융상품
  • 세계지역경제론

증권시장과금융상품을 제외하고는 경제학의 기본이 되는 과목들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경제학 공부를 시작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궁금했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쁜 마음입니다. 졸업을 위해서, 성적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다는 순수한 동기로 공부하다보니 오히려 학창시절보다 더 제대로 공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처음의 흥미를 잃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주도에서 휴가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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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6박 7일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도에 와 있습니다. 꽉 짜여진 일정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던 그동안의 여행과 다르게, 이번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제주도에 왔습니다.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읽고 싶은 책 등 할 수 있는 몇 가지는 적어 왔지만, 꼭 하고 돌아가야겠다는 의무감도, 언제 해야겠다는 계획도 없습니다. 6박 7일의 여유로운 시간을 준비한 만큼 그저 마음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려고 합니다. 어쩌면 실컷 쉬다가 돌아갈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진짜 휴식 가운데 얻고 싶은게 하나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면 재미있을까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입니다. 어린시절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흥미를 잃지 않고 노력한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어 과분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열정이 예전같지 않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요즘입니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대체로 즐겁고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인생의 이모작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시대에서 다음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기에 자꾸 다음을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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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에 위치한 달나비 민박의 다락이라는 이름의 방에서 4박을 보낼 예정입니다. 작고 저렴한 방이지만 집주인의 감성이 뭇어나는 특별한 인테리어에 감탄하며 잘 쉬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가 이후에 펼쳐질 삶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세계경제의 메가트랜드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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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면 세계경제의 큰 방향을 예측하여 설명한 책인 것 같지만, 읽어보면 짐 로저스가 자신의 삶을 대체로 시간 순서대로 회고하면서 투자자로서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에서는 세계 여행기를 중심으로 각국의 경제상황과 투자자로서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이 책은 그의 전체적인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고향이야기로 시작하여 예일대진학, 월스트리트에서 일을 시작하여 퀀텀펀드를 운영하고 그만두게 된 계기, 두 번의 세계여행, 자녀교육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주하고 현재까지 인생의 마디마디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고 무엇에 집중하였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어떤 가치관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가감없이 들려주어서, 많이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미국의 정치인, 경제인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 붓는 등 그의 솔직함과 담대함이 마음에 들었고, 항상 자신이 언론에서 주장한대로 투자 포지션을 가져가는 등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이라 호감이 갔습니다.

짐 로저스의 책을 3권 읽으면서 완전히 그의 팬이 되었습니다. 구글 알림이에 짐 로저스를 등록해놓고 늘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투자에 참고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처럼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경제적 기본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기를 바라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 현명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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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짐 로저스의 팬이 되어 그의 책을 여러권 구입해서 하나씩 읽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그가 여자친구 타비사와 함께 90년 3월 28일부터 92년 8월 31일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여행 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헤지펀드를 운영하면서 이룩한 막대한 자산으로 37세 은퇴 후 편하게 지낼 수도 있었을텐데, 늘 호기심이 충만했던 그는 세상의 진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이해하기 위해 무모한 여행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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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계여행 중 날카로운 투자자의 시선으로 각 나라의 상황을 돌아보고 투자여부를 판단하여 실제로 투자까지 합니다. 그가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제주체들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준비되어 있느냐 혹은 준비되어가고 있느냐 였습니다. 다시 말해 국가주의의 실패를 인정하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국가 경제를 운용하느냐 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투자금을 언제든지 원할 때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얼마전에 읽었던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도 직원 개개인의 자발성을 중시하고, 언제든지 사용자가 떠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구글의 전략을 확인하였는데, 짐 로저스가 투자를 판단하는 기준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야를 떠나서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지도앱을 켜 위치를 확인하고, 그가 방문한 지역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인터넷을 검색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좁고 나의 앎이 협소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여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외연을 넓힐 수 있었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그렇게 공부하기 싫던 세계사, 세계지리를 공부하고 싶어졌고,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본적 없는 경제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기간동안 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 편입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제학 공부가 끝나면 또 다른 분야로 공부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그의 첫 번째 세계여행에서 한국은 빠졌고, 지금으로부터 너무나 오래된 90년~92년의 이야기라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지체없이 두 번째 세계여행을 기록한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를 구입하였습니다. 이제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의 다음 여행기를 읽어볼까 합니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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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대로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읽기 힘들었지만, 고생해서 읽은만큼 많은 것을 남겨준 책입니다. “모든 것을 공유하라”는 구글의 철학 그대로 이 책은 구글의 성공 요인들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다 공개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국내 대기업에서 중간 관리자로 일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실천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지시를 하거나 일정을 강요하는 대신에 스스로 의미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자유롭게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싶었지만, 전통적인 관리체계로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이런 방식은 허용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안에서 구글에서 배운 지혜를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구글이 일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일관된 기준은 “형식과 절차를 배격하고 일이 잘 되는 방향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구성원들 개개인의 자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이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그 어떤 기업보다도 잘 알고 활용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직급이나 급여가 높은 사람의 아이디어가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의 질적수준이 힘을 얻게 되는 문화 역시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전략도, 열정이 있고 학습하는 직원을 채용하려는 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겨난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자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저부터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구글에서 배운 지혜들을 적용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