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Trieve 2.0 릴리즈

드디어 저희팀의 첫번째 제품이 릴리즈 되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QA의 테스트를 거쳐, 오늘 저녁 일본 고객사에 전달하였습니다. (2명의 개발자가 억대 가치를 가지는 제품을 개발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소프트웨어의 부가가치는 상당한데 현 정부는 왜 그걸 모르는지 모르겠습니다.)

개발자 선에서 테스트를 하다가 QA 분들이 가세하여 테스트를 수행하면서 테스트 결과로부터 버그를 발견하고, 버그를 해결하는 힘겨운 과정을 모두 통과하였습니다. 여유없는 일정에 불평 한마디 없이 충실히 테스트를 수행해 주신 QA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QA 과정 없이 제품이 그대로 나갔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더군요. 
제품 릴리즈와 관련하여 고객지원을 위해 아마도 6월 중순부터 1, 2주간 일본에 출장을 다녀오게 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여권 발급을 위한 이런저런 처리를 한다고 정신이 없었네요.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처음부터 좀 더 프로답게 신경써서 개발을 했더라면, 문서화를 좀 더 잘했더라면, 스펙을 잘 정리하고 개발했더라면… 등등. 그래도 저에게는 큰 자산이 될만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고객사에서 잘 동작하기를 기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오늘 서거하셨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저는 이상주의자입니다. 그래서 더욱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합니다. 원칙과 소신을 지키고 살아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생을 통해 보여주었기에 그를 동경하였습니다. 때문의 그의 서거소식에 침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더군요.
설사 손해를 보고 사회에서 낙오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이익과 손해의 잣대가 아닌 옳고 그름의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소신껏 살아가겠습니다. 

백건우와 김태형, 김준희, 김선욱

바쁜 요즘이지만 오래전에 예매해 놓은 공연을 포기할 수 없어 어제밤에는 여자친구와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습니다. 3시부터 시작한 컨퍼런스 콜이 6시 40분에 끝나는 바람에 여자친구를 거의 한시간 기다리게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네요. 불행 중 다행으로 공연장에는 늦지 않게 도착했지만, 음악당을 돌아다니면서 허겁지겁 여자친구가 사온 빵을 먹어야했습니다. 예술의 전당 간다고 나름 깔끔하게 차려입고서는…

3층 오른편 대각선 맨 앞줄에서 공연을 보았습니다.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 4대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더군요! 전 좌석이 거의 다 찼고, 4명의 피아니스트가 등장하였습니다. 곡이 끝날때마다 자리를 바꾸어 가며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워낙 정신 없는 요즘이라 미리 들어보지 못한데다가 프로그램에 현대음악이 많은 관계로 귀에 쏙쏙 들어오진 않았지만, 여러대의 피아노를 여러명의 피아니스트가 열정적으로 연주함으로써 울려 퍼지는 음악이주는 감동은 강렬했습니다.
연주하는 과정에서, 입장하고 퇴장하는 모습에서 백건우 선생님이 젊은 신예 피아니스트들을 아끼는 마음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마지막 앵콜에서는 한대의 그랜드 피아노에 4개의 의자를 세로로 붙여 놓고 4명의 피아니스트가 나란히 앉아 손을 엇갈려가면서 한곡을 함께 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신나는 맬로디를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4명의 피아니스트가 하나가 되어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관객들은 함께 손뼉을 치면서 즐거운 기분을 만끽하였습니다. 연주가 끝나자 너나 할 것 없이 탄성을 내지르며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비오는 날씨에 바쁜 일정에 힘들게 찾아간 공연이었지만, 공연에 대한 만족감과 음악에 대한 충만함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다음 공연이 기대되는군요! 

삼년차 슬럼프

2007년 2월에 입사하여 올해로 회사생활 삼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이유로 요즘은 슬럼프를 겪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도 제품을 릴리즈 하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회로부터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저희 회사의 특성이기도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업종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빠듯한 일정에 시달리다 보면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 개발을 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딛힙니다. 요구사항을 명확히 파악한 후, 최적의 설계로 최적의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실과 적절히 타협하여, 적당한 선에서 작업을 마무리 하고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한다면… 그 후에 터져나올 문제에 대한 감당은… 누구의 몫일까요?
그리고 대학원 시절을 포함하여 5년째 같은 분야에서 비슷한 일을 반복하다보니 일 자체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새로운 일을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네요. 
성실히 하루하루 일을 해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일을 한다는 것… 개인적으로 참 맥빠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일요일에 회사에 나와 종일 발표 준비하면서 잠깐 짬을 내어 넋두리를 남겨보았습니다. 
이 슬럼프를 가장 효과적으로 탈출하는 길은, 대학원 준비할때 그랬던 것 처럼,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가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상실의 시대

상실의 시대8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

정말 오래전부터 서점에서 보았던 책인데, 이제서야 읽게되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어려운 책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술술 읽히는 연애소설이더군요. 이 책 덕분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이 책을 읽은 후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있습니다. 역시나 바쁜 일정 때문에 진도가 더디게 나가고 있긴 하지만…
10대에서 20대로 성장해 가는 한 남자의 젊은 날의 방황을, 아픔을 간직한체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바쁜 와중에 아주 조금씩 틈틈히 읽은데다가, 제가 소설에는 젬병이여서 이 소설이 주는 감동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책을 다 읽은 후 얼마지나지 않은 시간에, 무심코 머리속으로 소설을 되네이며, 주인공 와타나베가 되어보았을때 가슴을 때리는 커다란 상실감에 슬픔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찾은 지금은 “해변의 카프카”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