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대학원에 있을때 1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늘 치아에 문제가 있어서 지적을 받곤 했다. 누구나 그렇듯 치과는 늘 피하고 싶은 장소인지라 나중에 치료 받을 생각을 하고 계속 미뤄왔다. (치과 치료는 미룰 수록 치료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대전생활을 접고 분당으로 올라와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소개팅 기회가 전보다 자주(?)있다 보니 좀 더 깔끔하게 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스캘링을 하기위해 치과를 방문한 것을 발단으로 장장 한달여간의 치과 치료를 오늘에서야 마무리 지었다. 치료의 대미는 바로 사랑니 발치! 스캘링 + 금 인레이 2개 + 사랑니 발치해서 대략 60만원의 치료비를 지불해야했다. (돈을 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보람찼다.)

고등학교 3학년때 두 세달 동안 아픔을 안겨주었던 사랑니는 오늘도 나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었다. 밖으로 나와 있긴 하지만 방향이 휘어서 났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도 나도 장시간 사랑니와 힘든 싸움을 벌여야 했다. 다시 마취 해달라고 하고 싶은 것을 몇 번을 참아냈다. (무통 마취라 마취에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 발치 도중 두번 사진을 찍어 확인하고 세번 도전한 끝에 치료는 끝났다.

발치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한번이라도 시원스럽게 이가 뽑힌다는 느낌이 든 적이 없을 정도로 드릴(?) 같은 것으로 쪼개고 당기고 하는 것이 수 차례 반복되었다. 이를 쪼갤 때 신경까지 건드려서 어찌나 아프던지 차라리 하프 마라톤을 뛰는게 낫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했다.
 
그렇게 치과 치료는 완벽히 마무리 되었다. 내일 소독하고 다음주에 봉합실을 제거 해야 하긴 하지만.

이번에 치과에 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정석대로 열심히 양치하고 치실과 치간 칫솔까지 동원하여 치아를 관리하고 있다. 치아 때문에 고생하는 일 없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해!

p.s.
모두들 저처럼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치아에 문제 있으신 분들은 미루지 말고 빨리 치과를 찾으시고 건강하신 분들도 평소에 치아 관리를 열심히 잘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갔던 치과는 교보문고 분당점 옆 농협 건물 4층에 있는 미르 치과인데 참 친절하고 잘 해줍니다. (단, 비용이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난 소중하니까요.)

나는 실패를 믿지 않는다

나는 실패를 믿지 않는다
로빈 웨스턴 지음, 이정임 옮김/집사재

오프라 윈프리 쇼로 잘 알려진 그녀의 삶이 궁금해서 부담 없이 작고 얇은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혼 하지 않은 부모사이에서 태어나,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을 좌절의 늪에 빠지도록 두지 않았다. ‘언제나 할 수 있다는 꿈을 꾸자’는 철학을 따라 살아온 그녀는 자신에게 다가온 기회에 늘 정면으로 도전했고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였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부와 명예를 얻은 것 뿐이였다면 그녀의 삶이 내게 그리 특별해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삶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어떤 방식에서든 자신의 인생을 이용하고자 했던 생의 자세에 있다. 그녀는 오늘날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자신과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부를 거침 없이 나누고 있다.

어린이 바이엘, 체르니, 하농의 추억

사용자 삽입 이미지피아노 학원에서 클래식 과정(바이엘, 체르니)이 아닌 재즈 피아노(반주법)을 배우고 있는데, 내가 연습하는 곡들이 바이엘이나 체르니로 치면 어느정도 수준일까 늘 궁금했다. (나는 대략 어린이 바이엘 하권 수준일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체르니 100번을 넘어 30번 문턱에서 좌절했었고, 체르니 100번과 30번 자체의 난이도도 전혀 감이 안잡혀,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주말에 교보문고 분당점을 찾았다. 얼마나 어려웠으면 그렇게 피아노를 관두고 싶었을까?

서점을 뒤져 체르니 100번과 30번 그리고 40번을 들여다 보았는데, 생각보다 쉽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 내가 연습하고 있는 곡들이 적어도 체르니 100번 수준은 되는 것 같아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꾸준히 하면 30, 40번 수준의 연주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  항상 문제는 악보를 읽는 능력인 것 같다. 

그리고 “단단단다 단단단다”, 늘 레슨 시작하기 전에 지겹게 노가다를 떴던 하농도 궁금해서 하농책을 펼쳤다. 예상대로 빽빽하게 들어선 음표들이 오선지를 농단하고 있었다. 이건 생각했던 것 보단 좀 어려워보였다.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처음에 야매로 배운적이 있었다. 처음부터 운전석에 앉히더니 술냄세를 풍기면서 선생님 왈.

“운전해. 출발.”

어리둥절해 하는 나에게 선생님 왈.

“운전 안해봤어?”

피아노는 예전에 배우긴 했지만 10여년 만에 찾은 피아노 학원에서의 첫 레슨도 야매 운전 면허 연습과 비슷했던 것 같다. 바로 악보보고 연주를 시키셨으니. 결론적으로는 감을 되찾아 어설프게 연주가 진행되긴 하지만 체르니 100번과 같은 책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단은 선생님을 믿고 꾸준히 연습해야겠다.  기초가 부족해서 한계에 부딛히면  그때 클래식 과정으로의 전향을 고려해 보련다.

60분 시간주

술한잔 생각나는 금요일 오후. 내가 원하는 조촐한 술자리가 없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찍 퇴근 하게 되었다. 어제 밤 30분 시간주를 뛰어서 다리를 조금 쉬게 한 후에 60분 시간주에 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 할 수 없어 피곤함을 무릅쓰고 60분 시간주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사택으로 돌아와 30분 정도 피아노 연습을 한 후, 옷을 갈아 입고 출발. 언제나 처럼 10분 정도 걸어 분당 구청 부근에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의식적으로 굉장히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으나 3분도 지나지 않아 다리에 피로가 몰려왔다. 다행히 7분 정도 지나 몸이 풀리면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이어폰으로부터 들려오는 경쾌한 리듬에 몸을 맡겼다.

반환점까지는 무리 없이 뛸 수 있었다. 다만 입과 코와 눈으로 들어오는 작은 벌레들이 나를 방해했지만. 문제는 반환점부터 무릎에 무리가 오고, 분당구청까지 돌아갈 남은 여정을 생각하니 다리에 힘이 풀려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향해 걸어오는 아리따운 아가씨를 지나치자 반대방향으로 뛰어서라도 따라가고 싶은 충동이 생겼던 것을 보아 나는 진정 지친게 아니였던 것 같다.

장거리를 달릴 때 남은 여정을 생각하는 것은 늘 고통으로 다가온다. 초반에는 초반 나름대로 남은 거리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지고 마지막을 향해 달릴 때에도 마지막 남은 1km가 그렇게 끔찍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달리는 순간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거리주는 물론 특정 시간을 뛰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난 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반환점에 이르기까지 소요한 시간 (30분)과 반환점에서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데 소요한 시간 (30분)을 동일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제는 체력이 많이 고갈되어 반환점 이 후 부터 속력이 감소해  13분을 남긴 시점에서 출발지점까지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나 한번 물러서면 영원히 해낼 수 없다는 절박감에 고통을 감수하고 2배의 속력을 내보기로 했다.

“넌 지독한 놈이야” 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이를 악물고 뛰어 결국 10초 정도의 여유를 두고 출발 지점에 돌아올 수 있었으며, 10초를 채우기 위해 조금 더 뛰어야 했다. 달린 시간은 정확히 1:00:00, 달린 거리는 약 9km.

성취감도 잠시. 하프 마라톤에서는 이 짓을 한번 더 해야 한다는데 생각이 모아지자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 난 겸손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예전의 기량도 못 찾았으니 갈 길이 멀다. 

그나저나 체중이 생각외로 잘 줄어들지가 않는다. 이번주에는 회사 밥만 먹고 운동도 많이 했거늘.

월 : 79.6kg (30분 시간주)
화 : 79.6kg (50분 시간주)
수 : 79.6kg
목 : 79.6kg (30분 시간주)
금 : 79.6kg (60분 시간주)
토 : 79.2kg

탄수화물 섭취을 줄이기 위해 밥을 반은 덜어내고 먹어야 할 것 같고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 회사에 앉아 있다 보면 물을 너무 적게 마시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하루에 2리터 이상 마시는게 좋겠다. 주말에 과식하지 않도록 조심!

내일도 나를 사랑할 건가요?

내일도 나를 사랑할 건가요?
김태훈 지음/시공사

청춘사업에 늘 노심초사하는 나를 보며 안타까운 나머지 용호형이 건네준 책. 연애에 젬병인 나는 책을 받으며 말했다.

“이런 책까지 읽어야 된다는게 참 서글프네요.”

돌아온 용호형의 대답이 걸작이다.

“책을 읽어보면 책에 나온 내용을 모르고 살았다는게 더 서글플게다.”

최근 티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가 쓴 책이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많은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연애상담을 하면서 그는 연애 전문가(?)의 타이틀을 획득하게 되고, 자신의 경험과 청취자들의 경험 그리고 연애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이 책이 탄생했다.

사실 많은 부분은 이미 내가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는 것이였다. 이를테면 소개팅에서 중요한 것 세가지, (1) 옷을 잘 입어라, (2) 칭찬하라, (3) 재밌게 해주어라 정도는 나도 알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 쉽지 않다는 것이지만. 또 이성과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 역시 카네기 인관관계론에서 접했던 것과 대동소이 하기에 그다지 특별하진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에 대해서 질문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진다는 것은 이성 관계를 포함하여 인간관계에 있어 보편적인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론적 진실로부터 나는 최근 경험에서 여자와 장시간 전화통화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체득하게 되었다. 그 여자의 일상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상에 대한 2, 3가지 질문을 머리속으로 미리 생각하고 실전에서 그 것을 던지면 여자는 신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 다음 내가 해야 할 일은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이어지는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장단에 맞춰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이다.

“얼씨구 잘한다!”

그러나 가끔 주제와 연관된 나의 경험이나 생각을 첨가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이 마치 한귀로 흘리는 것 같다면 들어주는 나의 흥이 깨지는 것도 당연지사. 박수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거늘. 그런 경우를 겪을 때면 혼자 신나게 내 이야기만 했던 나의 과거가 떠올라 부끄러움을 느끼곤 한다.

책에서 찾은 가장 재밌으면서 깊은 통찰에 감탄했던 부분은 일명 ‘사랑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리던 저자의 선배 이야기였다. 그 선배의 특이한 재능은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연애가 얼마나 지속될지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었다. 그의 능력에 감탄했던 저자가 신통력의 비밀을 물었을 때 선배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그건 간단한 등식으로 풀 수 있어. 단지 X 값을 넣어주면 헤어질 확률 Y가 나온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 새로 사귄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흥분해 있나를 잘 살펴보면, 그 커플이 얼마나 갈지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등식은 이래. ‘X = Y’ X 값이 올라갈수록 헤어질 확률 Y 값은 높아지지.”

쉽게 이성에게 빠져들어 환상에서 허우적대곤 하는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였다.

연애는 게임이라는 이야기가 책에 자주 등장한다. 흔히 ‘밀고 당기기’라고 하는 마음가는대로 행동하지 않고 머리를 써서, 자존심을 굳건히 지키면서, 상대방을 애타게 만드는 인위적인(?) 행동을 나는 썩 좋아하진 않는다. 아직 순수한 것인지 모자란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늘 마음가는대로 행동하곤 한다. (물론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작전상 인위적으로 연락을 자주한다던가 안하는 일은 없다) 그리곤 실패한다.

연락이 오면 나는 항상 받고 답장을 한다. 나의 연락에 상대방의 응답이 없을 때 내가 느꼈던 서운함을 기억하기에 다른 사람을 서운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늘 그렇게 한다. 그러니 애당초 밀고 당기기는 나에게 불가능한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서로가 호감을 가지고 밀고 당기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연락이 오고가고,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일테고, 예전 여자친구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직은 순수한(?) 이상주의자인 나에게는 ‘작업의 여지’라는 것이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성의 마음을 얻는데 ‘A작전’을 쓴 경우와 ‘B작전’을 쓴 경우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의 결과로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나와 또한 그렇게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그녀, 그렇게 두 사람 자체가 사랑의 성패를 결정하는 변수였으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나도 점차 깨닫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밀고 당기기’와 같은 인위적인 행동이 상대에 대한 배려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하고 있다. 특히나 서로에 대한 마음의 무게가 다를 경우에 말이다.

이 나이 되도록 연애경험이 별로 없는 탓에,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레벨1의 케릭터가 된 기분이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경험치를 올려 랩업하자. 랩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