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시작하다

금전적인 문제로 혹은 의지부족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피아노 배우기를 드디어 오늘 시작했다. 어제는 용호형과 함께 창범이가 소개해준 피아노 학원에 알아보러 다녀왔고 본격적인 레슨은 오늘부터 시작!

선생님이 무엇을 연주하고 싶냐고 물으시길래 이루마나 이사오 사사키등이 작곡한 뉴에이지곡들을 연주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래서 클래식이 아닌 재즈피아노, 반주과정으로 배우게 되었다. 연구소와 같은 건물의 피아노 학원은 일주일에 2번 레슨에 연습할 때도 돈을 받는 반면에 내가 다니고 있는 곳은 매일 오면 매일 연습할 수 있고 레슨도 해주신다고 하셔서 저녁시간에 걷기 운동을 겸하여 다녀올 생각이다.

어렸을 때 체르니 100번까지 때고 30번을 조금 하다 말았지만 요즘에 악보를 보면 너무 어려워 보여서 손도 댈 수 없는 지경이라 두려움이 앞섰다. 특히나 머리는 하나인데 두 손으로 연주한다는게 참으로 신기하다는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실제로 연주해보니 걱정도 팔자가 아니였다. 

성인이 된 후 나의 첫 연습곡은 “조개껍질 묶어”. 왼손 반주가 4, 5개 패턴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왼손이 움직이면 오른손이 따라가고, 오른손이 움직이면 왼손이 따라가는 삽질이 반복되었다. 왼쪽을 신경쓰다보면 오른쪽이 틀리고, 오른쪽을 신경쓰다보면 왼쪽이 틀렸다. 그래도 연습이 계속될수록 왼손의 패턴이 익숙해지면서 실수는 점점 줄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어렸을 때 배운 것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익숙해졌다. 애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이라서 내가 어설프게 연습하고 있는데 꼬마애들이 지나가면 식은 땀이 삐질삐질나면서 되던 것도 잘 안되니 난감하기도 하였으나 그도 몇번 반복되니 면역이 되어 나중에는 뻔뻔해 질 수 있었다.

오늘은 아주 위태위태하게 “조개껍질 묶어”를 끝까지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연습하고 시간이 다 되어 서둘러 회사로 돌아왔다.  별 것 아닌 동요(?)인데도, 아주 어설픈 연주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연주하면서 들으니 즐거움이 더하였다. 언젠가 이루마의 Chaconne를 감미롭게 연주할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배우고 노력할 것이다.

대한민국 개조론

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지음/돌베개

보건복지부 장관을 그만두고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유시민의원이 25일만에 썼다는 책이다. 그가 집필한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를 읽으면서부터 현실사회의 부조리와 몰상식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그의 책은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었다.

유시민 의원은 이 책에서 대한민국이 선진통상국가이자 사회투자국가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급격하게 노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국가 경쟁력을 재고하기 위해서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단순히 보조해주는 낡은 복지국가의 역할을 뛰어넘어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초반부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제시한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때 이미 불균형적 수출 주도형 경제 정책을 체택하여 지금까지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 흐름을 돌이킬 수 없다는 의견에 많은 공감이 갔다. 그러한 흐름을 받아 들이고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읍소한다. 좌빨이라는 욕을 먹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세력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선도적으로 FTA를 추진하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반부 이후에는 보건복지분야에 대한 문제점과 자신의 정책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정치나 사회 분야에 대한 내용을 기대했기에 조금 아쉬웠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등소평의 흑묘론 백묘론을 떠올리게 하는 견해를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이 진보적인가 보수적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이미 그의 저서 “Why Not?”에서 자유주의자임을 자처했던 그답게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시민 의원은 민주화 시대에는 국민이 왕이며 자신과 같은 사람을 신하라고 전제한 뒤 남명 조식 선생님의 단성소에 빗대어 국민에게 읍소한다. 이 책으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각오를 하면서 ……

“국민은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그의 견해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거대한 보수언론에 의해 국민의 총기가 흐려지는 상황인 경우에 더더욱 국민은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공은 공이요 과는 과다. 참여정부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의 비난의 근거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접해온 언론의 입김에 있는 경우가 많다.

몇 십년을 내다보는 건실한 정책을 보수세력의 비열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착착 추진해온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계승하는 세력에게 우리나라를 맡길 것인지, 추진하는데 몇 조가 필요한 정책을 남발하면서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고 기본적인 인격조차 갖추지 못한 의원들로 가득한 세력에게 우리나라를 맡길 것인지는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다.

40분 시간주

월요일 팀회식, 수요일 실회식으로 달리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한주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회식자리에서 피할 수 없는 술로 인한 컨디션 난조와 체중 증가를 어디에 하소연 할 것인가? 어제는 반드시 뛰어야 하는 날인데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내렸으나 다행히도 퇴근 할 때 즈음에는 가랑비만 내리고 있어 달릴 수 있었다.

‘기분도 우울한 하루였는데, 비까지 맞으면서 꼭 뛰어야 해? 어제 술 마셔서 피곤하잖아!’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두어달 후에 뛰게 될 길고 긴 하프 마라톤의 레이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난 쉽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운동을 해서 좀더 준수한(?) 외모를 갖추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어느때 보다 큰 요즘이기도 하고.

그리하여 사택에 도착하자마자 일절의 망설임 없이 팻다운 한병 원샷하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길을 나섰다. 요즈음에는 계속 30분 시간주를 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숨이 차는 것은 없지만 다리가 피곤한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이번주는 40분 시간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 스탑워치를 켜고 겸손한 마음을 지닌체 의식적으로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거리는 신경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속도가 빨라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이어폰으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에 집중하며 달리기를 즐겼다. 아이팟 셔플이 골라주는 음악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다.

금세 20분이 지나고 반환점을 돌았다. 30분 시간주를 빠르게 달릴 때와 거리는 별 차이 없었고, 천천히 뛰어서 그런지 몸 상태는 훨씬 양호했다. 1시간 시간주도 당장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마지막 40분을 다 뛰어냈을 때에도 평소 30분을 뛸때보다 더 힘이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직한 운동인 달리기를 할 때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속도를 줄이고 체력을 향상 시키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서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40분 시간주를 무난히 완주함으로써 이번주의 달리기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하였지만 두번의 회식과 한번의 저녁 약속으로 인하여 체중은 제자리다. 하지만 확실히 몸은 점점 발란스를 찾아가고 있어 뛰는 것이 자연스럽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다음주에는 79kg으로 뺄 수 있을 듯.

항상 달리기가 주는 최고의 기쁨은 목표한 만큼을 쉬지 않고 뛰어냈을 때의 성취감! 그 때 얻는 자신감!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

누구나 홀로 선 나무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조정래 지음/문학동네

누군가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을 묻는 다면 나는 서슴 없이 조정래, 안철수 두 사람을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다른 책을 읽다가 조정래 선생님의 수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수필을 찾고, 그의 수필을 읽는 시간은 나에게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였다.

보통 사람들은 <태백산맥>을 먼저 접하게 되는데 반하여 나는 <아리랑>을 먼저 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언어영역에 취약했던 나는 문학작품을 접할 요량으로 아버지가 읽으시던 <아리랑>을 읽기 시작했고 방학이 끝날 무렵 마지막 12권을 덮었다. 그리고 나는 조정래의 팬이 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아리랑>을 두달만에 완독한 이후로 읽기 속도가 현저히 향상되어 언어영역 점수가 20점 이상 상승했다.) 그 후 고등학교생 일 때 <태백산맥>까지 다 읽고 대학생때 <한강>을 다 읽었던 것 같다. 그 뒤로 간간히 출간되었던 <인간연습>이나 <오 하느님> 역시 모두 읽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것은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이 책은 조정래 선생님의 인생관, 문학관, 사회관이 잘 나타나있다. 왜 문학을 하는가 어떻게 <태백산맥>등의 대하소설을 쓰게 되었는가에 대한 그의 생각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그는 대하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발로 뛰었다. 전 세계를 몇 바퀴 돌아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철저히 파헤쳤고 민족의 슬픔을 절절히 함께 했으며 그 것을 소설에 풀어내면서 모진 고초를 겪기도 하였다. (그는 지금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의 작가 정신은 다음 글에 잘 나타나있다.

“진정한 작가란 그 어느 시대, 그 어떤 정권하고도 불화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모든 권력이란 오류를 저지르게 돼 있고 진정한 작가는 그 오류들을 파헤치며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정치성과는 전혀 관계없이 진보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으며, 그러나 진보성을 띤 정치세력이 배태하는 오류까지도 직시하고 밝혀내야 하기 때문에 작가는 끝없는 불화 속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작가정신을 고수하기 위해 그는 스스로를 글감옥에 가두고 평생을 작품에 바쳤다. 그가 쓴 원고지를 쌓아 올리면 키의 3배를 넘는다고 한다. 지금 내게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이 있다면 꼭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지만, 창원집에 있어 후일로 미룰 수 밖에 없음이 아쉽다. 나는 역사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 우리가 그의 소설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도 꼭 읽어주었으면 한다. 빨갱이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 그 때 처럼.

daybreaker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

덧글로 달기에 주절주절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 합니다. ^^;

Q.  [30분][30분][30분][30분] 이렇게 쓰신 건 그 주에 30분씩 4일 달리기 연습을 한다..는 뜻인가요? 보통 달리기
하실 때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하는지(러닝머신이라면) 궁금합니다. 그 외에 식이요법(?)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A. 맞아요. 30분은 쉼 없이 뛰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구요, 실제로는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당 탄천까지 걸어서 왕복하는 시간 20분 정도가 더해집니다.

식이요법은 별달리 하는게 없구요, 회사 식당밥은 빠짐없이 열심히 먹어요. ^^; 그 대신 다른 것은 일체 입에 대지 않죠.
그런데 사회생활하다보니 회식은 피할 수가 없네요. 나름 자제를 하겠지만 그래도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드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포만감을 일찍 느끼게 되고 소화가 잘 되서 살이 찌지 않죠. ^^

다이어트에 대해서 한가지 팁을 드리면 저의 경우의 달리기 직전 팻다운 한병을 쭉 들이킵니다. 체지방 분해에 탁월한 효과가 있거든요. 작년 대학원에 있을때 30병 마시고 두어달 사이에 83kg에서 72kg까지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시간주의 경우에는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속도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좀 빨리 뛰는 편인지,
요즘 30분 시간주로 달리는 거리를 측정해보니 6km가 넘네요(분당 중앙공원 부근에서 정자역 조금 넘어까지). 러닝머신으로
생각하면 12km/h로 달리는 꼴인데 실제 러닝머신에서 저 속도 놓고 30분 뛰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뛰면 흥이
나는지 몰라도 빨리 뛰는게 가능하더라구요.

대전에 있을때 주로 뛰던 코스를 말씀 드리면 동측 쪽문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쭉 달리다보면 삼거리가 나와요. 거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ETRI죠. 아무튼 거기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5km가 조금 안됩니다. 그 코스를 23분에서 25분사이에 뛰었던 것
같습니다. 우회전해서 ETRI와 엑스포를 지나 다시 동측 쪽문으로 돌아오면(상당한 경사를 포함한 약 7km 코스) 40분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분당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저의 달리기 코스를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