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 후에

항상 그랬다. 시험기간에는 왜 그리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지. 별별 시덥잖은 게임에 빠지기도 하고 평소에 안읽던 책은 왜 그리도 재밌던지.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디펜스를 앞둔 석사동기들은 “디펜스가 끝나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이것저것 꿈꾸고 있을 것 같다. 사실 절대적인 시간이야 꿈꾸고 있는 이것저것을 해볼 수 있겠으나 상대적인 마음의 여유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정확히 일주일 후 이 시간이면 해방 될 수 있을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며 계속 꿈꾸는 수 밖에. 

개인적인 공간에 생각나는데로 디펜스 끝나고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을 정리해왔다.

해야할 일

개발자가 되기 위한 준비운동으로써 세벌식을 열심히 연습해서 300타를 완성하는 것과 루비등의 스크립트 언어를 한가지 익히는 것,  그리고 junit을 이용한 유닛테스트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클립스 플러그인 개발 강좌를 마무리하고 VICODE의 개발자, 사용자 메뉴얼을 작성하자. 여력이 남으면 VICODE를 소개하는 웹페이지도 만들어야겠다.

스케일링도 한번 해야하고 가끔 통증을 몰고오는 이미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사랑니도 뽑아야 한다. 아! 그리고 친구, 학과사무실 왕언니, 후배가 권고한대로 점을 빼게 될지도 모르겠다. 입사 하기 전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듯.

하고 싶은 일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라는 책을 구해서 읽고 싶다. 이 책 인터넷에서 절판인데 오프라인 서점에서 발품을 팔면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100권의 책을 읽겠다고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 80권정도 읽은 것 같다. 100권을 채우기는 힘들겠지만 디펜스 후에 도서관에 칩거(?)하며 하루에 한권 이상의 책을 읽고 싶다. 은정이와 지연누나와 디펜스 끝나면 도서관에서 종일 책읽기로 했는데 그 날이 오기를.

요즈음에는 체중계에 올라서기가 두렵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이 추운날씨에 밖에서 뛸 수도 없어 일주일에 한번 볼링치는게 전부다. 게다가 이럴때일수록 잘먹어야 한다는 자가 합리화된 의무감을 충실히(?) 따라왔다. 다행히 작년의 꾸준한 달리기로 균형 잡힌 몸의 발란스가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날렵한 그 때로 돌아가련다. 팻다운 30병과 절제의 미덕(?)과 꾸준한 달리기와 함께라면 언제나 다이어트는 가능하다.

Conclusion and Future Direction

그러나 오늘은 오늘의 일에만 집중하자. 내일은 디펜스 리허설.

각설탕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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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전 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 차가운 머리가 지배하는 요즘 나에게 따뜻한 감성이 살아있다는 걸 알게해주었다. 영화평을 살펴보면 “끝부분에서 약간의 감동”, “눈물이 나지 않았다”는 등의 평가가 종종 보이는데, 나는 영화시작에 천둥이 엄마 장군이가 숨을 거둘 때 부터 울기 시작했다. 임수정이 아니였다면 누가 저 역할을 저렇게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가 훌륭했고 동물과의 정서적인 교감을 잘 표현해주었다. 아마도 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10년 넘게 가족과 같이 함께 지내온 반려동물을 보내야 할 때의 슬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더더욱 알 수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23살이던 2년전 12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마샤”를 보냈던 기억이 떠올라서 더욱 슬펐고 그리웠다. 나이가 들고 때가 묻더라도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간직하고 싶다.

장정일의 공부

장정일의 공부
장정일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자신의 이름 석자에 당당히 공부를 더한 책의 제목은 나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독후감이다. 저자의 광범위한 독서의 결과인 독후감을 읽고 그 내용을 다룰 엄두가 나지 않아 간략히 느낀바로 독후감을 대산 할까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하여 너무나도 무지한 자신을 발견하고는 견딜 수 없어 공부를 시작했다. 최근 인문학 서적을 접하면서 왜 인문학에 대한 독서가 독서의 참맛을 알게 해주는지를 깨닫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서 말해주기 때문. 인문학 서적을 읽으면서 –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총량이 얼마나 보잘 것 없었던 것인가를 인지하게 되었다. 생소한 어휘를 만나 수없이 국어사전을 뒤졌고 생소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 수없이 백과사전을 뒤졌다. 

사실 이 책은 무지렁뱅이인 나로서는 읽기가 어려웠다.  덕분에 이 책의 정수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다양한 분야에 스스로의 공부를 끊임없이 진행시켜나가는 저자의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아직까지는 책의 내용을 필터링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를 반성하게 했다. 저자는 분명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사유를 통해 책의 내용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용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가위눌림

어제밤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두렵기는 커녕 나는 가위눌림을 즐기고 있었다. 한창 꿈을 꾸던 중 –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 가위에 눌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안 움직였다. 흥미진진했다. 이번엔 몸을 일으켜 보았으나 여전히 실패. 귀신이 나타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소리를 질러 보았으나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자 상당한 답답증이 몰려왔으나 두렵진 않았다. 지금의 이 상태가 가위눌림이며 곧 괜찮아 질 것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가위눌림은 풀렸다.

생전 이런일이 없없는데 다가오는 석사디펜스가 나를 옥죄어 오나보다. 아 소심한 영혼이여!

세벌식으로


논문을 완성한 지금 오래전 부터 꿈뀌오던 세벌식으로 바꾸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글도 삼천빡을 하는 심정으로 힘들게 쓰고 있다. 이제 삼일차. 차라리 이제는 완전히 두벌식을 잊고 싶다. 평생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는 운명, 입사하기 전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미련해 보이더라도 노력하면 된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보자!

세벌식 쓰시는 분들 정말 좋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