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초콜릿


독일의 대표적인 청소년문학 작가 미리암 프레슬러의 초기 작품으로, 지독한 열등감에 빠져 있던 소녀의 자아찾기를 그려낸 성장 소설이다. 추천목록에 있는 책이였고, 리뷰가 좋아서 구입했는데 내용이 동화처럼 쉽고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주인공인 에바는 매우 뚱뚱한 소녀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 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로 부터 소외당하고 상처받는 일을 피하려고 스스로 먼저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미헬이라는 남자친구와 프란치스카란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열등감에 빠진 한 소녀의 심리가 너무나 섬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열등감을 벗어나가면서 자신을 찾아 행복해지는 과정은 읽는 동안 나를 즐겁게 했다.

솔직히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나 역시 어렸을 때 부터 매우 뚱뚱했고, 그래서 늘 자신 없었고 열등감을 가지고 지냈다. 처음으로 여자를 좋아했을 때도, 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에 고백한번 못해봤던 나였으니까! 그런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지금도 여자 앞에서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

언젠가 비곗살이 햇살에 녹아 역겹고 악취 나는 기름투성이 액체가 되어 배수구로 흘러가 사라져버린다면 에바만이, 또 다른 에바만이, 발랄하고 쾌활한 진짜 에바만이 남게 될 것이다. 오직 행복한 에바만이.

에바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뚱뚱한 가슴과 뚱뚱한 배, 뚱뚱한 다리를 가진 뚱뚱한 소녀가 보였다. 하지만 정말로 그 소녀는 못생겨 보이지 않았다. 약간 눈에 띄긴 하지만, 그렇긴 하지만 못생기진 않았다. 에바는 뚱뚱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뚱뚱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람도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었다. 대체 아름답다는 건 무엇일까? 패션잡지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생긴 여자들만이 아름다운 것일까? 다리가 긴, 날씬한, 매력적인, 가느다란, 우아한…… 이런 낱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옛 거장들의 그림 속에 나오는 통통하고, 풍만하고, 살진 여인들을 생각하자 에바는 웃음이 나왔다. 에바는 웃었다. 거울 속의 소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그때 그 일이 일어났다. 지방은 녹아내리지 않았다. 에바가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녹아내린 지방이 악취를 풍기며 배수구로 흘러들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에바는 갑자기, 자신이 원했던 에바가 되어 있었다. 에바는 웃었다.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열등감에서 벗어난 에바가 자기 자신을 찾는 마지막이 감동적이였다!

 

마흔으로 산다는 것


이 책은 오래전에 “대한민국 아버지”라는 책을 구입했을 때, 마치 마트에서 과자 세봉지 사면 보너스로 하나 더 붙어 있는 초콜렛처럼 함께 받았던 것이다. 제목이 그다지 나에게 어울리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시대 40대의 단상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읽기 시작했다.

– 낀세대
– 어정쩡한 세대
– 진화와 도태 사이에 있는 세대
– 마지막 주산 세대이면서 첫 번째 컴맹세대
– 민주를 말하며 몸에 밴 군사 문화를 다 씻어내지 못하는 세대
–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첫 세대
– 조기은퇴 대상자에 속하는 세대

이 책의 서문에서 말하고 있는 “대한민국 40대 그들은 누구인가?” 에서 묘사한 우리시대의 40대의 모습이다. 책을 읽어나가며 우리시대의 40대는 대한민국 사회가 급격히 변화해 나가며 그 변화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세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삶의 지침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내 나이 스물 다섯, 마흔이 되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남았고 정신없이 달려 나역시 마흔이 되었을 때, 이룬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얼마나 쓸쓸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나는 이 책이 원하는 독자는 아니였으나 어느정도 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삶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빠르게 읽는다고 그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

그리고 아주 조금은 오십대를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다 …

호밀밭의 파수꾼


대전에 처음 와서 기숙사에 막 들어왔을 3월에 구입했던 책인데, 이제서야 다 읽었다 ^^;; 솔직히 중반정도까지 읽으면서 “이게 무슨 문학작품인가?” 하는 의문을 계속 지녔는데 … 아직도 그 의미가 명쾌하진 않지만 …

대충 요약하자면, 펜시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한 소년이 집에 돌아가기까지 방황했던 몇 일을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느낀 것은 가식적인 사회와 그 것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년의 거부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것이 적나라한 문체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특히 목사라는 인간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모두 목사가 잇었는데 모두들 설교를 할 때마다 억지로 꾸민 거룩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설교가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읽다보면 대체 왜 제목이 호밀밭의 파수꾼인가에 대해서도 궁금할 수 밖에 없다. 후반부에 가면 그 이야기를 잠깐 언급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그 어떤 거짓도 가식도 필요없는 직업이라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멀리 도망가서 주유소에서 벙어리로 지내면서 살고 싶다는 소년의 바램도 이와 일맥상통하게 보인다. 좀 더 많은 책을 읽고 안목이 생기면 더 많이 생각하고 느낄 수 있겠지!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대전 지하철 개통

지난 금요일 서울을 향하는 길에, 새롭게 개통한 대전 지하철을 이용해보기로 마음먹었고 실천에 옮겼다. 학교에서 대전역까지 택시를 이용하는 대신 대전청사 지하철역에서 내렸다. 개통한지 엊그제라 그런지 매우 깨끗했다. 처음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우왕자왕 하는 모습도 좋아(?)보였고, 무엇보다 서울과 다른 플라스틱 토큰이 신선했다. 전철의 폭은 서울 지하철의 4분의 3정도 되는 것 같고 거의 직선으로만 가서 그런지 승차감이 매우 좋았다. 승객도 많았는데 다들 그냥 한번 타보러 나온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았다. 앞으로는 대전 지하철을 이용해 4500원 정도로 대전역을 갈 수 있겠다.

BOONI


지난주에 예정되었던 CAVE 스터디의 발표를 어제 할 수 있었다. OCAML로 짜여진 소스가 복잡하고 익숙치 않아서 지난주 종이에다가 메모를 해 두었던 것 같은데 일주일 동안 안보고 있다가 준비 없이 발표를 감행한 나의 용기(?)가 문제였다. 부분부분 버벅이지 않을 수 없었다 ^^;

발표의 제목은 BOONI 이다. 뜻은 말 그대로 버퍼오버런 디텍터 구현!

BOON 이라는 기존의 버퍼오버런 디텍터가 존재하고, 이의 이론적 바탕이 되는 논문이 있다. 우리의 시작은 단순히 이 아이디어를 가져와 분석기 만들어 보자는 것 이였다. 따라서 마지막 I 가 Imitation 이기도 했다. 우리의 스터디는 C언어 대상의 분석을 도와주는 일종의 Framework라고 할 수 있는 CIL을 사용해보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는 작업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Point-to Analysis를 추가한다던가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 기여하고 실험결과를 비교하면 논문거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CIL과 OCAML모두 경험이 없었고 잘 몰랐는데,
redragon군의 상당한 도움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 심심한 고마움을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