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29 GV70 1,000 km 주행 후기

출고 후 한 달 1,000 km 주행으로 차에 대한 파악이 어느정도 끝난 것 같아 후기를 남겨 본다. 이제는 차에 100% 적응해서 편안하게 운행할 수 있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7점 정도다.

인포테인먼트

인포테인먼트의 편의성, 심미성 모두 만족스럽다. 예쁘고,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멜론앱은 차에서 조작하기에도 보기에도 좋게 잘 만들었는데, 믹스업 기능이나 추천 플레이리스트 등을 활용할 수 없어 결국은 애플 카플레이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정숙성

정말 조용해서 운전 피로도가 적다. 너무 조용한 나머지 엔진 소리, 에어컨 소리, 에르고 모션 시트 스트레칭 기능 작동 소리가 도드라진다.

엔진 소리가 고급스럽지 않다는 점은 살짝 아쉽다. 다행히 정속 주행 중에는 엔진 소리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는다.

잡소리가 1도 없다. 선루프를 장착하지 않은 것도, 틴팅을 하지 않은 이유도 잡소리 때문이었다. 틴팅하는 과정에서 도어 트림을 탈거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 부품이 부러지거나 조립이 잘못되어서 잡소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에 무언가 떠는 소리가 들려서 뽑기 실패, 잡소리 당첨이구나 싶었는데, 소지품에서 나는 소리였다. 잡소리를 정확히 확인하려면 소지품 없이 타봐야 한다.

승차감

심하게 울퉁불퉁한 구간에선 SUV라서 어쩔 수 없이 뒤뚱거리긴 하지만, 평범한 과속방지턱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도로에서 느껴지는 승차감은 정말 부드럽다. 매번 감탄이 나올 정도. 구름 위를 달리는 것 같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시야

GV70의 높이는 세단과 SUV의 중간쯤인데도 세단 대비 시야가 좋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다시 세단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승차감까지 고려한다면 계속 제네시스 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출력

3,000 km까지는 길들이기를 위해 2,000 rpm 이하에서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지 않고 느긋하게 운전하고 있다. 2,000 rpm 이하에서도 여유로운 출력이 나와서 운전이 편하다.

연비

장거리 여행 없이 어린이집 등하원, 출퇴근에만 주로 이용하는 주행 패턴 기준 평균 연비는 9.x 정도로 320i 보다 1.x 낮다. 공차중량, 배기량, 마력, 휠 크기 차이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고속도로 막히는 구간에서 30 km/h 정도의 속도로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 스마트 크루즈 연비가 의외로 괜찮았다. 9~10 정도를 유지해주었다.

100km 이상의 장거리를 운행한다면 연비가 어떻게 나올지 참 궁금하다. 320i로 수원에서 강릉에 갔을 때는 18까지 나왔다.

노틴팅

처음에는 틴팅되지 않은 차를 타는 게 괜히 어색했는데 한 달도 안 되어서 완전히 적응했다.

안이 잘 보인다고 해서 운전자든 보행자든 쳐다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들 스마트폰 본다고 바쁘다.

밤 운전할 때 잘 보여서 좋고, 낮에도 딱히 눈 부시거나 더워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주변 차들이 투명한 창문을 통해서 주변 교통 상황을 인지할 수 있어서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내년 여름을 지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노틴팅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반자율 주행

고속도로 운전의 대부분을 차에게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반자율 주행의 완성도는 높다. 전방을 주시한 상태로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주의하면서 주기적으로 핸들을 쓰다듬어 주면 된다.

과속 카메라 근처에서 일시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기능도 잘 동작한다. 장거리 여행갈 때 정말 편할 것 같다.

차선을 바꿔주는 기능도 한 번씩 활용한다.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많이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차폭

적응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차폭(1,910 mm)이다. 주행은 괜찮은데 주차가 어려웠다. 320i보다 10 cm 넓어서 더 바짝 기둥에 붙여야 한다. 이제는 적응해서 주행도 주차도 어렵지 않다.

2024년 43주 달리기

예전엔 잠을 줄여서라도 달렸는데, 잘 자는걸 1순위로 둔 후로는 달릴 시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이번주에도 25km를 채우진 못했지만 그래도 지난주보단 많이 올라왔다. 애썼다.

일요일 밤 10km 달리기는 1시간 내 완주에 성공했다. 카본화를 신고 달렸더니 확실히 고관절, 무릎, 발목에 피로가 느껴졌다. 이대로 하프는 못뛰겠구나 싶었다.

카본화로 부하를 주고 쿠션화로 회복하고 … 반복하다보면 좋아지지 않읕까 싶다.

달리면서 다음 목표를 생각했다. 그것은 내년 3월 서울마라톤에서 47분대를 기록하는 것이다. 목표를 높게 잡아야 특별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2024년 42주 달리기

지난주 일요일 하프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월~목을 쉬었다. 더 빨리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오른쪽 발바닥 물집의 통증이 심해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1080은 다 좋은데 열감이 좀 아쉽다. 10km 이상을 달리면 꼭 물집이 잡힌다.)

다음 대회는 내년 3월 서울마라톤 10km다. 까마득히 멀어서 다음 대회는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따라서 대회 준비모드가 아닌 일상의 달리기를 이어 나가야 한다. 다음주부터는 일상의 달리기로 주 마일리지 25km를 채워볼 생각이다.

하프마라톤 완주를 통해 21km 정도는 뛰어도 좋을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있다는 사실이 자신감을 준다. 부상에 대한 우려 대신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월 마일리지 100km 이상을 달려볼 수 있을 것 같다.

241013 SEOUL RACE 하프

지난주 토요일 밤 18km를 달리면서 쓸수 없게 된 오른쪽 발목 상태가 어제 밤까지 호전되지 않아서 어쩌면 완주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밤 두 가지 선택이 완주를 가능하게 했다. 첫 번째 선택은 발목에 파스를 붙이고 잠들었고, 아침에 새 파스를 붙이고 레이스에 임했다. 두 번째 선택은 대회에서 카본화 SC트레이너 대신 쿠션화 1080을 신었다.

고민 끝에 코로스 시계의 가상 페이서 기능에 2시간 15분, 평균 페이스 623을 목표로 설정하고 출발했다. 발목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는 데에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나도 모르게 페이스가 빨라질 때마다 보폭이 커질 때 마다, 속도를 늦추기를 반복했다.

초반에 광화문, 경복궁을 지나 청와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제외하곤 오르막길이 없었다. 그마저도 짧고 완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발목을 쓰지 않기 위해서, 지면접촉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

PB 맛집이라 불릴만 했다. 경사가 거의 없고, 주로는 정체없이 쾌적했다. 다만 스펀지를 나누어주는 구간이 짧아서 이용하기 힘들었던 점은 아쉽다.

대회에서 하프를 처음 뛰어보니 ’10km까지는 그냥 깔고 가는 거구나, 여기서부터 시작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10km를 이렇게 편안하게 달려온 자신에게 조금 놀라기도 했다. 21km를 달릴 결심을 하고 있어서 그랬을까?

14km 지점에서 처음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15km 지점에서 바나나를 1/4 정도 먹었고, 17km 지점에서 에너지젤을 먹었다. 이때부터는 꽤 힘들었지만, 내 이름을 부르며 응원해주신 분들의 호의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결승지점에 당황하며, 2시간 5분 22초로 피니쉬. 대단한 기록도 아니고, 정신력을 바닥까지 끌어다 쓴 최선의 레이스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성실한 레이스였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달리는 것이 내가 꿈꾸는 레이스였고, 2시간의 긴 여정을 머릿속에 그렸던대로 이끌었기 때문에 오늘의 레이스에 만족한다.

그렇게 하프 주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