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메버릭

영화를 볼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탑건: 메버릭>은 영화관에서 보지 않으면 자꾸 머리속에 남아 있을 것 같아서, CGV 광교에서 조조로 보고 왔다.

감동과 동기부여를 기대했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에너지를 허비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을 못한다고 느끼는데, 명대사 하나를 마음속에 새겨본다.

“Don’t think, just do!”

루스터 역을 맡은 마일즈 텔러를 나는 <위플레시>보다 <블리드 포 디스>로 기억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마지막에 인터뷰를 담고 있다.

권투 없이 살 수 없었던 비니에게 권투는 곧 그 자신이었고, 비행 없이 살 수 없었던 피트에서 비행은 곧 자신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의 일부가 되어 더 높은 경지에 이르고자 했다.

진정한 만족감과 끊임없는 동기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삶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 지나온 삶에 만족할 수 있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내가 사랑하는 것을 따라갈 것이다.

어린이 뮤지컬

“어린이 뮤지컬”이란 장르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4편을 보았고 2편이 예약되어 있다.

  • 1/8 시크릿쥬쥬 별의여신 뮤지컬 시즌2
  • 5/5 콩순이 뮤지컬 시즌2 <우리들 음악회>
  • 6/4 <인어공주>
  • 6/12 엄마까투리 <마트에 간 꽁지>
  • 6/25 <핑크퐁과 아기상어의 월드투어쇼>
  • 7/3 캐치! 티니핑 <프린세스 다이어리>

좋은 자리를 예약하려면 정성이 필요하다. 광교호수공원 옆 도로 현수막을 통해서 공연 소식을 빠르게 접하면 좋은 자리를 예약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대비해서 주기적으로 네이버에서 “수원 어린이 뮤지컬”, “용인 어린이 뮤지컬”로 검색해본다.

아이가 정말 보고 싶어하는 공연인데 자리가 없는 경우에도 포기란 없다. 무료로 환불 가능한 기한 근처에 수시로 확인해보면 취소된 좋은 자리를 구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어린이 뮤지컬을 보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나의 몫이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즐겁게 공연을 관람하는 아이를 옆에서 바라보는 것은 큰 기쁨이다. 우리가 공연에 다녀오는 사이 아내는 3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다.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다.

주말에 공연을 보고온 아이는 월요일에 어린이집에 가서 뮤지컬을 재밌게 보았다고 선생님과 친구들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것이다.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고, 공연도 그 중 하나다. 엄마 아빠도 같이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을 같이 다닐 수 있는 날도 언젠간 오겠지?

범죄도시2

토요일 아침 코감기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도서관에 갈 의지가 전혀 생기지 않아서, CGV 광교에서 조조영화로 <범죄도시2>를 보고 왔다.

재밌었다. 그게 끝.

남는 게 없어서 <브로커>를 볼 껄 그랬나 살짝 후회했다.

한편으론, 킬링타임 영화 한 편 맘편히 못 보는 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육아 일기

50개월 차에 접어든 아이는 이제 한글을 제법 잘 읽는다.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한글의 70~80%는 읽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함께 책을 보며 한글을 읽고, 쓰고 유아 학습지를 푸는 시간이 늘었다. 가르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더 즐거워지고 있다.

욕심이 많고 만족지연을 할 줄 아는 아이는 커서 공부를 잘 하게 될 것 같다. 억지로 공부를 시킬 생각은 없지만, 공부를 잘 하면 뭐가 좋은지,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알려주려 한다.

아이가 나의 이야기를 듣게 만드려면 내 삶이 내가 말하는 바와 일치해야 한다. 아이 눈에 아빠는 주말, 공휴일 아침마다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는 사람이다. 아빠가 공부하는 이유도 가끔 설명해준다. 아빠가 하는 일을 좀 더 멋지게 재밌게 하기 위해서라고.

아이가 만 4세가 되니 다시 내 삶을 다시 찾아갈 수 있는 여유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내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육아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의 하루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듣는 곡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정승환이 부른 노래 <보통의 하루>.

보통의 하루가 고단하게 느껴질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는다. <나의 아저씨>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면서,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면서.

오전 5시에 시작되는 나의 하루는 일, 육아, 가사를 거쳐 오후 10시 30분에 끝난다. 이쯤이면 에너지가 거의 바닥에 가까워서, 책상에 앉을 엄두도 나지 않을 때가 많다. 겨우 책상에 앉아도 집중하기가 어렵다. 집중이 안되니 시간이 늘어진다. 내일의 컨디션을 걱정하며 마음이 급해진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서, 다음주부터 패턴을 바꿔보기로 했다. 새벽에 일어나 자기계발을 하고 어린이집 등원 후 출근하는 것으로.

5시 30분에 책상에 앉을 수 있다면 아이가 일어나는 시간까지 2시간 30분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일은 조금 피곤해도 의무감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아쉽다. 아빠가 해주는 저녁밥을 먹는 것도 아이에겐 좋은 추억이 될텐데. (아이는 가끔 나를 ‘요리왕자’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