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면서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처음에는 그들이 나보다 나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재능은 그저 평범한 수준 혹은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했으니까.
선천적 재능으로 신화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경쟁에서 면제받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된다.
시간을 두고 그들을 관찰했을 때,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나보다 뛰어난 그들이 지금 나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내가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나보다 더 어려운 수준의 공부를 소화하면서 노력했었다는 것을.
내가 말하는 열정은 단순히 관심 있는 일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동일한 최상위 목표에 변함없이 성실하고 꾸준하게 관심을 둔다는 의미다.
그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환경적인 영향도 없진 않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이 고민한 것은 하나의 최상위 목표에 대한 것이다. 평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는 하나의 최상위 목표가 없다면, 서로 방향이 다른 하위 목표들은 단발성에 그치기 쉽다.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나에게 최상위 목표가 무엇일까 스스로 화두를 던졌지만 아직 답을 구하지 못했다. 살아오면서 반드시 이루어하는 절실한 목표를 세웠을 때,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고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릿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상위 목표가 없다보니 단기 목표가 있을 때는 열심히 살다가, 목표를 잃었을 때는 생동감을 잃고 살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내가 면담한 그릿의 전형 대부분이 여러 관심사를 탐색하며 수년을 보냈고, 처음에는 평생의 운명이 될 줄 몰랐던 일이 결국 깨어 있는 매 순간과 종종 잠들었을 때까지 차지하는 일이 됐다고했다.
평생 열정을 지속할 수 있는 최상위 목표를 찾는 일 역시 노력을 요구한다. 안정을 추구하고 호기심이 적은 나에게 더욱이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의식적으로라도 스스로를 가둔 틀을 깨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시야를 넓히고 도전하다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최상위 목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