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
원희룡 지음/꽃삽
나는 달린다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궁리

보수성향을 지닌 정치인 중에 내가 유일하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원희룡의원의 책이다. 사실 이 책은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 당시에 블로그에 독후감을 쓰지 않았던 관계로 두번째 읽은 지금에서야 글을 남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서 독서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원희룡의원도 마라톤 인문서로 유명한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를 읽고 나서 달려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다. 내가 서울에 있을 때 어떤 국회의원이 국회의사당까지 뛰어서 출근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가 바로 원희룡이였다.

책은 마라톤의 경험으로 부터 그가 느낀 것들을 중심으로 그의 과거와 그의 생각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가 더욱 대단한 것은 어렸을 때 사고로 발가락에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마라톤 42.195km를 완주했다고 하면 무조건(?) 그 사람을 존경한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인내가 없이는 절대 성취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회에 나가서 고작(?) 10km를 뛸 때면 나는 항상 풀코스 완주자들을 존경하게 된다. 마라톤은 항상 어김없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원희룡의 속마음’이라는 블로그를 자주 찾게 되었다. 마라톤에 관한 글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말이 가슴을 울렸다.

마라톤이 제게 주는 보상은 바로 “포기하지 않음”에 대한 것 입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신발끈을 묶는 그림과 함께 실려있는 다음과 같은 한 문장이 달려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내가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육체와 정신을 병들지 않게 하려는 본능적인 의지이며 달리는 것이 나를 단련시킬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건강검진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어제 받았다. 물론 건강검진을 받아야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긴 하지만, 내년에 기숙사에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 어제는 졸업사진을 찍는 날이기도 했는데 워낙 프로필 사진과 그룹사진을 찍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기다리는 시간에 정장차림으로 건강검진을 다녀왔다.

대부분의 검사항목이야 이미 많이 받아봐서 별로 흥미가 없지만 모두들 체지방측정에는 관심이 많다.  체지방 측정과 스트레스 검사는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이루어지고 검사결과를 프린트해서 주기 때문에 검사 후에 이를 살펴보고 주변사람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한창 달리기를 해서 살이 빠지고 있던 작년과  간간히 운동을 하는 올해의 결과는 조금(?) 달랐다. 외형적인 변화는 일단 신기하게도 키가 컸다! 177.6cm에서 178.1cm가 되었고 몸무게도 늘어서 75kg에서 78.6kg이 되었다. 체지방률은 17.9%에서 19.3%로 증가했으며 적정체중은 74.6kg이라고 한다. (작년 72.8kg)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벌크의 향상!

지방량을 4kg만 줄이면 바람직한 몸매! 요즘 운동을 꾸준히 안하고 양껏 먹었더니 살이 많이 쪘는데, 새벽에 학원갈 생각하면 밤에 뛰기가 부담스럽다. 쌀쌀한 날씨에 뛰는 기분도 그다지 반갑지 않고. 꾸준히 달리던 작년에는 감기와 소원하게 지냈었는데 최근에는 환절기를 맞아 감기를 달고 산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살찌다

한동안 즐겨입던 청바지를 찾지 않은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나의 몸매는 펑퍼짐한 카고 면바지에 너무나 쉽게 적응해버렸다. 간만에 청바지를 시도하기 위해 어제 저녁 입어보았으나, 종일 앉아 있기에는 불편할 정도였다. 근로자의 날을 기념(?)하여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정은누나는 몸 좋아졌다고 칭찬하셨지만, 속사정은 그렇지가 않았다.

사실 내가 달리기를 꾸준히 할 때는 심리적으로  힘들때다. 달리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효과도 있지만 스스로 약속한 양을 뛰어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보이며 만족을 얻는 효과가 크다.  그런면에서 요즘에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오늘 서울대 하순회 교수님의 프로젝트 관련 발표가 앞으로 나를 충분히 달리게 할 것 같지만.

책읽기에 심취하면서 달리기를 등한시 한 것도 한 요인인 것 같다. 날씨가 추웠던 것도 핑계라 할 수 있을테고. 오늘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이제 달리면 기분좋게 땀흘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개운하게 학교 한바퀴 뛰고 <칼의 노래>를 조금 보다가 잠들어야지.

KAIST 건강달리기

오늘은 2006년 1회 KAIST 건강달리기에 참가했다. 작년 마지막 대회는 겨울에 접어드는 길목에 치뤄졌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참가자수가 40명이 조금 넘었지만, 이번에는 80명 넘게 참가한 것 같다. 여전히 날씨는 작년 그 때 처럼 추웠지만 사람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활기차보였다.

최근 생활 리듬이 약간 깨지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어제 농구로 인해 다리까지 상당히 피곤했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하자마자 다리에 피로가 몰려와 힘든 경주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게다가 출발한지 얼마안되서 왼쪽 신발의 신발끈이 풀려버렸다. 밟으면 걸려넘어질까봐 신경서서 달리다 보니 다리에 피로가 더욱 가중되는 것 같았다. 결국 정문술빌딩 앞에서 잠깐 멈춰서 신발끈을 묶고 다시 출발했다. 이미 좋은 기록을 내는 것은 머리에서 지워버렸지만, 가슴만은 그렇지가 않아서 나도 모르게 빨리 뛰려고 하는 걸 느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오른쪽 신발끈이 풀어져서 나는 다시 멈출수 밖에 없었다. 그순간 의욕을 많이 상실했던 것은 사실이다.

신발끈을 묶고 다시 리듬을 찾아가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내 앞으로 지나갔다. 그 후의 경주는 정말 힘들었다.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몇번씩이나 들었는지 모르겟다. 내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러나 참아내며 달릴 수 밖에 없었다. 당장 그만두고 싶을 때, 앞으로 남은 거리를 상상하는 것은 정말 끔직한 경험이다.

앤들리스 로드로 들어서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던지 하는 류의 생각들. 인생을 살다보면 분명히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나기 마련인데 내가 지금 신발끈 풀어졌다는 핑계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 내 앞에 있는 저 사람을 추월하려는 생각은 버리고 끝까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뛰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결국은 골인 지점을 힘차게 통과할 수 있었고 완주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기록도 작년 대회보다 조금 좋았다. 하지만 평소에 자기관리를 잘 하지 못해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고통스럽게 뛰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대회였다. 달리기에 대한 나의 자만을 잠재워주고 운동을 다시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였다. 그리고 마라톤 풀코스 완주하신 분들을 다시 한번 존경하게됬다.

1시간 LSD 훈련

LSD는 “Long Slow Distance”의 약자로 장거리를 천천히 시간을 두고 달리는 것을 말한다. 이 주법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지구력을 배양하는 것에 적절한 운동이다. 초보자든 수준급 선수든 주자의 기초체력을 쌓기 위해서 매우 효과적인 훈련법이다.


다음 주 일요일, 즉 4월 2일에 있을 “LIG 손해보험 제4회 코리아오픈 마라톤“을 대비하여 피곤한 가운데 1시간 LSD 훈련을 감행했다. 지난 수요일 7km 거리주에 무난히 성공하였으나 오랜 공백 때문인지 불안하여 실전연습을 해야할 것 같았다. 비교적 빠르게 달리게 되는 10km 거리주 보다는 체력을 이전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 1시간 LSD를 선택했다. 토익을 본 후라 상당히 피곤했지만, 대회일까지 오늘 같은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했거니와 실전을 앞두고 다리도 쉴 시간이 필요했기에 다소 추웠지만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11km, 1시간 5분을 뛰었다. 10km를 뛸 때 40분대 후반 ~ 50분대 초반을 기록했던 기억을 되살려 본다면 아마도 태어나서 쉬지 않고 가장 오래 달린 기록이다! 1시간 3분을 뛰어 기숙사 근처를 돌 때, 훤칠한 미녀가 달리고 있었는데 따라가보니(?) 은정양이였다. 잠깐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져 기숙사로 돌아왔다.

만용인지는 몰라도 그 상태에서 한시간은 더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뛰는 도중에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고 기분이 좋았다. 만약 그 상태에서 한시간을 더 뛰었다면 나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겠지! 올해 가을쯤에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날씨 따뜻해지고 본격적으로 훈련하면서 2시간까지 LSD 훈련시간을 늘려봐야겠다. 하지만 아직은 천천히 겸손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