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를 맛보기 위해 묵호항에 다녀왔습니다. 2011년 5월 처음 묵호항을 찾은 이후로 한해도 빠짐없이 묵호항을 찾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3월에 다녀왔으니, 제철에 묵호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토요일 오전에 출발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여자친구가 오후 5시 30분까지 특근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해 계획을 바꾸어 저녁식사는 횡계IC에 있는 대관령 한우타운에서 먹기로 하고 출발했습니다.
늦게 출발한 덕분에 막힘없이 달려 드디어 대관령 한우타운에 도착!
예상외로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가까스로 번호표를 받았는데, 그 후 몇분 뒤에 번호표 배부가 끝났습니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굉장히 우울해질뻔했네요. (오후 9시 30분까지 영업하지만, 오후 8시까지는 도착해야 합니다.)
우리가 고른 부위는 살치살 1++, 꽃등심 1+, 차돌박이 1++ 되겠습니다. 살치살과 차돌박이는 기대이하였고, 꽃등심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꽃등심만 먹게 될 것 같네요.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부지런히 달려 오후 10시 30분이 되어서야 묵호등대펜션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7시 40분에 방안에서 일출을 보고,
잠을 조금 더 청한후 일어나서, 묵호항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짐을 정리하고 나와 묵호 등대를 가볍게 둘러보고난 후 묵호항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대게를 팔고 있는 집이 얼마 안되어 초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막 도착한 배에서 대게를 들여와 크기와 상품성에 따라 분류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관망을 조금 하다가 더 기다릴 수 없어서, 적극적으로 가격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 소쿠리에 10마리씩 넣어서 파는데, 크기에 따라서 5만원, 10만원, 15만원, 20만원짜리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1마리에 만원짜리 대게 5마리를 5만원에 구입했는데 나중에 쪄보니 6마리를 넣어주셨더군요.
2011년 5월에는 러시아산 작은 대게를, 2012년엔 시장 끝나기 직전 죽은 녀석들을 싸게 사먹었으니, 이번에 가장 비싼 돈을 주고 가장 싱싱한 대게를 산 셈이네요.
결론은 돈 들일만 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먹어본 것보다 훨씬 싱싱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확실히 큼직한 녀석들이 먹기도 편하고 식감도 좋더군요. 우리보다 조금 늦게 옆테이블의 자리를 잡으신 어르신들은 한마리에 2만원 이상은 되어 보이는 커다란 대게를 드셨는데 정말 부럽더군요.
대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개장과 살들을 발라내어 비벼먹는 비빔밥입니다. 대게 다리살 먹는 만큼이나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배불리 대게를 맛본 후에 묵호항을 여유있게 둘러 보았습니다.
오징어가 유난히 많이 보이더군요. 회맛을 잘 모르니 항구에 갈때마다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묵호항을 나와 찾은 곳은 묵호등대담화마을 입니다.
날씨가 굉장히 좋아서 경사진 마을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한국의 산토리니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등대불빛아래펜션에서 운영하는 커피샵입니다.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있게 커피를 마셨던 그 순간이 지금 몹시 그립네요.
동해시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촛대바위입니다. 너무 춥고 시간이 늦어서 천천히 둘러보진 못했지만 성난 파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지만 영동고속도로가 막힐것이 뻔하기에 정체가 풀릴 시간을 벌기 위해 주문진 수산시장에서 생선구이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동해시에서 주문진항으로 가는 길은 정말 졸렸습니다. 다행히 잘 참고 달려 주문진 수산시장에 도착! 어디가 맛있는지 잘 몰라서 손님이 가장 많은 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생선구이를 시켜먹었는데 신선해서 그런지 몰라도 수원에서 먹던 그것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특히나 제가 좋아하는 이면수 구이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흡족하게 배를 채운후 본격적으로 쉬지 않고 달려 막힘없이 2시간 30분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컬투쇼 덕분에 돌아오는 길이 졸리지도 지루하지도 않았습니다.
동해여행은 잘 알아보고 가면 늘 큰 만족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푹 쉰 주말 후 월요일보다 이렇게 일상을 떠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여행 후의 월요일이 더욱 활기찬 것을 느낍니다. 계속되는 추위에 여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봄이 애타게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