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날을 맞아 상운이와 함께 대학원 연구실에 다녀왔다. 버스에서 상운이와 이런저런 사회생활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잠깐 잠들었다. 깨어났을 때 버스는 유성 IC를 유유히 통과하고 있었는데, 늘 있었던 일처럼 익숙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교차했다.
학교는 여전히 고요했다. 눈에 띄는 변화라고는 전산과 건물의 형광등을 교체해서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밝은 느낌을 주었다는 것 정도. 내가 머물렀던 2430호의 문을 먼저 두드렸는데 정한형과 윤경누나가 반갑게 맞아 주셨다. 다른 방들을 방문하여 인사를 드린 후 교수님 방에 찾아가서 상운이와 함께 교수님과 담소를 나누었다.
친친에서 교수님과 연구실 식구들과 함께 점심식사로 목살을 먹은 후 연구실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다. 우리 연구실에 들어오기로 한 석사 신입생도 보고, 결혼을 앞 둔 정한형의 여친님도 뵙고, 언제나 밝은 선애누나도 만났다. 룸메이트였던 순일이, 사람 너무 좋은 현정이 누나도 잠깐이지만 너무 반가웠다.
마치 내가 그자리에 있었던 그때처럼 사람과의 만남과 내가 서있는 장소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와 또 다른 가족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왕복차비에 상운이와 함께 점심을 산다고 적지 않은 돈을 쓰긴 했지만, 그리웠던 그리고 고마웠던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기에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다. 세상사는 즐거움은 이런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