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4




대한민국사. 4: 386세대에서 한미FTA까지(한홍구의 역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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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사 펴냄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관통하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한국 근현대사를 살펴보는 <대한민국史> 시리즈. 저자가 ‘한겨레21’에 연재했던「한홍구의 역사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역사를 보는 올바른 관점과 기준을 강조하며, 편향을 거부하는 폭넓은 시각으로 역사의 주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닌 여러 문제들의 역사적 뿌리를 근현대사에서 찾고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제4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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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현대사를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은 아마도 이 책이 유일하지 않을까? 여기서 말하는 재미(?)의 정도는 수구보수세력이냐, 진보개혁세력이냐에 따라 판이하게 갈리겠지만…

최근 쇠고기 파동과 관련하여 이슈가 되었던 주권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노근리 학살, 한미FTA, 반미운동 등의 역사적 사실과 함께 대한민국의 주권에 대하여 고찰해 본다.

2부에서는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다룬다. 국가보안법의 탄생 배경으로부터 국가보안법이 가지는 태생적인 문제점을 살펴보고, 국가보안법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좌절, 국가보안법의 폐해에 대하여 다룬다. 특히 황우석 사건을 가져와 국가보안법의 속성을 밝히는 부분은 정말 압권이다.

합리적인 의심이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폭력이야말로 국가보안법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3부 ‘기억하지 않는자와 고백하지 않는자’에서는 어두운 근현대사의 고비에서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스스로의 잘못을 고백하기를 역설한다. 이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박정희 독재 시절 김형욱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 언론을 장학하기 위한 몸부림과 경향신문사 강탈, 안타까움을 자아내었던 재일조선인의 역사, 웃음거리가 된 김근태의 고백, 국립묘지 이면에 숨어 있는 국가의 의도, …

4부에서는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거나, 독재에 탄압받았던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신영복, 김형률, 유시민, 그리고 386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특히나 신영복 선생님의 대한 이야기는 그의 저서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싶게 한다. 4부의 마지막 글의 제목은 ‘철들지 않고 사는 즐거움’인데, 다분히 풍자적인 색체가 강하다. 여기서 말하는 ‘철이듬’은 대한민국사회에 ‘적응함’을 의미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각자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철들지 않고 사는 즐거움을 누리는 대표적인 인물로 저자는 유시민과 저자 자신을 꼽고 있는데, 나역시도 그들처럼 평생 철들지 않은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5부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금, 그 시절에 꿈꾸던 좋은 세상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그때 차마 꿈꾸지 못하던 무언가가 돼버린 사람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그때 같이 싸우던 사람들과 함께 꾸던 꿈은 어디로 간 것일까? 20대의 꿈을 그대로 실현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엇이 되기 위한 발판으로 운동을 한 것이 아니라면, 지금 차지하게 된 자리의 힘을 동원하여 우리 사회의 개혁과 진보를 위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모두들 나이가 들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철이들어 버리는걸까? 5부에서는 국가의 도청문제, 사학법 문제, 병역제도 문제에 대해서 다룬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접하는 것은 역사속 인물들이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씁쓸함을 지울수 없다. 우리 사회가 앉고 있는 많은 모순들이 근현대사를 잘 못 보낸 우리의 역사에 기인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의 근현대사로부터 역사는 진보한다는 진리를 확인할 수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도모하기 위해 반칙을 일삼았던 사람들이 이 사회의 모순을 양산해 냈던 반면, 옳지 않은 것을 바로잡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수많은 우리의 선배들이 있었기에, 평화롭게 촛불을 들어 의견을 표현 할 수 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일구어내는 역사가 지금 우리가 접하는 근현대사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이였으면 한다.

대한민국사 3

대한민국사 3
한홍구 지음/한겨레출판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사건 이후에 출판된 책이라 비교적 요즈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재밌게 읽었다. 1부 변절과 변질의 역사에서는 특히 한나라당 김문수, 이재오 의원의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아니 흥미롭다기 보다 씁쓸했다.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김문수 의원이 노동운동을 탄압하던 세력이 운집해 있는 당에 들어가서 1997년 노동법 날치기에 앞장섰던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부에서는 과거청산의 중요성을 독설한다. 우리는 한번도 제대로 과거청산을 하지 못했다. 친일 잔재를 청산하려던 양심적 인사들이 친일파에 의해 거꾸로 청산당했다. 뿐만아니라 국가기관에 의해 발생한 각종 의문사 또한 베일에 가려져있다. 그나마 국정원이 2004년 11월,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를 발족하여 진상규명을 통한 과거청산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

3부에서는 2004년 대통령 탄핵사건을 통해 현재의 수구와 진보의 역학관계를 진단하고, 4부에서는 간첩에 관한 웃지 못할 코메디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군대이야기와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에 대해 공감을 갖게 되었는데, 그들에게 집총을 강요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병력은 과잉 상태에 있기도 하거니와 그들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사 1, 2, 3권을 모두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배우고,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는 –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겠으나 – 지배세력에 의해 날조된(?) 역사라는 것이다. 후손들에게 정의로운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사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 개개인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