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리더십 김성진 지음/황소자리 |
이 책은 리콴유, 덩샤오핑, 박정희, 케말파샤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독재자였지만 그래도 배워야 할(?) 강력한 리더쉽을 그리고 있다. 박정희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인물들의 행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해 뭐라 평하기 어려웠으나 한홍구님의 대한민국 시리즈를 통해 박정희의 어두운 측면과 그로 인해 고통받은 소수의 이야기를 절절히 느꼈던 나로서는 읽는내내 저자의 관점에 반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시대에 맞는 리더쉽이 따로 있다며 민주주의를 기만한 독재자를 정당화 하려 들지만 숭고한 인권은 시간을 초월해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설득력이 없다. “나만 안당한다면 괜찮다”는 생각이 전체를 부유하게 만들면 된다는 경제논리에 편승하는 것을 우리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몸을 태워가며 부당한 근로조건에 정면으로 부딛혔던 전태일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독재의 그늘이 “나와는 상관 없는” 그들에게는 그저 뉴스꺼리였겠지만. 소리없이 사라져 불구가 되어 돌아오거나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넋은 누가 기억해 줄까? 전체의 행복(?)을 담보로 일부의 인권을 희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덩샤오핑의 이야기는 이미 다른 책을 통해 많이 접했기에 별다른 것은 없었지만, 리콴유와 케말파샤의 이야기는 각각 싱가포르와 터키의 근대사를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저개발 국가의 혼란한 사회에서 독재자의 강력한 리더쉽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끊이질 안았다. 결국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좀 더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균형을 잃지 않고 고민을 이어나가 봄 직한 주제 인 것 같다. 경제, 문화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 할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민주주의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나라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바라보며 강력한 리더쉽으로 소수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독재자를 그리워하지만 나는 이 혼란스러움이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때로는 대립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토론 문화에 있다. 그리고 공정한 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