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야마하 음악교실에 찾아가 레벨 테스트를 받을 것을 대비하여 어제는 12시에 퇴근해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30분 정도 연습한 후 잠을 청했고,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연습을 하는 열의를 보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한 시간에 야마하 음악교실에 도착하여 선생님을 만났다. 꿈에 그리던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진 개인 레슨실에 들어가 선생님과 상담을 시작하였다. 어떻게 피아노를 배워왔고, 어떤 책으로 연습했는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짧게 나눈 후 하농부터 체르니, 소나티네 순서로 치게 되었다.
소나티네야 오늘 아침에도 연습하여 그럭저럭 괜찮게 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한달 동안 거의 친 적이 없는 하농이 웬말인가! 난생 처음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은데다 처음 보는 선생님 앞에서 연주하다보니 긴장을 아니할 수 없었다. 하농의 시작은 아주 낮은음에서 시작하는데, 그랜드 피아노가 들려주는 중후하고 풍부한 음에 놀라며 연주를 시작했다. 살짝 미스를 내며 연주를 끝내고 체르니 30번으로 넘어갔다. 정확히 치기 참으로 헤깔리는 체르니 30번의 1번곡을 소화 한 후 소나티네의 첫번째 곡을 연주하게 되었다. 그나마 많이 연습하여 자신있는 소나티네의 가장 쉬운곡을 연주하는데 선생님이 한옥타브 건너 빠르게 연주하는 바람에 진땀을 뺐다.
레벨 테스트가 끝난 후 선생님의 평가(?)가 이어졌다. 딱딱하게 연주하긴 하지만 손 모양도 고르고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연습해서 열심히 따라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소나티네도 체르니 30번도 조금 무리가 되겠지만 뛰어넘어서 중간 수준 정도부터 해도 될 것 같다는.
중간중간 시범을 보여주시는 선생님의 경쾌한 손놀림에 나는 경악했다. 똑같은 음을 쳐도 느낌이 확연히 다를 뿐만 아니라 엄청난 속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터치는 한마디로 경이로웠다. 나에게 음악적인 느낌을 살려 연주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앞으로는 연습할 때 단순히 악보대로 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느낌을 살리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선생님이 다음주에 레슨을 못하셔서 다다음주부터 레슨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단 연습실을 이용하기 위해 등록을 했고 책을 맡겼다. 그 동안은 체르니 30번의 1번, 소나티네의 첫번째 곡, 하농 1, 2번을 완벽히 연주할 수 있을만큼 연습해야 한다.
입회비 : 3만원
중급 레슨비 (3개월) : 33만원
연습실 이용료 (1개월) : 3.5만원
이렇게 총 39.5만원을 카드로 긁어버려 마음이 무겁긴 하지만 다음달에 연구원 추천으로 100만원 상당의 회사 복지포인트가 발급될 예정이므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이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한시간씩 맹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