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 시간주

어제는 50분 시간주를 뛰었다. 40분 시간주를 뛸때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했는데 50분 시간주는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별 생각없이 출발! 자연스러운 속도로 뛰었고 서현 분당구청에서 출발하여 정자역을 넘어 처음으로 금곡동까지 다녀왔다. 달린 거리는 8km.

장시간을 달릴 때는 남은 거리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10km 대회를 뛸 때, 상당히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데 고작 3km밖에 안뛰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낭패감이란 뛰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셔플이 골라주는 음악에 집중하며 바람을 가르면 어느새 정자역 근처의 화려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 더 달리다보면 예쁘고 날씬한 언니들이 눈에 들어와 지루함을 덜어준다.
 
50분 시간주이기에 25분이 될때까지 남쪽방향으로 탄천을 따라 뛰었다. 반환점을 돌때까지는 큰 무리가 없었으나 반환점을 돌아나오는 30분 무렵 옆구리 근육이 당기고, 35분부터 무릎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45분부터는 발바닥이 아팠고 체력도 바닥이 나있었지만 뛰기를 시작했던 처음 그 위치에 51분여만에 돌아온 순간 터질 듯한 성취감으로 잠깐의 고통은 모두 잊었다. 배고픔과 탈수현상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틀거리긴 했지만, 스스로에게 던지는 나지막한 한마디로 나를 칭찬한다.

“건우야, 잘했어.”

40분 시간주

월요일 팀회식, 수요일 실회식으로 달리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한주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회식자리에서 피할 수 없는 술로 인한 컨디션 난조와 체중 증가를 어디에 하소연 할 것인가? 어제는 반드시 뛰어야 하는 날인데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내렸으나 다행히도 퇴근 할 때 즈음에는 가랑비만 내리고 있어 달릴 수 있었다.

‘기분도 우울한 하루였는데, 비까지 맞으면서 꼭 뛰어야 해? 어제 술 마셔서 피곤하잖아!’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두어달 후에 뛰게 될 길고 긴 하프 마라톤의 레이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난 쉽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운동을 해서 좀더 준수한(?) 외모를 갖추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어느때 보다 큰 요즘이기도 하고.

그리하여 사택에 도착하자마자 일절의 망설임 없이 팻다운 한병 원샷하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길을 나섰다. 요즈음에는 계속 30분 시간주를 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숨이 차는 것은 없지만 다리가 피곤한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이번주는 40분 시간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 스탑워치를 켜고 겸손한 마음을 지닌체 의식적으로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거리는 신경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속도가 빨라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이어폰으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에 집중하며 달리기를 즐겼다. 아이팟 셔플이 골라주는 음악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다.

금세 20분이 지나고 반환점을 돌았다. 30분 시간주를 빠르게 달릴 때와 거리는 별 차이 없었고, 천천히 뛰어서 그런지 몸 상태는 훨씬 양호했다. 1시간 시간주도 당장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마지막 40분을 다 뛰어냈을 때에도 평소 30분을 뛸때보다 더 힘이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직한 운동인 달리기를 할 때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속도를 줄이고 체력을 향상 시키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서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40분 시간주를 무난히 완주함으로써 이번주의 달리기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하였지만 두번의 회식과 한번의 저녁 약속으로 인하여 체중은 제자리다. 하지만 확실히 몸은 점점 발란스를 찾아가고 있어 뛰는 것이 자연스럽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다음주에는 79kg으로 뺄 수 있을 듯.

항상 달리기가 주는 최고의 기쁨은 목표한 만큼을 쉬지 않고 뛰어냈을 때의 성취감! 그 때 얻는 자신감!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

daybreaker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

덧글로 달기에 주절주절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 합니다. ^^;

Q.  [30분][30분][30분][30분] 이렇게 쓰신 건 그 주에 30분씩 4일 달리기 연습을 한다..는 뜻인가요? 보통 달리기
하실 때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하는지(러닝머신이라면) 궁금합니다. 그 외에 식이요법(?)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A. 맞아요. 30분은 쉼 없이 뛰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구요, 실제로는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당 탄천까지 걸어서 왕복하는 시간 20분 정도가 더해집니다.

식이요법은 별달리 하는게 없구요, 회사 식당밥은 빠짐없이 열심히 먹어요. ^^; 그 대신 다른 것은 일체 입에 대지 않죠.
그런데 사회생활하다보니 회식은 피할 수가 없네요. 나름 자제를 하겠지만 그래도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드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포만감을 일찍 느끼게 되고 소화가 잘 되서 살이 찌지 않죠. ^^

다이어트에 대해서 한가지 팁을 드리면 저의 경우의 달리기 직전 팻다운 한병을 쭉 들이킵니다. 체지방 분해에 탁월한 효과가 있거든요. 작년 대학원에 있을때 30병 마시고 두어달 사이에 83kg에서 72kg까지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시간주의 경우에는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속도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좀 빨리 뛰는 편인지,
요즘 30분 시간주로 달리는 거리를 측정해보니 6km가 넘네요(분당 중앙공원 부근에서 정자역 조금 넘어까지). 러닝머신으로
생각하면 12km/h로 달리는 꼴인데 실제 러닝머신에서 저 속도 놓고 30분 뛰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뛰면 흥이
나는지 몰라도 빨리 뛰는게 가능하더라구요.

대전에 있을때 주로 뛰던 코스를 말씀 드리면 동측 쪽문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쭉 달리다보면 삼거리가 나와요. 거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ETRI죠. 아무튼 거기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5km가 조금 안됩니다. 그 코스를 23분에서 25분사이에 뛰었던 것
같습니다. 우회전해서 ETRI와 엑스포를 지나 다시 동측 쪽문으로 돌아오면(상당한 경사를 포함한 약 7km 코스) 40분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분당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저의 달리기 코스를 소개하겠습니다.

하프마라톤 대비 훈련 계획

10km 코스야 지금 당장 뛰라고 해도 (물론 상당히 고통스럽겠지만) 완주할 수 있을 만큼 이미 익숙해졌지만 하프마라톤은 상상만 해도 아찔 할 정도로 기나긴 고통의 여정이 될 것 같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14주의 다이어트 및 훈련계획을 세워보았다.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2시간을 쉼 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이다. 그리고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체중을 줄여야 한다.

다이어트에는 이미 이골이 나서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최종 목표는 75kg에 체지방율 15% 이하! 최근 일주일 간의 체중 변화만 보아도

화요일 : 82.1kg (달리기)
수요일 : 81.6kg
목요일 : 81.4kg (달리기)
금요일 : 80.5kg
토요일 : 80.5kg (달리기)

75kg까지 체중감량은 무난할 듯 하고, 오래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의 근육이 잡히는 효과가 있어 예전의 균형잡힌 몸매를 되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원래 10월 3일 대회를 생각했었는데 수요일이였다. 그래서 다시 찾아봤더니 10월 14일에 분당에서 열리는 e-푸른성남마라톤 대회가 있어 여기에 참가하기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매일 훈련하는 곳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레이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훈련을 시작한 이번달 9일부터 총 14주의 시간이 있다.
(주차 : 목표체중 : 훈련계획 [10km 거리주][30분 시간주] …)

1 : 80.0 : [30분][30분][30분][30분]
2 : 79.0 : [30분][40분][30분][40분]
3 : 78.0 : [30분][50분][30분][50분]
4 : 77.0 : [30분][50분][30분][60분]
5 : 76.0 : [30분][60분][30분][60분]
6 : 75.5 : [30분][10km][30분]
7 : 75.0 : [30분][70분][30분]
8 : 75.0 : [30분][80분][30분][70분]
9 : 75.0 : [30분][90분][30분][80분]
10 : 75.0 : [30분][100분][30분]
11 : 75.0 : [30분][120분][30분][100분]
12 : 75.0 : [30분][20km]
13 : 75.0 : [30분][60분][30분]
14 : 75.0 : 대회참가

계획을 세워놓고 보니 만만치가 않은 듯 하다. 나를 믿어보자.

하프마라톤 도전을 선언하며

올해 초에 올해는 꼭 하프마라톤을 뛰겠다고 다짐하였지만 스스로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한번의 10km 코스에서 저조한 기록을 남긴 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피할 수 없는 술자리를 핑계삼아 자기합리화에 성공해온 결과는 나약한 정신상태와 날렵하지 않은 몸매!

회사에서 일한지 어느덧 여섯달이 되어 가는 지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번쯤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았고, 마라톤 준비에 꼭 필요한 철저한 자기 관리 그 자체가 나의 생활을 바로 잡아 줄 것임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감히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고자 한다.

우선은 참가할 대회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약간은 빡빡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는 10월 3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국제평화축제마라톤 축제”에 참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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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달리는 코스로 주로 평지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코스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회 장소가 분당에서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 부담이 덜 할 것 같다.

지금껏 10km를 다 뛰고 결승점에 들어올 때 마다 드는 생각은 막말로

‘이 짓을 어떻게 2번(하프) 혹은 4번(풀) 하지?’

하지만 나는 해낼 것이라 믿는다. 마라톤의 의미는 ‘포기하지 않음’에 있으니까.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힘차게 뛰는 심장을 가슴에 지닌체 가난한 나를 만나고 그리고 나를 사랑할 것이다.

p.s. 사택 형들 앞으로 나에게 닭맥(통닭 + 맥주) 먹자고 하지 말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