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래전 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 차가운 머리가 지배하는 요즘 나에게 따뜻한 감성이 살아있다는 걸 알게해주었다. 영화평을 살펴보면 “끝부분에서 약간의 감동”, “눈물이 나지 않았다”는 등의 평가가 종종 보이는데, 나는 영화시작에 천둥이 엄마 장군이가 숨을 거둘 때 부터 울기 시작했다. 임수정이 아니였다면 누가 저 역할을 저렇게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가 훌륭했고 동물과의 정서적인 교감을 잘 표현해주었다. 아마도 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10년 넘게 가족과 같이 함께 지내온 반려동물을 보내야 할 때의 슬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더더욱 알 수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23살이던 2년전 12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마샤”를 보냈던 기억이 떠올라서 더욱 슬펐고 그리웠다. 나이가 들고 때가 묻더라도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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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오랜만에 대전에서 보내는 일요일 아침 괴물이후로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기숙사에서 뒹굴기 쉬운 시간을 잘 활용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남자친구(?)와 영화보는 것은 고등학교 이래로 처음. 별상관없겠지라는 생각과 다르게 뭔가 어색하고 알싸한 기분이 드는건 왜인지 모르겠으나 분명 영화에 집중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었다.
영화는 재밌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손에 물집이 잡히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과 노름하면 패가망신한다는 통렬한 진실(?)까지 알려주었으니 유익함의 측면에서도 훌륭했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혜수가 너무 예쁘게 나온다며 감탄하던데 글래머는 내 스타일이 아니므로 패스! 다만 캐릭터에 너무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보여주었다는데에는 전적으로 공감!
영화속의 캐릭터 고니를 보면서 무모하기도 하지만 정말 남자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마초의 부정적인 느낌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남자라면 어느정도의 배짱과 자신감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면에서 나는 너무 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재밌고(?) 자상한(?) 컨셉을 유지하는 수 밖에.
호로비츠를 위하여
전부터 너무나 보고 싶었던 영화다. 그다지 흥행했던 영화는 아니라서 잘 모르고 있다가 주변사람들의 좋은 평가를 듣고 보려고 했으나 이미 영화는 상영이 종료되었었다. 클래식이나 연주곡들은 단지 따분하고 졸음이 쏟아진다고만 생각했던 내가 그 것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바로 올해! “아마데우스”처럼 음악에 대한 영화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것 같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연주곡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영화. 피아노 선생님인 엄정화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고 최근에 본 영화중에 가장 감동적이였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클래식을 다시 접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운적이 있는데 체르니 30번에 들어서서 그만두었다. 그 때 벽에 부딛혔고 학원가도 잘 못쳐서 혼나기만 해서 너무 하기가 싫었다. 그때 아버지께서 지금 그만두면 나중에 후회할꺼라고 하셨는데, 지금 어린이 바이엘도 못치는 나는 조금은 후회가 된다. 다시 배우기엔 너무 늦어버렸겠지?
국경의 남쪽
집에 도착한 금요일 이 후 삼일 째 방콕하며 휴가를 즐기고 있다. 심신이 지쳐 마냥 쉬고 싶었던 건지 아직도 집에 있는게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 어제의 “이터널 선샤인”에 이어 오늘은 “국경의 남쪽”과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연달아보았는데 …
분명 진부한 스토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서로 사랑하면서 함께할 수 없는 것이 가장 슬픈일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영화보는 내내 안타까워 해야했다. 이미 상당히 현실적이 되어버린 나이지만 적어도 사랑 없는 결혼은 절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랑과 결혼은 이해와 책임이 아닐까?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이야기 하는 그 순간만큼은 적어도 영원을 생각할만큼 내 마음에 확신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이야기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내용이 영화의 처음에 나오고 마지막에 다시 반복되면서 나를 너무나 혼란스럽게 했던 영화. “사람을 오래 사귀게 되면 남는건 남남이 되는 것” 이라는 짐캐리의 말처럼 많은 사랑은 아픔으로 끝나기 마련이고 때론 그런 기억들을 지우고 싶어질때가 있다. 영화에서 여자주인공이 먼저 그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그 사실을 알게된 남자주인공도 기억을 지우려고 한다. 기억을 지우며 꿈을 꾸게 되는 남자주인공은 그녀와의 기억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
아무리 아픈 기억이라도 나는 그 것을 잊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단지 그 기억으로 인한 아픔이 시간의 도움으로 무뎌지기를 바랄뿐. 누군가를 만나서 겪어야할 행복과 아픔이 있다면 나는 그 행복의 크기가 크다고 믿는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시간이 흘러서 추억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가 되면 문뜩 생각나는 것은 좋았던 기억들인 경우가 많다. 쉽게 아픔이 지워지지 않을만큼 구구절절한 사랑을 해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