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즐기는 달리기

이번 출장 기간에는 운동을 하기 위해 운동복을 챙겨왔습니다. 일주일째 되는 오늘 아침에서야 비로소 달리기를 하고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감기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출장을 오게 되었고, 초반 잦은 술자리로 인해 시작이 늦었네요.

제가 지내는 곳은 오오사키라는 곳으로 숙소는 오오사키 역에서 10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오사키 역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엄청난 스케일의 건물들로 둘러 쌓여 있지만, 숙소 주변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봤을 법한 2, 3층 정도 되는 아담한 집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고 좁은 길이 나있는 조용한 동네입니다.

덕분에 운치있는 달리기를 하기에 참 좋습니다.

나름의 소박한 멋을 뽑내는 집,
앞마당을 청소하시는 할머니,
학교가는 아이들,
맑은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고갯길…

게다가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매일 아침 혹은 저녁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며 남은 일정을 소화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체력이 달려 힘이 들었는데 오늘은 퇴근 시간까지 열정을 쏟기에 충분하도록 체력이 받쳐 주더군요. 운동은 결코 몸을 피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불어 넣어주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본 지진 체험 시즌2

새벽 5시 7분… 침대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지난 일요일 지진 보다 시간은 짧았지만 느낌은 더 강렬했습니다. 

일요일 지진(도쿄 진도 4)으로 인해 어제 출근하여 일본 법인 분들과 지진 발생 시 요령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요령대로 바로 TV를 틀어 상황을 확인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진앙은 바로 도쿄 근처 바다였으며, 지도 상의 제 위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대략 도쿄 지역의 진도는 5~6이더군요. 게다가 방송에서는 쓰나미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지도에서 도쿄의 해안 지역을 다른 색으로 표시하고 있더군요. 제가 거주하는 지역이 바다와 비교적 가까운 지역(미타)이라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TV를 틀어 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알아 들을 수 가 없어서 답답하네요. 천재지변 앞에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일본 지진 체험

일요일 밤, 같은 팀 형님과 고기를 사다가 구워 먹고 있었습니다. 같이 사온 만두를 튀기고 있었는데, 만두가 조금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몇 분이 흐른 후 방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2cm정도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이였습니다. 일단 불판을 끄고 1층올 대피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다행히도 1분정도 지나가 잠잠해 졌습니다. 정말 겁나더군요.

한달 출장 왔는데 하필이면 이 때…

나중에 확인해 보니 도쿄는 진도 4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진도 4도 이정도인데, 6, 7도의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지 아찔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야겠습니다.

일본출장 시즌2

8월 3일부터 새로운 부서(DB 연구실)에서 일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컴파일러팀의 시급한 일정상 본의 아니게 팀 이동을 한달가량 미루고 또 다시 일본에 출장(7월 31일~8월 29일)을 오게 되었습니다. 출장 결정 후 바로 다음 날 일본행 비행기를 타게 될 정도로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번 출장은 일주일 일정이였는데, 이번에는 무려 한달이나 일본에서 지내야 합니다.

얼마전에 와본 덕분에 아무런 긴장감이나 낯설음 없이, 일본에 도착하여 팀원분들과 합류하였습니다. 이 곳에서 이미 오랫동안 고생하고 계신 분들을 뵈니 반갑더군요. 간만에 맛깔스러운 일본 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면서 점심식사를 하고, 지난번과 다른 일본 고객사(NTT comware) 건물로 이동하였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해 보니, 지난번 고객사(Nissay IT)보다 훨씬 환경이 좋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우리에게 내어준 자리도 넓고, 얼마든지 휴식시간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더라구요. 

난생 처음으로 메인프레임이라는 환경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는데, 참 신기하더라구요.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닉스 플랫폼에서 구성해 주는 오픈프레임이라는 저희 회사 제품을 많이 다루어본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트에서 퇴근 후, 일본 법인 사무실에서 법인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팀장님과 일을 정리하고 맥주 한잔 하러 갔습니다. 일본에 왔을 때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생맥주가 엄청나게 맛있다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거품에 감탄하며, 맥주를 마시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다짐하고 서로를 독려하였습니다. 
이번 출장은 한 달 동안 일본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호텔이 아닌 monthly house라는 곳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청소를 직접 해야 하긴 하지만,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고 깔끔해서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원치 않는 출장이였습니다. 여자친구를 혼자 지내게 하고 싶지 않고, 동호회를 운영하는 것도 저의 큰 책임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한 달이라는 기간이 결코 짧은 기간도 아니구요. 하지만 한 회사의 직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개인사의 일정 부분을 포기하고 이 곳에 와 있는 만큼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일본출장을 마치고

어제 일본출장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있을때보다 조금 더 고생스럽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입장에서 봤을때, 제가 회사에서 투자한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돌아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희팀에서 만든 제품을 테스트 할만한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해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였습니다. 때문에 일본출장 일정 내내 조급한 마음으로 지냈지요.

일본법인 사무실에서, 일본 고객사에서… 최전방에서 고객을 직접 상대하며 일을 진행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나의 SW 제품이 고객에게 인정받고 수익을 창출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한마디로 남의 돈 먹기가 쉬운게 아니더군요.

제 역량의 부족으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로인해 고생하실 일본 법인 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최전방에서 수고해 주시는 분들의 고생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SW를 개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