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 5/18에는 어린이집에 가지 못했는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5월 초 아내의 직장동료가 홍대를 방문한 여파로 우리가족 모두 5/15~16에 자가격리되었기 때문이다.
집을 나설 때 아슬아슬한 날도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점점 당연한 일과로 여기게 되는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 “어린이집에 가야지”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는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었다. 어린이집에 도착해 선생님을 만났을 때 아이의 얼굴에 띈 미소를 매일 볼 수 있어 마음이 좋다.
요즘 하원할 때는 항상 “어린이집에 또 가고 싶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했던 첫째 주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가 울고불고 하는 순간에 매몰되어 있으면 볼 수 없는 것.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도 한 발 물러서서 멀리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린이집 적응과정을 함께 하며 배웠다.
황금연휴가 끝나고 5/4, 5/6에는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했다. 이 시기에 우리는 부부는 어쩌면 맞벌이를 계속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시 아이와 하루 종일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건강히 먹이고 재밌게 놀아주려고 노력했다.
5/7에는 힘들게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하원할 때 선생님께서 연휴기간에 아이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이제 크게 우는 일이 없어졌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말씀에서 작은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이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을 나서는 것은 여전히 긴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점점 수월해지고 있고, 어린이집 주차장에 도착하면 스스로 걸어 들어가 선생님과 인사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린이집에 있을 때 한 번도 울지 않는다는 것.
이번주 개근을 하면 어느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내가 일찍 출근하고 나 혼자서 등원시킬 수 있게 되면 어린이집 적응기는 끝을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주에는 가능할까?
선생님께 듣기로 아이는 다른반 친구들과 섞이는 공간에서 유독 많이 울었다고 했다. 낯설음을 두려움으로 받아 들이는 아이가 나를 닮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같은반 친구들이 전에는 많이 울었는데, 최근에 많이 줄었다고 한다. 다 같이 우는 분위기도 아이에겐 어린이집을 피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였을 것 같다.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광교호수공원에서 노는 것을 엄청 좋아해서, 아침마다 어린이집이 아닌 호수공원에 가자고 조른다. 그래서 이번주부터는 어린이집 하원 길에 매일 호수공원에 들른다. 아이가 좋아하는 돗자리와 비눗방울 장난감과 채소까까와 함께.
어린이집 적응 과정을 돌아보면서 느낀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 함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것이다. 밤마다 코야는 싫다며 버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왜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그렇게 싫어할까?’라는 질문은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아이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 믿고 기다려주지 못했다. 부모 입장에서 조급함만 내세웠다. 아이가 세상과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부침을 겪을 때마다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선생님, 친구들과 교감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고, 다양한 장난감, 놀이를 경험할 수 있는 등등 어린이집을 다니면 좋은점도 많지만, 36개월이 되기 전까진 부모가 직접 돌보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와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아이를 보면서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