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김영사

해외유학후 대학교수를 꿈꾸던 꿈많던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책이다. 대학원 시절 다시 읽고 싶어서 집을 샅샅히 뒤졌으나 찾지 못했던 것을 올해 이사간 집에 한달만에 찾아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고 분당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읽기 위해 가져왔다.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드상을 받은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이 책을 통해서 삶과 학문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삶을 전한다. 이 책이 평범한 나에게 더 와닿았던 것은 스스로가 평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할 각오를 통해 끝까지 해내는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태도가 감명 깊었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불가능은 없다고 믿고 싶었던 시절에 그의 이야기는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학문에 대한 저자의 성찰은 언제나 삶의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학문 자체에 대한 것 보다도 더 큰 삶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과 억측을 구분하며 사실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 을 수 있었고,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깊이 생각하라는 소심의 마음은 창조 혹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연구자가 가져야할 중요한 덕목임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읽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배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사람은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하여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지혜를 얻기 위하여 배운다고 하였다. 살아 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이 지혜임을 깨닫는다면 하루하루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싶다.

다음의 한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배워야 할 것은 끝까지 해내는 그의 끈기라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에 부딛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두세 배의 시간을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 것이 보통 두뇌를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빨간 신호등

빨간 신호등
홍세화 지음/한겨레출판

이 책까지 읽음으로써 홍세화님의 대부분의 저서를 모두 섭렵한듯 하다. 이 책은 1999년 5월부터 2003년 4월까지 <한겨레>에 실린 칼럼을 모은 것이다. 처음 2년 반은 그가 프랑스 땅에 머무르며 쓴 글이고 나중 1년 반은 영구 귀국한 후에 쓴 것이다. 정치와 사회현실에 무관심했던 옛날(?)의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배경지식이 있었더라면 좀 더 재밌게 읽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한편 반대로 몰랐던 사회현실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보람있는 독서가 될 수 있었다.

저자가 바라보는 한국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은 일관성을 지니기에 그의 다른 저서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그의 생각을 마치 요점정리를 읽는 것처럼 책 한권에서 밀도있게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한정된 매수에 시의성을 고려한 사회적 발언을 담아야 하는 칼럼의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간결하고 직설적으로 현실문제를 비판하는 모습은 여느 다른 저서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강렬함에서 차이가 있었다.

누가 나에게 정치성향을 묻는다면 나는 스스럼 없이 좌파라고 말한다.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김구 선생님의 바램처럼 나는 우리나라 잘사는 나라가 되는 것보다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바란다. 차가운 자유 경쟁의 논리보다는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일상화된 사회가 되길 바란다.

나는 누군가의 정치성향이 좌파인지 우파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의 생각과 성향은 제각기 다를 것인데 다만 그 것이 사익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공익을 고려하고 있는지는 꼭 따져보아야 한다. 공익을 전제로 좌파와 우파가 머리름 맞대고 성숙한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부딛힐 때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철저히 배척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수구세력이다. 홍세화님의 수구세력에 대한 거침없는 하이킥을 볼때마다 나는 궁금하다. 그의 논리에 대해 수구세력은 무어라 반박할 수 있을까? 다른 문제를 끄집어 문제의 본질을 흐리거나 힘의 논리를 사용하는 구태를 여전히 반복할까? 특히나 수구언론의 눈가림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나이스 포스

나이스 포스
백지연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은정이가 생일 선물로 준 책. 9시 뉴스 아나운서로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그녀를 이 책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선물받기 전에 각종 인터넷 서점에서 첫 화면을 장식했던 “나이스 포스”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처음들어 보는 용어라 호기심을 자아냈는데 책의 초입에서 나이스 포스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이스 포스 =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이끌 수 있는 힘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윽박지르는 강한 카리스마가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나이스 포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은 사회적인 성공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며 저자는 6가지 I(Identity, Information, Impression, Interface, Interest, Inspiration)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다 보니 <카네기 인관관계론>에서 깨달았던 교훈들을 다시 한번 그녀의 경험을 통해 되네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Identification)이라는 생각이다. 즉 자신의 신념을 명확히 하고 자기 중심을 잡고 있는 사람이 진정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저자의 생각은 함께 받은 책인 <자기설득파워>에서 옅볼 생각이다. 또 하나 기억하고 싶은 것은 사람을 이끄는 힘은 그 사람이 가진 매력에서부터 나오는데 그 매력의 바탕이 인격적인 성숙함에 있다는 것.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부단히 배우고 또 배워야 함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은정양 좋은 책 선물해 줘서 고마워. ^^

단 하루만 더

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세종서적

대체로 나는 교훈이나 감동을 주기 위해서 꾸며낸 이야기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진짜 이야기가 아니기에 그다지 와닿지 않기 때문. 가짜 이야기가 주는 감동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읽는 과정이 그다지 흥미롭진 않았다.

대략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혼한 가정에서 자란 그저 그런 야구선수였던 칙 베네토는 어머니를 심장마비로 여의고 삶의 의미를 잃어간다. 결국 자신이 자랐던, 어머니가 계셨던 집에서 삶을 마감하기 위한 숱한 시도를 하던 중 칙 베니토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 때 베니토는 단 하루동안 어머니를 만나 무한한 사랑을 확인한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

결국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있을때 잘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그리워 하고 사랑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 가끔 나는 상상한다. 가족을 포함하여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 누군가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상황을.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내고 한 없이 후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존재일까?  

내일부터는 은정이가 생일 선물로 사준 백지연 아나운서의 <나이스 포스>를 읽어봐야겠다. 진짜 이야기를 읽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걸. 은정양 고마워!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신시야 샤피로 지음, 공혜진 옮김/서돌

예전에 소영이가 재밌다고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었는데 교보문고 이벤트를 통해서 만원 교보상품권을 받으면서 구입하게 된 책이다. 이제 회사에 들어온지 두달이 넘었다. 여러가지 환경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회사생활에 있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조금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마도 회사 내의 인간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원때처럼 마냥 형, 동생하면서 격의 없이 편하게 지낼 수만은 없을꺼라 생각했다.

저자인 신시아 샤피로는 여러 기업에서 인력개발팀장을 맡은 경력이 있기에 철저히 회사에 입장에서 어떤 직원을 선호하고 어떤 직원을 정리해고 대상으로 선정하는지를 책에서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이 책의 핵심을 말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의 입장에서 상사의 입장에서 직원인 나를 바라보면 바로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비밀을 알아챌 수 있다!

회사생활에 별다른 경험이 없고 또 비교적 자유로운 연구소에서 근무하다보니 일반 기업의 생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공감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에 대한 애정인 것 같다.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직원과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내일처럼 생각하며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직원 중 회사는 어떤 직원을 더 소중히 여기겠는가?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서 특히 나와 같은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