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맛있었던 꼬막전
보물 304호
소설을 쓰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 것을 보고 한동안 멍해져 있었다.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조정래 지음/문학동네 |
누군가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을 묻는 다면 나는 서슴 없이 조정래, 안철수 두 사람을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다른 책을 읽다가 조정래 선생님의 수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수필을 찾고, 그의 수필을 읽는 시간은 나에게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였다.
보통 사람들은 <태백산맥>을 먼저 접하게 되는데 반하여 나는 <아리랑>을 먼저 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언어영역에 취약했던 나는 문학작품을 접할 요량으로 아버지가 읽으시던 <아리랑>을 읽기 시작했고 방학이 끝날 무렵 마지막 12권을 덮었다. 그리고 나는 조정래의 팬이 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아리랑>을 두달만에 완독한 이후로 읽기 속도가 현저히 향상되어 언어영역 점수가 20점 이상 상승했다.) 그 후 고등학교생 일 때 <태백산맥>까지 다 읽고 대학생때 <한강>을 다 읽었던 것 같다. 그 뒤로 간간히 출간되었던 <인간연습>이나 <오 하느님> 역시 모두 읽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것은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이 책은 조정래 선생님의 인생관, 문학관, 사회관이 잘 나타나있다. 왜 문학을 하는가 어떻게 <태백산맥>등의 대하소설을 쓰게 되었는가에 대한 그의 생각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그는 대하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발로 뛰었다. 전 세계를 몇 바퀴 돌아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철저히 파헤쳤고 민족의 슬픔을 절절히 함께 했으며 그 것을 소설에 풀어내면서 모진 고초를 겪기도 하였다. (그는 지금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의 작가 정신은 다음 글에 잘 나타나있다.
이러한 작가정신을 고수하기 위해 그는 스스로를 글감옥에 가두고 평생을 작품에 바쳤다. 그가 쓴 원고지를 쌓아 올리면 키의 3배를 넘는다고 한다. 지금 내게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이 있다면 꼭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지만, 창원집에 있어 후일로 미룰 수 밖에 없음이 아쉽다. 나는 역사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 우리가 그의 소설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도 꼭 읽어주었으면 한다. 빨갱이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 그 때 처럼.
오 하느님 조정래 지음/문학동네 |
조정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이미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을 읽은지 오래 되었고, 그의 신작이 출간될 때마다 꼭 사서 읽곤 한다. 그는 역사의 여백에 숨겨진 민초들의 고달픈 삶을, 우리민족의 애환을 혼을 담아 표현하기 위해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감수한다. 때문에 그는 내게 좋아하는 작가이기 이전에 존경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오 하느님>을 다 읽었을 때, <아리랑>의 마지막 12권의 읽기를 마쳤을때와 마찬가지로 가슴에 구멍이 뻥 뚤린 것 같은 공허함은 오래도록 나를 떠나지 않았다.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미약한 인간의 작은 소망이 허무하게 무너저 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아서였을까?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끝을 그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몽골, 소련, 프랑스등의 넓은 무대를 공간적 배경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군, 소련군, 독일군을 거쳤던 실존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그 이야기가 더욱 애달프게 다가왔다.
흔히 역사는 강한 자를 중심으로 쓰여지며 본의와는 상관없이 그 흐름에 휩쓸릴 수 밖에 없었던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묻히기 마련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수 없이 외침에 시달려왔다. 그래서 더더욱 조상들의 소리 없이 한 많은 삶을 문학으로 끄집어 내고자 평생동안 노력한 조정래의 작품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