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고등학생 마커스 얄로우를 둘러싼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통해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 이 소설은 2008년에 나왔는데 그 당시에는 공상 소설이었을지 몰라도,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 열풍이 지나간 2016년 대한민국에서 이 소설은 멀지 않은 현실로 느껴진다.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상당히 깊이 있는 컴퓨터, 보안 관련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자의 후기를 읽으며 저자에 대하여 알게된 흥미로운 점은, 그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의 제안자라는 사실. 정보의 공유를 주장하는 그는 자신의 모든 작품을 블로그에 올려놓아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게 하였다.
소설 내용 중 ‘허위 양성 반응의 역설’이라는 수학 이론을 인용하여 테러범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엄청난 수의 개인들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득 대기업의 사내 보안 체계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심각하게 낮추면서 과연 극소수의 보안 위반자들을 정확히 잡아낼 수 있을까? 그러나 테러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수준으로 대비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지 판단하기 정말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