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광장에서 판테온으로 가는 길에 미네르바 광장에 잠시 들렀는데 너무나 신기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앉아 있는 남자가 한 손으로 나무봉을 이용해 또 다른 남자를 들고 있었는데 조금의 미동도 없었습니다.
판테온 구경은 조금 미룬체 이탈리아 첫 젤라또의 맛을 보는 것을 목표로 로마 3대 젤라또 맛집 중 하나인 지올리띠에 들렀습니다.
어떻게 계산하는 것인지 몰라서 잠시 눈치를 보았는데, 카운터에서 먼저 크기를 결정한 후 계산하고,
컵 또는 콘을 외친 후 원하는 젤라또를 선택하면 퍼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처음이라 욕심이 지나쳐 콘에 상당한 양의 젤라또를 주문했는데 먹는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금방 녹아내려 잡고 있던 손을 끈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로는 먹기 쉽게 항상 컵을 선택했습니다. 지올리띠에의 유명한 수박맛 젤라또는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제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첫번째 젤라또라 그런지 맛보다는 분위기가 주는 희열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즐거운 기분이 생생하네요.
젤라또를 맛보면서 길을 재촉해 대학생시절 로마를 찾았을때도 인상적이었던 판테온을 다시 찾았습니다. 로마의 신을 모시기 위해 건축된 판테온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축되었는데 현재는 카톨릭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고, 위대한 화가 라파엘로, 이탈라아를 통일한 빅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의 무덤이 있습니다.
원형으로 되어있는 천장에는 9m 지름의 빈 공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건축물에 대한 경이로움보다는 인류의 문화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 눈 앞에 누워있다는 사실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판테온을 나와 찾은 곳은 카푸치노의 맛이 일품인 타짜도르입니다.
여기도 지올리띠처럼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커피를 내려 주시는 분에게 영수증을 보여드리면 됩니다. 카푸치노의 가격이 1.5유로로 굉장히 저렴합니다. 자리없이 서서 마셔야 했지만, 단언컨대 태어나서 마셔본 카푸치노 중에 최고였습니다. 글을 쓰면서 타짜도르의 카푸치노 한 잔이 절실해지네요.
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트레비 분수입니다. 정말 사람이 많더군요! 운이 좋아 생각보다 빨리 좋은 자리 잡고 동전 던지고 사진찍고 나왔습니다.
모르고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조각도 알고 보면 더 재미가 있습니다. 이 분수의 물은 처녀의 샘에서 유래하는데, 로마의 한 처녀가 전쟁터에서 귀환한 목마른 병사들에게 이 처녀의 샘을 가리키고 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조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날에는 나보나 광장, 스페인 광장까지 돌아보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팔라티노 언덕에서 너무 힘을 소진하는 바람에 일정을 단축하여 트레비 분수를 마지막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저녁은 숙소에서 CONAD에서 구입한 나코타 치즈와 샐러드, 맥주, 청포도로 해결했습니다. 기대만큼 청포도가 맛있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6편에서는 바티칸 투어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