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개발하기

안드로이드폰 개발 프로젝트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어느덧 3달이 다 되어갑니다. 순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스마트폰개발 분야에 뛰어드니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고 용어도 익숙치 않았습니다. 대기업의 프로세스도 적응이 잘 되지 않았구요.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서 조금씩 성과도 내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직접 개발하면서 점점 좋아지는 제품의 상태를 보면, 안드로이드폰을 구매해서 사용해 보고 싶은 욕구가 발동합니다. 새로운 소스코드를 저장소에서 내려받아 다운로드를 하고 부팅해서 확인하는 순간은 늘 설레입니다. 어떤 부분이 더 좋아졌을까 하면서…
안드로이드 시스템은 크게 3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커널(디바이스 드라이버)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저는 플랫폼 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C, C++, Java)로 구성되어 있어 다소 복잡하긴 하지만,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전체적인 구조와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Java로 구성된 영역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사용하는 API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도 익힐 수 있습니다. 
고생스럽더라도 프로젝트가 꼭 성공해서 양산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일본에서 보내는 주말

일본에서 보내는 이번 주말은… 그다지 유쾌하진 않습니다.

왜나하면 오늘도 일을 했고, 일요일인 내일도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평일보다 출근 시간은 늦고 퇴근 시간은 빠르다는 점
정장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음악을 들으며 일할 수 있다는 점(고객사 출근 직원이 거의 없기 때문)

이제 겨우 5일째인데 벌써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여자친구 보고 싶고,
피아노 치고 싶고,
운전도 하고 싶습니다.(이니셜D 보는 중)

저야 다른 팀으로 옮기면서 일본 출장이 한달로 제한이 되었지만, 컴파일러 팀원들은 2, 3달 넘는 기간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무리가 따르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급박한 일정…
경험이 전무한 개발/운영 환경…
해외에서 진행해야 하기에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는 연구원들이 개인사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성공했을 때의 보상이 엄청나기에 윗 분들은 이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없었나 봅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봅니다. 내가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 지…

늘 사람이 우선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 홀로 프로젝트

팀원 4명이 함께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몇 일전부터 혼자 담당하게 되었다. 업무의 인수인계 후에 살펴보니 코드리뷰 한번 없이 각자 개발한 코드는 동일한 기능이 비효율적으로 중복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언어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언어의 의미(Semantic)은 엄밀히 지키면서 동작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내가 작성했던 코드 역시 마찬가지…

적절히 책임감이 분산되었던 함께하는 코딩과 혼자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하는 코딩은 다르지 않아야 하는데 달랐던 것 같다. 마치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아무도 신고 하려하지 않았던 다수의 대중들처럼…

실장님은 거의 완성된 것으로 보고 계시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나에게 약간(?)은 버겁지만 실장님도 받아들일만한 프로젝트 예상일정을 보고했고 그로 인해 조금(?)은 조바심을 느끼면서 일을 홀로 진행하고 있다.

4명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코드가 비효율적으로 작성되어가고 있음을, 언젠가 한번은 이러한 비효율적이고 명확하지 않은 구조 때문에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일개 팀원으로서 어떤 조취를 취하는 것은 영 부담스러웠다.

어려움에 처하긴 했지만, 거대한 코드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마음껏 리펙토링 하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듯 아름답게 꾸미는 작업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1년 정도 회사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보니 소프트웨어를 개발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복잡도(Complexity)를 관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팀장이 되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입장이 되기전에 많은 경험과 많은 생각으로 충분한 역량을 쌓아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나에게 도전이자 기회다.

연구실의 평온한 일상은 안드로메다로 …

평온한 일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다양한 이벤트로 가득한 한주가 지나고 집에 돌아와 평온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월요일에서 입사하여 수요일까지는 서울 코엑스 근처의 교육장에서 경력사원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매일 아침 9시까지 코엑스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한동안 늦잠을 즐기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고 하루 종일 피곤했다. 게다가 정장차림은 나를 더욱 지치게 했으니  빨리 사택에 입주하여 연구실에 걸어서 출퇴근하게 될 날이 간절히 기다려졌다.

드디어 목요일에 연구실 첫 출근!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승호형과 같은 팀이 된 관계로 다른 동기들과 달리 내 자리가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착할 수 없었던 이유는 연구실 출근 첫 날 내가 속해 있는 Core실의 워크샵이 있었기 때문. 원래 9시쯤 출발할 예정이였으나 비가 와서 스키장을 포기하고 일정은 늦춰져 오후 3시에 출발하게 되었다. 컴퓨터가 없는 신입들은 회의실에 모여 오랫동안 회사의 미래와 비전과 개인의 경험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방이 정해진 나는 새로온 컴퓨터를 세팅하고 짐을 풀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지만 결국 켜보지 못하고 워크샵을 떠나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활발한 승호형이 축구를 제안했고 많은 사람들이 바지, 신발 다 버려가며 진흙탕에서 축구를 즐겼다. 축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삼삼오오모여 카드게임 및 보드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신입동기인 형들과 함께 어색하게 둘러 앉아 있다가 고스톱을 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고스톱을 칠 줄 몰랐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배우자는 심산으로 열심히 배웠는데 이렇게 재밌을수가! 7시까지 고스톱을 치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통돼지 바베큐에 술을 마셨다. 실원이 모두 남자다 보니 남자들만 있을 때 가능한 분위기(?) 속에서 신입사원의 소개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실장님이 익숙한 이름을 부르셨는데 숭실대 다닐때 많이 뵜던 전상훈 선배님이 계셔서 이 바닥이 좁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입사원 소개 할때 소주 3잔을 연달아 마신 것을 포함하여 한병 반정도를 마신 상태로 다시 숙소로 돌아와 고스톱을 재개!  새벽 3시넘어서야 게임을 마무리 하고 4시 30분쯤 잠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고 숙소를 떠나 찜찔방을 향했는데 도착해보니 대명비발디파크 안에 있는 사우나 및 찜질방이였다! 눈 앞에 펼쳐진 슬로프를 보며 승호형과 나는 “여기까지 왔는데 스키(보드)를 못타다니!”라고 이야기 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극적으로 찜질방 매표소 앞에서 스키(보드) 타고 싶은 사람은 회사에서 3만원을 지원해 줄테니 자비로 타도 된다고 해서 6명이 그렇게 스키장을 향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초급 슬로프를 3번 타고 바로 중급 슬로프인 재즈로 이동했다. 보드를 잘 타시는 형이 있어서 배우면서 재밌게 탈 수 있었다. 이제는 중급 슬로프도 겁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 겨우 3시간 정도였지만 새롭게 만난 Core실 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연구실로 돌아와 컴퓨터 세팅을 마치고 사택에 가서 자리를 잡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토요일인 오늘에는 청계산 산행이 있었다. 생각보다 금방 매봉에 올랐는데 내가 속한 Core실 신입 5인방이 가장 먼저 매봉에 올라 강한 체력과 단결력을 과시(?)했다. 하산한 후 식당에서 토종닭 요리에 막걸리를 마시고 대낮에 빨간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일주일 내내 하루에 6시간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관계로 집에서 완전히 뻗어버렸다.

원래의 스토리는 여기서 마무리 되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연구실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지만, 어제 비팍의 재즈에 올라 핸드폰을 꺼낸 순간 반갑지 않은 문자를 확인했다. 앞으로 한달동안 연구실을 떠나 외부 프로젝트를 수행하러 파견나가야 한다는 …

진짜 기업에서 수행되는 프로젝트는 어떤 것인지, 우리회사의 제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나는 하루라도 빨리 연구실의 평온한 일상에 적응하고 싶다. 일단 주어진 미션을 충실히 달성해야겠지!

ETRI를 다녀와서


KAIST에 들어오기 이전에 정은 누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KAIST 졸업하면 ETRI에 취직해서 대전에서 연구원으로 조용히 살고 싶어요.”

워낙 서울의 번잡함에 지친 나의 이런 반응에 누나는 “젊은이로서 바람직한 생각은 아닌 것 같다”라고 일침을 놓아주셨다. 대전 생활을 2년동안 해오면서 나는 충분히 정은 누나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바로 그 ETRI를 방문하고 나서 더욱 “서울의 활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은 프로젝트에 관련해서 발표를 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TRI에 다녀왔다. 대략 8명 정도의 ETRI 연구원들 앞에서 발표 및 데모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언제 다시 와보겠어’라고 생각하며 …

서울의 번잡함보다 싫었던 것은 출퇴근의 피곤함이였던 것 같다. 매일 3시간 가량을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한다는 것이 항상 불만이였기에 대학원은 기숙사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꿈은 이루어져 동측기숙사에서 연구실까지는 걸어서 10분거리도 안되지만, 가끔은 출퇴근 하며 여러 사람과 스쳐 지나가던 때가 그립기도 했다. KAIST에서 느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외로움”도 아마 사람이 그리웠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KAIST보다 ETRI의 분위기는 더 늘어지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임을 밝힌다.) 유원지에 온 것 같은 쾌적한 환경에 주위를 둘러봐도 사람 10명 찾아보기 힘든 한적함. 덕분에 “활기”라는 것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강력한 “귀차니즘”에 전염될 것만 같은 느낌.

여전히 나는 차분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학교의 분위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대전에 있는 2년동안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행히 내가 일할 곳은 서울과 가깝지만 서울만큼 번잡하지 않은(?) 분당이고 내가 살 곳도 회사에서 지하철 몇 정거장거리에 있는 곳이 될 것이므로 걸어서 혹은 자전거 타고 출퇴근이 가능 할 것 같다. 게다가 강남과 가까워 사람들을 만나기도 좋다. 떠나는 아쉬움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로 싱숭생숭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