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푸른숲

오래전에 우연히 한비야님의 책을 잠깐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물론 그때는 책을 즐겨읽을 때가 아니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여행기가 아니였기에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마라”에 이어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얼마 전 “TV, 책을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서 보았던 등장한 한비야 팀장은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화이팅 넘치는 건강한 미소가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였다. 삶을 배우는데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직접경험하는 데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녀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비야 팀장의 글이 잘 읽히는 것은 거짓없는 솔직한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는 그녀의 글솜씨 덕분이다. 여행가였던 그녀가 월드비젼의 긴급구호 팀장으로 변신하여 5년동안 활동하며 초보시절 부터, 현지직원에게 교육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아프가니스탄, 잠비야, 이라크, 네팔, 북한 등지를 쉼없이 돌아다니며 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울고 웃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있다. 서울가는 버스에서 바보처럼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이 나게 만들기도 했다.

세계에는 정말로 인간적인 삶조차 영위하기 힘든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또한 그러한 어려움을 가져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은 소득이라면 소득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세상에는 따뜻한 인류애를 지니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녀를 따라 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쉽지 않겠으나, 다른 방법으로(?) 그녀의 행군에 동참하리라 다짐해본다.

‘정말 힘들어 죽겠군.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도 녹고 말겠다’ 이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 죽겠다고 아우성치면 내안의 내가 곧바로 튀어나와 이렇게 묻는다. ‘누가 시켰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아니 누가 그만 두겠대? 말이 그렇다는 것지’ ‘그럼 왜 계속하고싶은 건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일이 내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내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다. 몸은 고생하지만 하고 싶던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왜 책을 읽는가?

책 읽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바로 어제밤 “왜 책을 읽는가?”라는 TV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다가 언젠가 한번쯤은 봤을 법도 한 “TV, 책을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의 200회 특집이였던 것이다. 물론 예전 같았으면 바로 채널을 돌려버렸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었고, 앞으로도 종종 이 프로그램을 시청해야겠다.

월드비젼의 한비야 팀장을 비롯하여 여러 책을 즐겨 읽는 패널들이 등장해 책 읽기에 대한 난상토론을 시작했다. 좋은 책을 선택하는 방법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서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변사람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좋은 책을 가려내는 사람도 있었다. 영화나 TV와 같은 영상을 책과 비교하자면 영상은 책의 요약본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감동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이 기억에 남는다. 조정래의 아리랑 12권의 마지막 한장을 넘길 때의 감동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하니까 …

중간에 책을 많이 읽는 두 사람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첫번째는 현대건설에 나경주 상무였는데, 책읽기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 신념, 자신의 정채성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한다. 두번째는 입대전에 1000권의 책을 읽고 “적은 내 안에 있다” 라는 책을 쓴 남강일병의 이야기였다. 이 친구의 경우에는 너무나 알고 싶은 것이 많기에 책을 읽고 있다고 했다.

내가 최근들어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 것은 부족한 집중력 때문이였다. 글을 읽을 때 몰입이 되지 않고 집중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계속 경험하면서 답답해했고, 책을 읽으면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과 동시에 막연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시작은 그러하였으나, 요즘에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내가 모르는 생각과 지식이 너무나 많아서 조금은 조바심이 나기에 책읽는 것에 약간은 의무감을 느끼고 있지만, 마치 달리기를 배우는 과정이 그러했듯, 글을 읽는 훈련이 되고 생각이 자라면서 조금씩 책읽기를 즐기게 되어 가는 것 같다.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고, 쓰면서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