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 마지막 KAIST 건강달리기에 참가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참가신청자는 고작 53명이였고 실제로 참가한 사람은 3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가하는 걸 보면 달리기를 잘하거나 혹은 즐겨하는 사람들만 모였음이 분명했다. 실제로 한눈에 보기에도 만만해 보이는 이는 없었다.
카이스트 양말을 기념품으로 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정체불명의 검은 장갑을 주어서 약간 실망하였다. 아무튼 각자 알아서 준비운동을 하고 3시 30분에 출발하였다.
지난 카이스트 총장배 단축 마라톤에서 우승한 것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제일 앞줄에 서있는 것이 보였고 역시 예상했던데로 출발하자 마자 매우 달려나갔다. 건철형은 초반에 빨리 뛰는 것을 계획하고 나는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남들이 지쳐갈 타이밍에 질주하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역시나 힘들었다. 어제밤 농구에 미쳐 2시간을 뛰었더니 물집이 크게 잡혀 발바닥에는 500원짜리만한 구멍이 나있었고, 온몸이 쑤셨다. 평소에 연습할 때 보다 숨이 많이 찼고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따라서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잘뛰는 사람들만 있어서 그런지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은 막판까지 지치지 않았다 ㅡㅡa
건철형은 약 70~80m 앞에서 뛰고 계셨고, 그 간격은 끝날때 까지 줄지 않았다. 마지막 피니쉬라인을 50m 앞두고 전력질주하여 한명을 제친 것으로 만족해야했고 26분 6초로 레이스를 마감했다.
완주의 가장 큰 기쁨은 아마도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햄버거를 두개나 먹으며 즐거워 하다가 시상식을 보고 난 후 기숙사로 돌아왔다.
아주 작은 대회였지만 실전으로써 얻은 것이 많았다. 아직도 내가 멀었다는 것을 깨닫고 겸손해질 수 있었고, 체력안배 측면에서도 배울 것이 많았다.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겠지!
남자 학생부 9위에 입상해서 상받으러 오라는 메일도착 흐흐~
햄버거 두개먹고 상도 받고 역시 남는 장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