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에 들어오기 이전에 정은 누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KAIST 졸업하면 ETRI에 취직해서 대전에서 연구원으로 조용히 살고 싶어요.”
워낙 서울의 번잡함에 지친 나의 이런 반응에 누나는 “젊은이로서 바람직한 생각은 아닌 것 같다”라고 일침을 놓아주셨다. 대전 생활을 2년동안 해오면서 나는 충분히 정은 누나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바로 그 ETRI를 방문하고 나서 더욱 “서울의 활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은 프로젝트에 관련해서 발표를 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TRI에 다녀왔다. 대략 8명 정도의 ETRI 연구원들 앞에서 발표 및 데모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언제 다시 와보겠어’라고 생각하며 …
서울의 번잡함보다 싫었던 것은 출퇴근의 피곤함이였던 것 같다. 매일 3시간 가량을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한다는 것이 항상 불만이였기에 대학원은 기숙사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꿈은 이루어져 동측기숙사에서 연구실까지는 걸어서 10분거리도 안되지만, 가끔은 출퇴근 하며 여러 사람과 스쳐 지나가던 때가 그립기도 했다. KAIST에서 느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외로움”도 아마 사람이 그리웠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KAIST보다 ETRI의 분위기는 더 늘어지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임을 밝힌다.) 유원지에 온 것 같은 쾌적한 환경에 주위를 둘러봐도 사람 10명 찾아보기 힘든 한적함. 덕분에 “활기”라는 것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강력한 “귀차니즘”에 전염될 것만 같은 느낌.
여전히 나는 차분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학교의 분위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대전에 있는 2년동안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행히 내가 일할 곳은 서울과 가깝지만 서울만큼 번잡하지 않은(?) 분당이고 내가 살 곳도 회사에서 지하철 몇 정거장거리에 있는 곳이 될 것이므로 걸어서 혹은 자전거 타고 출퇴근이 가능 할 것 같다. 게다가 강남과 가까워 사람들을 만나기도 좋다. 떠나는 아쉬움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로 싱숭생숭한 요즘이다.
저는 대전 생활을 6년동안 해오면서 더욱 대전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_-;;;
에트리는 제가 학부때 현장실습 했던 곳이라 한 두어달 출퇴근 했었는데 이런데 취직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_-;;;
번잡한거 싫어하고 바쁜거나 변화를 싫어하고 안정적이고 느긋한것만 좋아하고 게을러서 그럴지도
-0-;
그나저나 출퇴근 3시간은 정말 힘들겠네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약 4개월 정도를 빼고는 모두 학교가 엎어지면 코닿을 데라 등교에 5분 이상 걸렸던 적이 없었고 -_-;; 중학교는 동측기숙사에서 전산동까지보다 더 가까웠는데다-_-;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쭉 기숙사라서 -_-;; 그런 출퇴근 전쟁을 안 겪어 봤는데, 나중에 취직해서 혹시라도 그렇게 출퇴근해야 한다면 전 차라리 그 앞에 방을 구할지도. -_-a;;
주말에 내내 기숙사에서 보낼 수 있는 희진양이라면 대전 생활이 어울린다고 볼 수 있겠네. 인정. ETRI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