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하느님 조정래 지음/문학동네 |
조정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이미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을 읽은지 오래 되었고, 그의 신작이 출간될 때마다 꼭 사서 읽곤 한다. 그는 역사의 여백에 숨겨진 민초들의 고달픈 삶을, 우리민족의 애환을 혼을 담아 표현하기 위해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감수한다. 때문에 그는 내게 좋아하는 작가이기 이전에 존경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오 하느님>을 다 읽었을 때, <아리랑>의 마지막 12권의 읽기를 마쳤을때와 마찬가지로 가슴에 구멍이 뻥 뚤린 것 같은 공허함은 오래도록 나를 떠나지 않았다.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미약한 인간의 작은 소망이 허무하게 무너저 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아서였을까?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끝을 그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몽골, 소련, 프랑스등의 넓은 무대를 공간적 배경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군, 소련군, 독일군을 거쳤던 실존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그 이야기가 더욱 애달프게 다가왔다.
흔히 역사는 강한 자를 중심으로 쓰여지며 본의와는 상관없이 그 흐름에 휩쓸릴 수 밖에 없었던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묻히기 마련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수 없이 외침에 시달려왔다. 그래서 더더욱 조상들의 소리 없이 한 많은 삶을 문학으로 끄집어 내고자 평생동안 노력한 조정래의 작품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설도 가끔은 리뷰하시네요 ^^;; 참 바지런히 읽는듯~ 계속 좋은 책 많이 소개해 주세요.
조정래 선생님이 아리랑이었던가 태백산맥이었던가 100쇄 출판 기념식에서 더이상 대하소설은 안쓰신다고 그러셔서 저는 무척 좌절하고 있습니다. 대하 소설을 쓰는 행위가 당신에게 너무 가혹하고 어려운 과정이래요..reshout님이 쓰셨듯이 지독한 역사적 고증을 동반하기 때문이죠.. 십분 공감은 갑니다만 슬픈것은 어쩔 수 없네요..ㅜㅜ
그 격동의 세상에서 수 많은 인간의 군상이 구현된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우리나라 소설은 종종 읽곤 합니다. 외국소설은 번역의 한계와 정서의 차이 때문인지 재미를 못느끼겠더라구요. 요즘에는 김훈의 <남한산성>을 천천히 읽고 있어요.
조정래 선생님이 대하소설을 쓰는 과정을 성공시대에서 본 적이 있는데,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위해 발로 엄청난 거리를 뛰어 다니시더라구요. 정말 스스로에게는 고난의 길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들어, 이제 더 이상 대하소설을 쓰지 않겠다는 그 분의 생각이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그러나 여전히 독자에게 아쉬움은 남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