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샤콘느…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법! 이루마의 샤콘느는 내가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다. 어제 학원에 가서 선생님에게 샤콘느의 악보를 보여드리며 “얼마나 배우고 연습하면 샤콘느를 연주할 수 있을까요?”라고 여쭈어 보았다.

“10달 정도 … “

소스라치게 놀라는 나를 보고 선생님은 부드럽게 치려면 10달 정도 해야할 테고 아마 6달 정도면 어느정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 대략 6개월정도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뮤직박스 댄서”를 한참 연습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오시더니 지금 한번 해보자고 하셨다. 샤콘느 악보를 보면 생각보다는 음표가 많지 않아 무난할 것 같지만, 지금까지 내가 연습하던 동요 수준의 곡들과는 음의 높낮이의 차이가 커서 오선지 밖으로 음표가 나가면 순간적으로 잘 읽히지도 않을 뿐더러 손가락의 움직임도 역시 따라가지 못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제자리에서 연주가 가능했다면 샤콘느를 연주할때는 손이 다이나믹 하게 건반 위를 이동해야 한다. 힘들게 9마디를 배우고 다시 회사로 …

집으로 돌아와 연습을 계속하였으나 여전히 더듬더듬 힘든 시간이 계속되었다.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무리라는 생각이 앞섰다. 그리하여 오늘 선생님께 gg를 선언하고 “강가에서”라는 새로운 곡을 배웠다. 그 것마저 어려워서 다 배우지 못했다. 역시나 현란한 손의 움직임이 필요했던 것. 

이제 피아노 배우기 시작한지 8일째! 성급하게 샤콘느에 도전해 보았지만 아직은 무리여서 한달 후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그때는 악보도 눈에 들어오고 손도 익숙해 져서 한결 수월하리라.

어려운 곡을 배워나가면서 슬슬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권유(?)로 다니기 시작해서 도무지 어려워서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던 체르니 30번에서 그만두었던 것은 아마도 내 의지로 시작한 일이 아니였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이 되어 다시 배우는 피아노는 오로지 나의 의지로 시작한 일이며, 꼭 연주하고 싶은 음악들이 있기에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해쳐나가고 말것이다. 내게 필요한 것은 오직 정직한 노력뿐.

“아… 샤콘느…”에 대한 6개의 생각

  1. 저는 체르니 40번 거의 끝무렵에 고비가 한 번 왔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몰라도 마침 집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피아노 한 1년 정도 쉬었더랬죠. 그러고나서 다시 배우기 시작하니까 전에는 어렵게 보이고 잘 안 되던 것들이 잘 되기 시작하면서 막 재미가 붙었고, 중학교 1학년 때 시간 부족으로 끊은 후 중학교 2학년 때 다시 불타오르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이담에 제 자녀들이 생기면 제가 피아노 직접 가르칠까도 생각 중입니다. ;;

  2. 제가 주위에서 본 바로는.. 어떤 곡을 하나 정하고 이 곡을 치고야 말겠다 라는 각오로 시작하면 물론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중간에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 곡을 치기까지의 전 과정이 고난이 되어버리는 거 같아요 -_-;
    그보다는 그냥 피아노 자체를 즐기고, 평소에 치는 간단한 곡이나 연습곡들을 즐기게 되면 연주하시고 싶은 곡은 언젠가 자연스럽게 그 과정 중에 치실 수 있지 않을까요 ^^; 또 기본기가 없을 때 다른 곡들을 무리하게 건드리면 어찌어찌 연주는 가능해도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구요.
    사실 회사 때문에 시간도 많지 않으실텐데 악기를 배우기 시작해서 1년 안에 무언가 큰 발전을 이루는 것은 힘들 수도 있을텐데 ^^; 그냥 느긋하게 생각하시고 꾸준한 좋은 취미로 유지하시면 언젠가 꼭 멋진 곡을 연주하실 수 있을듯.

    P.S 오랜만이네요~

    P.S2 그나저나 제목보고 바하 샤콘느인줄 알고 깜짝 -_-;

    1. 좋은 지적 고마워. 무리하게 목표하던 곡을 연주하려고 하니까 고난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서 한발 물러선거야. 지금도 내가 연습해서 잘 칠 수 있는 곡들을 연주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 충분히 즐거움을 느낀 후에 어려운 곡을 연습하니까 그리 지루하진 않더라구. 그래도 무엇을 하던간에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루함이나 어려움은 견뎌야 하는 것 같아. 내가 달리기를 즐기면서 하지만 당장 그만 걷고 싶을 만큼 힘들 때도 있고, 그 걸 이겨내야 더 멀리 뛸 수 있는 것 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긴 하지만 학원을 포함해서 하루에 1시간 ~ 1시간 30분은 연습할 시간이 있어. 시간은 잘 활용하기 나름이지. 책 읽고, 마라톤 준비하고, 피아노 연습하고 이 모든 것을 다 소화하는 중. ^^;

      TV, 드라마 안보고, 게임도 안하고, 술을 즐겨마시는 것두 아닌 나에게는 위에 언급한 것들이 내 여가 생활의 전부라고 볼 수 있지.

      1년안에 상당한 실력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구 희진양이 조언해준대로 즐거운 취미로 오래오래 즐기면서 할꺼야. 그냥 1년 정도 하면 이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로 봐주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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