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서울대생들이 여타 서울지역 대학생들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7개 대학신문이 대선을 맞아 지난달 7개 대학(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학생 20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사회 의식 조사 결과 서울대생 응답자의 40.5%가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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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은 대선후보 지지도에서도 40.2%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다음으로는 문국현 12.3%, 권영길 8.3%, 정동영 8.0% 순이었다. 정당지지도 역시 한나라당 41.2%, 민주노동당 14.0%, 대통합민주신당 6.6%, 창조한국당 4.3% 순이었다.
KAIST 학생들도 비슷한 지지성향을 보일까? 서울대의 결과가 나에겐 너무 아이러니하다. 역시나 답답한 정세에 지쳐서 무응답이 많았기 때문은 아닐까?
국비를 지원받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한민국 국민 평균이하의 도덕성을 가진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헐.. 젊은 층에서, 그것도 가장 엘리트들이 모인다는 곳에서 저런다니 정말 납득하기 힘드네요. 저희 학교에서는 최소한 제 주위에 이명박 지지자를 본 적은 없는데, 그게 다 말 안하고 가만히 있어서인가?-_-;
분위기 때문에 말 안하고 가만히 있어서 그럴지도. ㅋㅋ
어떻게 보면 당연한거 아닌가?
어떤 가정에서 자랐느냐도 상당히 중요하니까ㅡ
상대적으로 예전에 비해 소위 “있는 사람들”이 서울대 쪽도 많이 가잖아ㅋ
내가 나중에 “있는 사람”이 되어도 내 아들, 딸들은 “있는 사람들”로 키우지 않겠어.
그다지 아이러니한 통계가 아닙니다. 이미 20대 대학생들의 정치 성향의 보수화는 최근 꾸준히 발견되어왔습니다. 굳이 서울대생이라고 해서 특별히 문제되는 것도 아니고 평균에서도 보듯이 35%가 이미 자신을 보수로 대답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이 보수를 지지한다고 해서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진보냐 보수냐는 순전히 개인 취향, 기호의 문제입니다. 대학생은 진보여야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워낙 보수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는 부패와 반통일과 결부되어있어서 그렇지 그 개념 자체는 가치 중립입니다.
대학교에서 누군가가 이명박을 지지한다거나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2002년 카이스트 아라 같은 곳에서 이회창 지지한다고 글 쓰면 바로 다구리 당했습니다. 똑같은 논리죠. 어떻게 그런 도덕성을 가진 사람을 대학생이 지지할 수 있느냐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말을 못하고 보수 성향을 가진 대학생들의 비율이 적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생들의 정치 성향이 보수로 흘러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냥 시대의 한 흐름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똑똑한 친구들이 더 이상 이공계가지 않는 것도 문제가 아니라 흐름입니다.)
이명박 지지는 평균 이하 도덕성을 가진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현 정권의 반대 세력을 지지하는 것으로 읽어야합니다.
97년과 02년은 도덕성이 중요한 가치였지만 이번 대선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국현 후보가 아무리 깨끗하다고 외쳐도 공허한 외침에 그칩니다. 국민들은 도덕성보다는 무언가 보여주는 능력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짜경제였던 어땠던간에.
이런 흐름은 미국에서도 볼 수 있는데, 닉슨이 워터게이트로 물러나자, 도덕적으로 무척이나 깨끗한 카터가 당선이 되죠. 그러나 그가 보여준 무능함에 미국민들이 기겁을 하고 다음에는 레이건을 뽑아 보수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그냥 흐름일 뿐이에요. 항상 어떤 사회가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 ‘진보’가 아닙니다.
너무 길게 댓글을 단 것 같아 지우려고 했는데 비번을 까먹었네요; 죄송합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도 “진보”, “보수”가 가치 중립적이라는데에 100% 동의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보수”가 과연 진정한 “보수”일까요? 정치라는 것은 공익을 위해 펼치는 활동입니다. 개인적인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보수”적인 성향을 가질 수는 있지만,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기득권, 특권층을 변호하려고 드는 한나라당과 같은 세력이 공익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보수”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한 집단을 지지한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죠.
덧붙여 젊은이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좀 더 나은 세상 꿈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적인 성향으로 현재의 가치를 지키기에는, 우리의 사회가 그리 이상적이라고 보여지지 않네요. 가진 것을 움켜쥐기 위한 이기적인 “보수”는 아직은 이상을 꿈꾸어야 할 젊은이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대선에서 도덕성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그들이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이 다른 후보와 정당에 비해 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참여정부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해야 할 일들을 꿋꿋히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적하신 것처럼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참여정부는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흐름이 현재의 정세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그들의 생각과 바램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겠지요.
마지막으로 좋은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공론의 장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다보면 조금 더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겠지요. 비밀댓글이 아니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참여정부 역시 보수(혹은 중도보수) 정권임을 잊지 말길.
(“수구” 정권은 아니겠지만 말이지.)
저도 참여정부가 보여준 정책은 보수에 가깝다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보수적인 사회문화 및 경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보니 유럽과 같은 진보를 당장 실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죠. 이 역시 “대한민국 개조론”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참여정부가 좌파정권으로 매도 당하고, 반대급부로 한나라당이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