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민음사 |
저는 소설을 거의 읽지 않습니다. 가짜 이야기에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주로 실용서, 수필이나 인문학, 역사, 음악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게 됩니다. 소설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편이지만, 문학작품이 주는 감동과 가치를 너무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당분간은 고전 위주로 문학작품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입니다. 무인도에 남겨진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냉전시대의 회의적인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시기에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고 합니다.
아무런 사회적인 장치가 없는 환경(무인도)에 남겨진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화를 통해 인간의 야만성등 어두운 측면이 잘 드러납니다.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합리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랠프의 절망을 바라보면서 ‘과연 인간은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존재일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침울했습니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몰상식한 여러가지 사회현상(e.g. 뉴라이트)을 보면 윌리엄 골딩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진보한다는 진리에 기대어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