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2년만 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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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6박 7일 제주도 여행 중 평대리에 위치한 마 메종에 묵으면서 숙소에 비치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도시에 거주하면서도 가끔 전원 생활을 꿈 꾸는 여느 직장인처럼, 이번 제주도 여행을 통해 ‘제주도에 살면 어떨까?’라는 질문에 답을 구해보고 싶었고, 마치 그 질문에 답을 하는 듯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지나칠 수가 없어 읽던 책을 잠깐 미뤄두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글쓴이는 도시에서 각박하고 힘든 직장생활에 지쳐 제주도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바라지만 아내의 반대에 부딪힙니다. 이혼까지 고민하게 될 정도로 힘든 시간을 거쳐, 2년만 살아보고 아니면 도시로 돌아오기로 약속한 부부는 제주도에서의 삶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러나 집을 구하는 과정부터 녹녹치 않았습니다. 도시에서 온 순진한 사람들을 만만하게 생각한 공인중계사에게 무허가 주택을 소개받기도 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거의 포기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찾아간 공인중계사에게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소개받게 됩니다. 쓰레기 더미로 가득한 낡은 농가주택을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인테리어 공사도 업체 선정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운영하지만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에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잘 받는 글쓴이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일임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꿈꾸었던 제주도는 여전히 저자에게 행복을 주고 있는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제주도에서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버스로 몇 번 지나간 하도리에서 마리의 당근밭이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계신데 여행자들의 평가가 참 좋습니다. 예쁜 독채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운영하고 계셔서 다음 제주도 여행에서 이용해 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책 읽고 글쓰는 것을 좋아해 작가를 꿈꾸는 글쓴이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틈틈히 글을 써 독립출판의 형식으로 제주의 작은 작업실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고, 기성 출판사를 통해 이 책까지 내셨으니 이미 작가의 꿈을 이루어 가고 계신 듯 합니다.

막연히 제주도에서의 삶을 꿈 꾸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현실적인 문제부터 소소한 일상이 주는 생각, 그리고 감상까지 글쓴이의 진솔함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을 통해 제주도의 삶에 대해서 고민해보았으나 지금의 저와는 맞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렸고 덕분에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조금 더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에 글쓴이의 삶에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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