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서 지난 총선 여수을에 출마한 백무현 후보가 암으로 선거 운동을 중단했고 낙선했으며 지금도 암과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오래전에 구입해서 읽었던 ‘만화 박정희’, ‘만화 전두환’을 그린 화백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만화 김대중’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거실 책장에 ‘김대중 자서전’이 있고, 4분의 1 정도 읽은 것으로 기억한다.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 알게된 김대중은 동시대를 살았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인물이었다. 2013년 광주 여행에서 김대중 박물관을 방문했던 기억까지 더해져, 그가 주로 활동하던 시기에는 너무 어려서 그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방대한 ‘김대중 자서전’을 다 읽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는데, 5권의 만화로 구성된 ‘만화 김대중’ 덕분에 그의 삶을 부담없이 짧은 시간 내에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참고했던 수 많은 참고서적 만큼이나 김대중 대통령의 과오까지 빠짐없이 드러내는 등,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근대사를 빠르게 훓어보면서 아쉬움을 느낀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가 아닌 김대중이 당선되었더라면,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김영삼이 힘을 합쳤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상상을 했던 것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는 정치인은 저마다 다른 해석과 해법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삶이 아닌 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본 이상의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정치인 중 정점에 서 있는 대통령에게는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과거에 우리는 좋은 대통령을 가졌었고, 그 사실에 자부심을 느낌과 동시에 다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