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을 읽은 후 정유정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중간 쯤 읽었을 때 제목이 왜 『종의 기원』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종의 기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무엇이 악인을 탄생시켰는지 명확히 알 수 없었고, 그 사실이 나를 두렵게 했다. 책의 주인공 유진이 악인이 된 원인이 오로지 자라온 환경에 있기를 바랬지만, 유전적인 영향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책 말미 작가의 말에서 소개된 프로이트의에게서 악의 기원에 대한 미약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도덕적이고 고결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깊은 무의식 속에서는 금지된 행위에 대한 환상, 잔인한 욕망과 원초적 폭력성에 대한 환상이 숨엉 있다. 사악한 인간과 보통 인간의 차이는 음침한 욕망을 행동에 옮기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따라 달려 있다.”
누구나 어느정도 악의 본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느냐 마느냐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에 달려있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사회인이 되기까지 부모의 교육, 학교의 교육의 첫 번째 목표는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이 되어야 한다. 사이코패스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인의 감정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채 날이 서린 말들을 쉽게 내뱉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