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경력 입사했던 2010년에 처음 읽었고, 육아휴직 중인 2020년에 다시 읽었다. 2010년에 맡은 일은 이전 회사에서 순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나에게 그다지 즐거운 것이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 기회가 주어지는대로 열심히 했다. 그런 태도를 갖출 수 있었던 이유가 이 책에 숨어 있었다.
나는 내면을 키우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내면을 키우는 것은 오랜 시간 엄격한 수행에 전념해도 이루기 힘들지만, 일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다. 매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내면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놀라운 작용을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일은 자기수양의 수단이면서 행복의 열쇠였다. 벌써 회사에서 일한지 10년이 넘었는데, 돌아보면 일을 열심히 했던 시간들이 나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던 것 같다. 전 직장에서 월급이 나오지 않자 아무도 일을 하지 않았던 마지막 3개월을 크게 불행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지금 당신 앞에 놓여 있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이 마음가짐이 그 일의 성공과 인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기보다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는 것은 유토피아를 찾는 것과 같다.
칼 뉴포트의 <열정의 배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이다. 눈 앞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일로 길이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면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엇이 좋을지 생각만하면 제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동기는 육아휴직에서 복직했을 때 일을 열심히 할 원동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정신적인 무장을 단단히 해두고 싶었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최선의 노력을 지속하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가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진 문제의식이었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이루어내려면 스스로 활활 타올라야 한다. 스스로 타오르기 위해서는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이유가 분명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더없이 좋아해야 하며, 그 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확고해야 한다.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렇게 되고 싶다’고 간절하게 바라면 그 생각이 반드시 그 사람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행동은 생각을 더욱 간절하게 한다. 하지만 그 간절함은 분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막연한 간절함이 아닌 ‘반드시 이렇게 하고 싶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의지와 다짐이 분명한 간절함, 그런 꿈이 아니면 안 된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간절한 바람이 잠재의식에까지 미칠 정도로 곧고 강해야 한다. 주위의 시선에 우왕좌왕하지 말아야 한다. 하고 싶다면, 하고자 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길을 가겠다고 굳게 다짐하라. 그리고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어라. 그런 간절함이 없다면 처음부터 꿈도 꾸지 마라.
‘누가 뭐라 해도 꼭 이렇게 하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는 세상 모든 것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꾸준한 노력과 창의적인 고민을 지속해가는 자세는 뜻한 것을 이루는 추진력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간절함’이다.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도 ‘간절함’이다. 내가 어느정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은 그것이 삶의 미덕이라는 생각에 기인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열심히 하지 않으면 불행해질 것이라는 수동적인 방어기제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간절함’이 없기에 스스로를 감동시킬만한 노력도 없다.
민첩하고 빠른 머리를 타고나지는 않았지만, 눈앞의 이익을 챙기는 데 연연하지 않고, 우직하기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들의 그런 끈기와 성실성이 그들의 내면에 숨어 있는 위대한 능력뿐 아니라 인격까지 고양시켜 나중에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사람으로 키운 것이다.
만일 지금 성실하게 일하는 것밖에 내세울 것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면 그 우직함이야말로 가장 감사해야 할 능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속의 힘, 지루한 일이라도 열심히 계속해나가는 힘이야말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인생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진정한 능력이다.
막연한 미래는 막연한 미래에 맡겨두자. 오늘 내가 할 일은 막연한 미래에 기대기보다는,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설계하는 것이며, 오늘 하루를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우직함이야말로 꿈꾸는 곳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이다.
‘간절함’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은 ‘꾸준함’이다. 노력한 것보다 좋은 성과를 얻는 행운이 반복될 수록 ‘꾸준함’의 가치를 잊어버리게 된다. 언젠가부터 하찮은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바라며, 긴 시간, 큰 노력이 필요한 일은 요령껏 피했다.
‘간절함’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간절함’은 내 안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휴직기간을 활용해 더 많이 경험하고, 읽고, 생각하면서 삶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충분히 물어 보아야겠다. ‘그럭저럭 해나가야 한다’ 보다는 ‘꼭 이루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