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을 26일 앞둔 빼빼로데이에 팀장님의 초대로 회사에 다녀왔다.
몇몇 동료들과 티타임을 가졌고, 파트 주간회의에서 업무 내용을 공유 받은 후 점심회식을 함께 했다. 팀장님과 개인면담 시간에 팀 돌아가는 사정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다. 사무실 분위기도 업무 내용도.
혼자서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방구석에서 절실히 깨달았기에, 빨리 복귀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다. 그 어떤 어려움과 스트레스도 전보다 더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린이집 하원을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금 우울했다. 회사를 다닐 때 공기처럼 함께했던 스트레스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낯선 심장박동이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의 그 것.
중간 관리자로서 여러사람 앞에 선다는 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그들 눈에 나는 어떻게 비칠까, 내가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불쾌함을 느낀 사람이 있었을까, 너무 내 말만 많이 한 게 아닐까, 내가 과연 그들의 커리어를 이끌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등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을 읽고 감정을 느껴보려 노력한다. 그들이 가진 걱정과 불안의 일부가 내 것이 된다. 심장이 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잘 해보자는 마음을 다져본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는 부담스럽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이다. 낯선 심장박동과 함께 살아도 좋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