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꿈꿨던 육아휴직의 모습 중 하나는 매일 도서관에서 가서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 것이었는데, 코로나는 많은 것을 상상하던 것과 다르게 만들었다.
어린이집 입학이 늦어졌고, 도서관은 꽤 오랫동안 문을 닫았다. 어린이집 선생님, 아내 직장 동료의 코로나 검사가 있을 때마다 아이와 함께 집에 머물러야 했다.
복직을 2주 남긴 어제 결정적인 한방이 터졌다. 주말에 확진자와 같은 방에서 알고리즘 시험을 치룬 아내가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된 것이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복직 전날까지 함께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다. 덕분에 남은 2주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오늘은 자가격리 및 재택근무 첫 날. 아침, 점심을 해먹을 재료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김밥을 사다 먹었다. 어제 엄마를 만나지 못한 아이는 평소보다 더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해서, 아내는 아이와 함께 일을 해야만 했다.
12월 6일까지 우리 셋은 한 집에서 24시간을 함께 할 예정이다. 아내는 일을 하고 나는 육아, 청소, 요리를 담당해야 한다.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 그렇게 어린이집 등원과 하원사이 약 2~3시간의 자유시간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좋은점은 우리가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는 꽤 긴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복직일인 12월 7일부터는 셋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해질 것이다.
육아휴직 기간 중 기대했던 나의 자유시간은 코로나 때문에 많이 줄었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던만큼 아이와 함께 한 시간이 많았기에, 지금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아이와의 깊은 애착을 형성한다는 육아휴직의 첫 번째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