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의 상태를 가만히 바라보면 인내심이 바닥난 것 같다. 화가 났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욕구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평생에서 가장 자유가 없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듯 하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삶은 척박하다. 평일에는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는 느낌이랄까. 평일 집의 청소, 정리 상태가 우리의 삶을 대변한다. 한 마디로 카오스다. 주말이라고 크게 나아지는 것은 없지만 …
둘 다 일욕심이 많은편이라 하고싶은만큼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어린이집 등하원으로 앞뒤가 막혀있고, 에너지 잔고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닥을 드러낸다.
무언가 보람을 느낄만한 일을 하려면 시작지점에서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데, 그게 없으니 시작을 못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짧게 치고 빠지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전공서적을 읽는다면 거창하게 챕터 1을 읽자가 아니라, 오늘은 챕터 1.1만 읽자고 생각하면 그래도 좀 덤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