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하는 여러 역할놀이 중 최근에 추가된 것은 회사놀이다.
- 아내: 사장
- 나: 콩책임 (일 못함)
- 딸: 미책임 (일 잘함)
날씨가 더워지면서 책상을 에어컨이 있는 안방으로 옮겼다. 아빠가 책상에 앉아 일하거나 공부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면서,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 하는 것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된 것 같다. 작은 몸으로 책상에 기어 올라 앉아, 연습장을 펴고 뭔가 끼적거리나 책을 넘겨보는 경우가 잦아졌다.
나는 일못하고 구박받는 콩책임이지만 그래도 좋다. 딸은 일잘하고 칭찬받는 미책임이니까.
자의든 타의든 잘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나쁜 것이지만, 잘하고 싶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 행복하다. 딸이 일의 영역에서도 행복하길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